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보강에만 6천억' 맨시티, 디아스는 성공할까?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0. 9. 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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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시티, 벤피카 핵심 수비수 디아스 977억에 영입
▲ 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 하에서 수비 보강에만 6090억 지출
▲ 워커 & 라포르트만 성공, 나머지는 현재까지 모두 실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포르투갈 대표팀 수비수 후벵 디아스를 영입했다. 이와 함께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만 무려 4억 파운드(한화 약 6천억)가 넘는 이적료를 지출하기에 이르렀다.

맨시티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아스 영입을 발표했다. 맨시티는 디아스를 영입하기 위해 벤피카 측에 6,500만 파운드(한화 약 977억)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이는 맨시티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종전 기록은 지난 시즌 로드리 영입했을 당시지불한 6,360만 파운드)이다.

물론 맨시티가 디아스를 영입하면서 베테랑 수비수 니콜라 오타멘디를 벤피카에 1,400만 파운드(한화 약 211억)에 이적시켰기에 실질적인 현급 지급액은 5,100만 파운드(한화 약 767억)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거액에 영입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디아스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입맛에 맞는 유형의 수비수이다. 디아스는 후방 빌드업을 주도하는 선수이다. 유럽 현지에서도 그를 '공을 가지고 경기를 진행하는 중앙 수비수(Ball-playing centre-back)'라고 평가한다.

이는 그의 기록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2017/18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시즌 동안 경기당 88.9회의 볼터치에 더해 공격 진영으로의 진입 횟수가 8.6회로 중앙 수비수들 중 최다를 기록했다. 상대 진영으로의 패스 횟수도 14.9회로 상위권에 해당했다.

특히 그의 빌드업에 관여하는 비율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 시즌만 놓고 보면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 선수들 중 최다 패스(2058회)와 최다 전진 패스(934회), 최다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324회)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도 시즌이 거듭될수록 향상되는 모습이다(2017/18 시즌 85.2%, 2018/19 시즌 86.3%, 2019/20 시즌 88.6%).

그래프 출처: Sky Sports
게다가 그는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는 타입이다. 높은 지역까지 전진해서 사전에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선수이다. 태클을 자제하지만 영리하게 상대 공격을 지연하는 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이해하는 수비수이다.

이에 대해 벤피카에서 무려 16년 동안 코치(2002년부터 2018년까지)로 활동하면서 디아스를 어린 시절부터 키워냈었던 주앙 트랄류는 애제자에 대해 "그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팀에서 뛰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후방에서 일대일 수비를 하면서 상대의 역습을 막는 건 그가 벤피카 1군은 물론 연령대별 유스 팀에서도 해오던 수비 방식이다"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선수 개인의 기량이나 스타일보다도 어떻게 키워내고 팀에 녹아들게 만드느냐에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2016년 여름 이래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여 영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맨시티이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 지휘봉을 잡자마자 가장 먼저 잉글랜드 차세대 중앙 수비수로 주가를 높였던 존 스톤스를 4,750만 파운드(한화 약 714억)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했다. 이어서 2017/18 시즌 여름 이적 시장에서 벤자맹 망디(5,200만 파운드)와 카일 워커(4,500만 파운드)에 더해 다닐루(2,650만 파운드)를 도합 1억 2,350만 파운드(한화 약 1,857억)에 영입하면서 측면 수비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아이메릭 라포르트를 5,700만 파운드(한화 약 857억)에 영입하면서 수비 라인 물갈이에 나선 맨시티였다.

2018/19 시즌엔 수비수 보강 없이 넘어간 맨시티는 2019년 여름, 주앙 칸셀루를 측면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인 6,000만 파운드(한화 약 902억)에 영입한 데 이어 유스 출신이었으나 임대를 떠돌다가 PSV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했던 앙헬리뇨를 바이백 조항(소속 선수를 이적시킬 시 해당 선수를 특정 금액으로 재영입할 수 있는 권한을 넣는 걸 지칭한는 표현)을 활용해 1,100만 파운드(한화 약 165억)에 영입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여전히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오랜 기간 맨시티를 지탱해주었던 베테랑 수비수 뱅상 콤파니는 부상이 잦았던 데다가 나이까지 들면서 2018/19 시즌이 끝나고 친정팀 안더레흐트로 이적했다. 망디는 데뷔 시즌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이후 잦은 부상이 겹치면서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스톤스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오타멘디는 30대에 접어들면서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 현상을 드러냈다. 기량 미달이었던 다닐루는 2019년 여름, 유벤투스로 떠났고, 반대급부로 데려온 칸셀루는 적응 문제를 드러냈다. 앙헬리뇨는 경험 부족을 드러내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RB 라이프치히로 임대를 떠난 후 이번 여름 완전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맨시티 수비진을 지탱해주고 있는 선수는 라포르트와 워커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라포르트가 2019/20 시즌 브라이턴과의 4라운드에서 반월판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오랜 기간 그라운드를 떠나있었다.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라포르트는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이렇듯 수비진에 줄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문제가 발생하자 맨시티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중앙 수비수와 왼쪽 측면 수비수를 동시에 설 수 있는 나단 아케를 4,100만 파운드(한화 약 617억)에 영입한 데 이어 디아스까지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로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부임 이래로 4시즌 동안 9명의 수비수를 영입하면서 무려 4억 500만 파운드(한화 약 6,090억)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했다.


분명 디아스는 좋은 선수가 맞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베테랑 수비수 페페와 함께 철벽 수비를 선보이면서 초대 UEFA 네이션스 리그(2018/19) 우승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제 만 23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선수이다.

하지만 이전에 과르디올라가 영입한 수비수들도 다닐루와 앙헬리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좋은 평가를 들었던 선수들이고, 과르디올라 입맛에 맞는 스타일의 수비수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워커가 성공했고, 라포르트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실패한 영입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리버풀과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수비수로 현재 '스카이스포츠'에서 패널로 활동 중에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디아스는 콤파니를 대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또 다시 6,500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금액을 지출했다. 만약 디아스가 실패한다면 난 과르디올라의 프로젝트도 끝이 날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다소 과격하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이기도 하다. 역대 수비수 이적료 최상위 15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7명이 맨시티가 영입했던 선수들이다. 그 뒤를 맨시티의 더비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명으로 잇고 있다. 단순 선수 영입에도 많은 금액을 지출하면서 이적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맨시티지만 수비수로 국한지어놓고 보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과르디올라가 영입한 선수들 9명의 선수들 중 이번 시즌 영입한 2명과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2명(워커 & 라포르트)을 제외하면 5명의 선수들이 실패했다는 건 분명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까지 영입해줬음에도 이번 시즌마저 수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과르디올라의 수비수 육성과 관련한 의구심들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이번 시즌 과르디올라의 성패를 쥔 가장 중요한 선수는 디아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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