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외면받았던 김광현, 비공식 ML ERA 1위가 되다[2020 MLB결산③]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20. 9. 28. 08:06 수정 2020. 9.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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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6년전인 2014년 11월.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을 신청했다. 하지만 포스팅금액도, 계약조건도 모두 이런 ‘헐값’이 없었다. 결국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의 외면 속에 꿈을 접고 다시 KBO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2020시즌을 앞두고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이번에는 2년 800만달러라는 나쁘지 않은 금액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20 정규시즌이 종료된 현재 김광현은 비공식이긴 하지만 30이닝이상 던진 투수들 중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로 마쳤다.

6년전 자신을 외면하던 메이저리그를 향해 호탕하게 웃어준 김광현이다.

ⓒ연합뉴스

2020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7월 24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해 9월 28일까지 팀당 60경기의 단축시즌으로 모두 종료됐다. 이제 30일부터 약 한달가량 16개팀으로 확장된 포스트시즌이 열린다.

종료와 함께 2020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을 정리해본다.

▶2014년의 아픔, 2020년의 웃음으로

2014년 11월 김광현의 요청에 의해 SK와이번스는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고작 200만달러의 금액에 포스팅에 낙찰받았다. 헐값논란이 있었지만 김광현의 의지가 강해 개인협상을 허락했다. 하지만 개인협상에서도 매우 적은 금액만 제시했다.

CBS 존 헤이먼 기자에 따르면 고작 2년 200만달러에 2년 팀옵션이 달린 굴욕적인 계약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받는 금액보다 못한 황당한 계약이었고 이 금액을 받고 메이저리그를 가도 불펜보장조차 받기 힘들정도였다. 결국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접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다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관심의 정도가 달랐다. 김광현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졌고 결국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 계약에 성공했다. 많다고 볼 순 없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계약이라는 평이었다.

ⓒAFPBBNews = News1

▶코로나19 누구보다 큰 타격… 원치않았던 마무리 보직까지

야심차게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기다렸지만 환경이 김광현을 외면했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대유행을 하면서 김광현은 꼼짝없이 갖혀지내야했다. 류현진과 추신수는 가족이 함께 있고 최지만은 국내에 들어왔지만 김광현은 혼자서 외로운 시간을 버텨야했다.

또한 원래 마무리 투수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즈가 선발을 고집하면서 선발자리가 나지 않았고 결국 원치않는 마무리 투수 보직을 받게 됐다. 평생을 선발로만 뛰어왔던 김광현은 그럼에도 받아들였고 뒤늦게 시작한 2020시즌 개막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상황 마무리로 등판하며 감격의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다.

하지만 실책-2루타-2타점 안타로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2실점을 했다. 김광현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개막전부터 3점차 넉넉했던 팀승리를 날리는 마무리 투수로 낙인 찍힐뻔 했다. 다행히 이후 우익수 뜬공과 병살타로 롤러코스터 같은 세이브를 한 김광현은 1이닝 1자책 세이브로 메이저리그에 등장했다.

▶또 기다림… 선발 보직 변경 후 거짓말 같은 질주

개막전 등판 후 김광현의 다음 등판까지 무려 24일이나 걸렸다. 초반에는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상황이 없어 결장하다 세인트루이스 팀내 집단감염으로 아예 경기가 연기되며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 또 다시 기다린 김광현은 결국 24일을 걸려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그 사이 코로나19로 인해 선발투수진이 부족해지며 김광현은 원했던 선발투수로 돌아왔다.

대체선발이었지만 김광현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8월 18일 경기 4회부터 9월 20일 경기 1회 1사까지 무려 2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친 것. 선발로 첫 5경기에서 무려 27.2이닝동안 평균자책점 0.33이라는 거짓말 같은 질주를 해낸 것이다.

ⓒAFPBBNews = News1

자연스레 김광현은 대체선발에서 팀내 프론트 선발(2,3선발) 자리까지 꿰찼고 신인왕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지난 2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5.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25일 경기마저 5이닝 1실점으로 막으며 결국 2020시즌을 8경기 7선발 39이닝 평균자책점 1.62로 마쳤다.

메이저리그에서 30이닝 이상 등판한 총 158명의 투수 중 김광현의 1.62 평균자책점은 전체 1위다(공식 1위 쉐인 비버 ERA 1.63). 세인트루이스의 팀사정상 규정이닝은 채울 수 없었지만 엄청난 기록이다.

또한 팀내 투수 중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 애덤 웨인라이트(1.0)에 이어 2위(0.6)였고 신인왕 득표가 가능할 정도로 2020시즌 메이저리그 신인들 중 눈에 띄는 활약을 해냈다.

현실적으로 신인왕 등극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6년전만 해도 메이저리그팀들이 외면했던 선수가 비공식이지만 30이닝이상 평균자책점 1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는 것만으로 2020시즌 김광현은 대단했고 박수받아 마땅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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