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치킨 사이..KBO 외인들이 빠져든 한류 야식은? [추석 기획]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0. 10. 1. 08: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롯데 스트레일리가 짜장 라면을 먹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들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한국 음식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던 한 외국인 선수가 치킨을 먹고 싶다고 했다가 구단에서 사다준 시장 통닭을 보고 눈물을 머금었다는 전설 같은 실화가 있다.

지금의 외국인 선수들은 그런 눈물이라면 흘리지 않아도 좋다. 2020년의 대한민국은 ‘먹방’을 유행시킨 나라다. 전국민의 야식 문화를 이끌고 있는 한류 히트 상품, 치킨과 라면은 외국인 선수들이 흔히 한국에 온 뒤 가장 쉽게 접하고 빠져드는 한국 음식이다.

송편을 나눠먹는 추석을 맞아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선수들과 함께 나눠먹으며 깊은 인상을 받은 라면과 치킨에 대해 물어보았다. 놀랍게도 대부분 외국인 선수에게 ‘애정 1호’가 있었다. 오히려 한국인에게도 낯선 브랜드과 메뉴들이 총출동했다.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스타 류현진(토론토)과 손흥민(토트넘)의 공통점은 라면 광고에 출연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출연한 신라면(6명)과 류현진이 출연한 진라면(5명)이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한화 서폴드는 “손흥민이 광고에 나오는 그 라면”이라며 신라면을 선택했다. NC 루친스키와 알테어, 키움 요키시, KT 쿠에바스 등 한국의 매운 맛을 즐기는 선수들은 신라면을 선택했다. 류현진이 맛있게 먹던 진라면도 사랑받았다. SK 제이미 로맥은 “화이트에게도 먹어보라고 끓여줬는데 ‘태어나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다’고 했다”며 떠난 화이트와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KT의 로하스와 데스파이네는 “맵지 않아서 좋다”며 진라면 중에서도 ‘순한맛’을 지목했다.

두산 외국인 선수들은 왕뚜껑을 좋아한다. 페르난데스는 “푸짐해서” 좋아하고, 플렉센은 “왕뚜껑 김치맛”을 좋아한다. KIA도 ‘컵라면파’다. 터커는 “간편해서 좋다”며 콕콕콕 치즈볶이를 택했고, 가뇽은 참깨컵라면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매운맛을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삼성 팔카는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제일 맛있다”고 했다.

한국식에 완벽 적응된 선수들도 있다. LG 윌슨은 “김치찌개에 라면 사리 넣어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했고, SK 핀토는 “부대찌개에 들어간 라면”을 좋아한다. 한화 반즈와 키움 러셀은 “라면보다 자장면”파다. LG 라모스와 삼성 뷰캐넌은 “나는 라면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 배달음식의 지존인 치킨에 대한 애정과 지식은 더 화려하다. “치킨을 먹지 않는다”고 답한 데스파이네(KT), 가뇽, 서폴드를 제외한 25명에게서 다양한 치킨 브랜드의 메뉴들이 쏟아져나왔다.

‘후라이드파’ 못지 않게 ‘양념파’도 많았다. 롯데 마차도, LG 켈리·라모스, 핀토, 두산 알칸타라·페르난데스 등 6명의 선수가 “어디 것이든 후라이드 치킨은 다 맛있었다”고 했다. 반면 루친스키와 알테어, 팔카, 러셀등 4명은 브랜드 불문 한국의 양념치킨이 다 맛있다고 했다.

한국의 다양한 양념 치킨 세계에 빠져든 선수들이 많다. 두산 플렉센은 굽네치킨 갈비천왕을, 삼성 라이블리와 뷰캐넌은 굽네치킨 허니멜로 순살을 좋아한다. 롯데 스트레일리는 푸라닥 고추마요를 선호하고, 롯데 샘슨은 노랑통닭 깐풍순살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NC 라이트는 네네치킨 스윗칠리를 좋아한다.

비교적 가장 최근 한국에 온 한화의 반즈는 “대전에 와서는 배달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있지만, 한국 입국 직후 자가격리 당시 먹었던 처갓집 순살 양념치킨이 정말 맛있었다”고 떠올렸다. 한화 채드벨은 교촌치킨을, KIA 터커는 60계치킨의 후라이드치킨을 좋아한다.

그 옛날 외국인 선수와 달리 연고지의 지역 통닭집을 사랑하는 선수도 있다. KT 쿠에바스는 “위즈 파크 근처에 유명한 진미통닭이 있다. 다른 브랜드는 잘 모른다. 후라이드가 맛있다”고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