'풍요 속 빈곤' LG 엔트리, 운영미스가 낳은 역전패 악몽[SS시선]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7할 승률이 어려운 야구에서 이기는 경기가 있으면 지는 경기도 나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특히 최근처럼 무려 33명의 선수를 엔트리에 넣어둔 경우에는 자연스레 운신의 폭도 넓어진다. 이른바 운용의 묘를 발휘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LG는 반대다. 사실상 28인 엔트리와 33인 엔트리의 운용 차이가 없다. 주축 선수를 향한 의존도가 높고 엔트리 활용폭은 좁다. 문제는 결과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시즌 막바지 모든 경기가 순위결정전인 상황에서 운영미스로 인한 뼈아픈 역전패가 반복된다. “잡을 경기는 잡겠다”는 사령탑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백업 야수진 운용 방식부터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지난 8일 광주 KIA전과 18일 잠실 롯데전이 그랬다. 백업 내야수 구본혁의 투입 시점을 놓치면서 사달이 났다. KIA전에서는 2루수 출장 경험이 지극히 적은 장준원을 교체 투입해 2루에 배치했는데 장준원은 7회말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정면으로 오는 타구를 놓쳤고 KIA에 찬스를 헌납한 LG는 프레스턴 터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2-3으로 패했다. 장준원은 실책 전에도 유격수 오지환과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노출했다. 익숙치 않은 자리에서 애를 먹고 있는 선수를 그대로 뒀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와 마주했다. 이날 구본혁은 8회초 대타 김호은이 출루한 후 대주자로 투입됐고 8회말 3루수로 나섰다.
롯데전도 비슷했다. 이미 7회초 3루수 양석환이 1루 송구 실책으로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고 이는 상대 득점으로 이어졌다. 적어도 8회초에는 리드를 지키기 위해 3루 수비 강화를 꾀했을 법했다. 하지만 그대로 내야진을 유지했다가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양석환은 8회초 1사 1, 2루에서 2루 송구 실책으로 5~4~3 더블플레이 찬스를 무산시켰고 롯데는 1사 만루에서 이병규의 2타점 결승타로 LG를 꺾었다. 이날 경기에서 구본혁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더그아웃만 지켰다. 경기 후반 수비 강화로 리드를 지키는 당연한 운용이 LG에서는 실종됐다.
20일 잠실 두산전은 악몽이었다. 역대 최다 2위에 해당하는 볼넷 14개 불명예 기록과 함께 3점차 리드를 날려버렸다. 베테랑 좌투수 진해수를 3연투시켰는데 진해수는 3일 연속 등판한 경기에서 무려 39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이 또한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됐다. 진해수의 임무는 6회말 병살타 유도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삼진으로 끝났어야 했다. 아무리 길게 봐도 7회말까지만 진해수를 올렸어야 했다. 8회말에도 등판한 진해수는 최주환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연달아 볼넷을 범한 후에나 교체됐다. 8회말 만루에서 LG는 정우영과 고우석이 동점을 허용했고 9회말 박세혁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숙였다.
불펜 사정은 현장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가장 잘 안다. 두산전에서 6회 진해수 이후 송은범을 투입하는 게 당연한 과정이었지만 이날 불펜에서 송은범이 몸을 푸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진해수 외에 유일한 왼손 중간투수 남호가 몸을 풀었지만 등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엔트리에 올라온 이름은 많은데 나오는 선수는 늘 한정됐다. 3일 연투를 강행했는데 결과는 최악이다. 그야말로 풍요 속 빈곤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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