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이 감독대행? 승격하겠다는 대전하나시티즌, 상상 초월 '황당' 인사

정다워 2020. 9. 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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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이 또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대전은 "치열한 승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비상체제 하에서 효율적인 팀 운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조민국 전력강화실장이 감독대행을 겸임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내부 인사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사실상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전이 어떤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직면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행으로 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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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대전하나시티즌이 또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연이은 헛발질 속 팀은 연패를 당하며 승격에 먹구름이 끼었다.

대전은 지난 18일 조민국 감독대행 선임을 발표했다. 대전은 “치열한 승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비상체제 하에서 효율적인 팀 운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조민국 전력강화실장이 감독대행을 겸임한다”라고 설명했다.

‘대행’이란 말 그대로 잠시 팀을 이끄는 포지션을 의미한다. 보통 감독 경질, 혹은 사임 후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물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반적이다. FC서울 김호영 감독대행, 대구FC 이병근 감독대행은 모두 코치에서 대행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지금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수원 삼성의 주승진, 인천 유나이티드의 임중용 등도 마찬가지였다. 대행을 내부 인물로 내세우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동시에 해결책도 찾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오면 돌아가는 분위기,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고 대행 특성상 권위도 서지 않는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굳이 무리하게 밖에서 대행을 데려오지 않는 일종의 불문율이 존재하는 배경이다.

조 대행은 이달 전력강화실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마치 내부 인사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사실상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전이 어떤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직면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행으로 왔다는 의미다. 게다가 조 대행은 지난 2014년 이후 프로와 인연이 없었다. 심지어 2부리그인 K리그2 무대는 처음이다. 생태계 환경을 경험해보지 않은 지도자가 불을 끄겠다고 등판한 것과 다름이 없다. 게다가 K리그2는 이제 7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차라리 정식 감독이라면 납득할 수 있을텐데 대전은 “신중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2020시즌 종료 후, 구단의 방향성과 비전에 부합하는 인물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할 계획”이라며 조 대행은 올시즌까지만 팀을 이끈다고 선을 그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저런 식으로 인사를 할 거면 차라리 정식 감독을 세우는 게 낫다. 한 달짜리 대행을, 그것도 외부에서 온 사람을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겠나. 리더십이 오히려 더 산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각각 박건하, 조성환 감독을 선임한 수원이나 인천처럼 대행이 아닌 정식감독을 선임해 사령탑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또 다른 축구인은 “시기적으로 정식 감독으로 데려오기 어렵다면 강철 전 대행에게 남은 시즌을 맡기는 게 더 낫지 않나. 선수들이 얼마나 혼란스럽겠나”라며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황선홍 전 감독과 애매한 시기에 결별한 게 악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전은 지난 6일 부천FC1995전에서 승리한 다음 날 황 감독 사임을 종용했다. 시즌 내내 구단 고위 관계자와 갈등을 겪었던 황 감독은 더 이상의 분쟁을 원하지 않아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큰 논란을 만들었던 대전은 2연패라는 뼈 아픈 결과를 마주했다. 황 감독이 떠난 후 승점 30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채 위태로운 3위에 머물고 있다. 4위 전남 드래곤즈(29점)와 5위 서울 이랜드(28점), 그리고 6위 경남FC(27점)까지 무섭게 대전을 추격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당장 다음 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권 밖으로 밀려날 걱정을 해야 한다. 하나금융그룹의 지원 속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며 승격에 도전하겠다던 대전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산으로 가고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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