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기로에 선 두산 왕조, '어우두'는 없다?

조회수 2020. 10. 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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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5위 싸움 중인 디펜딩챔피언 두산, 대역전 KS 2연패 가능?
FA 대거 배출로 올시즌 이후 전망이 불투명

2020 KBO리그가 막바지로 향할수록 순위 경쟁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1위를 질주하다 정규 시즌 2위로 마감한 SK 와이번스는 올해 투타 전반의 부진으로 9위로 추락했다. 우승 후보 키움 히어로즈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선 ‘막내 구단’ kt 위즈의 돌풍은 화젯거리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의 면모가 약해진 두산 (사진=OSEN)

전문가들의 예상을 가장 크게 벗어난 팀은 지난해 통합 챔피언 두산이다. 두산은 10월 5일 기준 66승 4무 55패 승률 0.545로 5위다. 2위 kt와의 격차는 3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7위 롯데 자이언츠에도 3경기 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순위 상승의 여지도 있지만 가을야구 탈락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위 NC 다이노스에 11경기 차로 크게 뒤진 두산의 2년 연속 정규 시즌 1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2019년과 2020년 두산의 팀 성적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케이비리포트]에서는 올시즌 ‘두산 왕조’의 몰락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행보를 조망한다. 

2014시즌 이후 KBO리그 정상권에 군림했던 두산이 끝내 이대로 무너지고 마는지, 아니면 ‘미라클 두산’이라는 별명처럼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올시즌 남은 주요 관전 포인트다.


#1. 두산 선발진, 도미노 현상?

올시즌 두산의 부진은 팀의 근간인 선발진 붕괴와 맞닿아있다. 두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51로 6위,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57로 8위로 모두 리그 중하위권이다.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두산 이용찬 (사진=OSEN)

두산 선발진 구상은 시즌 초반부터 어긋났다. 

시즌 후 FA 자격 취득이 예상된 이용찬이 시즌 개막 후 한 달도 되지 못한 6월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그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었다.


2018년과 2019년 두산의 팀 투수진 지표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지난해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 피OPS 0.647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2.5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이영하는 심각한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선발 등판한 19경기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52 피OPS 0.808에 그쳤다. 9이닝당 평균 볼넷 4.67개로 제구 난조를 노출했던 탓이다. 그는 8월 말부터 함덕주와 보직을 맞바꿔 마무리 투수로 전환되었다. 

하위 선발진의 축인 유희관은 8승 11패 평균자책점 5.39 피OPS 0.894 WAR 1.01로 난조가 거듭되고 있다. 5점대 평균자책점과 0.9에 육박하는 OPS, 그리고 1.0을 가까스로 넘는 WAR까지 세부 지표가 모두 불만스럽다. 

최근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는커녕 6이닝 소화조차 없을 정도로 부진했던 그는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부진으로 지난 2일 1군에서 말소된 두산 유희관 (사진=OSEN)

일각에서는 1986년 6월생으로 만 34세 베테랑인 유희관이 구속으로 승부할 수 없는 가운데 제구에만 의존하는 투구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한다. 유희관 역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지만 ‘좌완 선발 투수’의 이점을 FA 시장에서 어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그나마 시즌이 한창인 7월 중순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된 최원준이 10승 1패 평균자책점 3.63 피OPS 0.749 WAR 1.79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선발 투수들의 부상 및 부진이 도미노 현상처럼 드러나 시즌 전 구상이 어긋난 두산의 국내 선발진을 최원준 홀로 다잡기에는 역부족이다. 


#2. 부상 잦은 플렉센 딜레마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3명의 외국인 선수가 제 몫을 하며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NC와 kt가 각각 1위와 2위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 3명 중 올해로 KBO리그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다. 


두산 이적 후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발돋움한 알칸타라 (사진=OSEN)

알칸타라는 15승 2패 평균자책점 2.90 피OPS 0.642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6.05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kt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알칸타라를 데려온 두산의 ‘선구안’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며 ‘제2의 린드블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타율 0.344 18홈런 9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08 WAR 4.12로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근 다소 주춤하지만 시즌 200안타 도전이 가능할 정도로 이미 검증된 타자인 만큼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는 타 리그로 진출하지 않는 한 두산의 재계약 방침 수립이 매우 유력하다.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플렉센 (사진=OSEN)

하지만 KBO리그 첫해를 보내고 있는 플렉센은 17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80 피OPS 0.641 WAR 3.41로 다소 허전하다.

6월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등판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8일간, 7월 16일 잠실 SK전에는 경기 도중 타구에 왼발을 맞아 골절상으로 54일간 1군에서 이탈했다. 

[관련 칼럼 다시 보기] [2020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④ 플렉센 (클릭) 

지난 3일 잠실 KIA전에는 6회초 투구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강판되었다. 그나마 다행히 이번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는 않는다는 것이 두산의 설명이다.   

부상이 잦은 두산 플렉센 (출처: KBO 야매카툰)

선발진에서 국내 투수들의 부침이 심한 가운데 플렉센마저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지 못한 부담은 팀 전체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 플렉센 영입을 위해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상한선인 총액 100만 달러를 과감히 지불한 두산은 투자 대비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부상이 잦은 플렉센의 재계약은 현재 장담할 수 없다. 과거 보우덴과 후랭코프가 각각 2년 차에 부상 및 부진에 시달려 어려움을 겪은 두산으로서는 플렉센의 재계약 여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 


#3. 키스톤 노쇠화, 왕조 붕괴 방증?

두산의 최대 장점은 공수를 겸비한 주전 야수들의 훌륭한 기량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올 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해 소위 ‘FA로이드’까지 기대되었다. 

확실한 동기 부여가 이루어지는 주전 야수들의 ‘FA로이드’가 동시 폭발하면 두산의 통합 2연패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 내야의 중심인 키스톤은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두 번째 FA 자격 취득을 눈앞에 둔 유격수 김재호는 타율 0.299 2홈런 31타점 OPS 0.733 WAR 1.84를 기록 중이다. 그는 잔부상이 계속되며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FA 계약 첫해 부진한 두산 오재원 (사진=OSEN)

지난 시즌 종료 후 3년 총액 19억 원의 두 번째 FA 잔류 계약을 체결한 2루수 오재원은 올 시즌 타율 0.229 5홈런 26타점 OPS 0.685에 그치고 있다. WAR은 –0.08로 음수다. 

그 역시 잔부상에 시달리는 등 부진하자 지난달 2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FA 계약 첫해 심각한 부진으로 인해 1985년생 오재원은 에이징 커브에 돌입했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재원의 부진으로 인해 주전 2루수는 사실상 최주환에게 넘어갔다. 첫 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둔 최주환은 타율 0.312 14홈런 75타점 OPS 0.853으로 ‘FA로이드’를 발휘하고 있다. WAR은 팀 내 야수 중 2위인 3.46이다. 


수비에서 의문 부호를 지우지 못하고 있는 두산 최주환 (사진 우측) (사진=OSEN)

하지만 최주환은 2루수 수비에서만 7개를 실책을 저지르는 등 합계 9실책으로 ‘수비가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다. 그의 실책이 팀 패배로 직결된 경기도 있었다. 1988년생으로 내년에 만 33세 시즌을 맞이할 그에게 ‘FA 대박’을 안길 팀이 나타날지도 미지수다. 

차세대 두산 키스톤을 책임질 것으로 유력했던 1994년생 내야수 류지혁은 지난 6월 초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두산이 불펜 붕괴를 막기 위해 홍건희를 데려오며 그를 매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홍건희가 두산 이적 후 불펜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류지혁은 KIA 이적 직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트레이드 득실은 두산에 쏠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년 이후 두산 키스톤이 어떻게 구성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내야수 이유찬이 1군에서 입지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키스톤보다는 3루수로 주로 활용된다. 게다가 병역을 아직 마치지 않아 미래가 불투명하다. 두산의 키스톤은 이미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욱 큰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김재호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하는 두산 (출처: KBO 야매카툰)

두산 내야의 대안 부재는 1985년 3월생 만 35세 김재호가 유격수로 803.1이닝을 나서 팀 내 내야수 단일 포지션 중 최다 이닝을 소화 중인 기록이 방증한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통해 ‘왕조’를 구축하면서 눈앞의 성적을 추구하다 보니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주전 선수들이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그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주전으로 치고 올라와 성장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과거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통합 4연패 과정에서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커 세대교체에 실패해 몰락했던 과정을 두산 역시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4. 경쟁력 부족한 안방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은 포수를 바라보는 눈이 높은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의 안방은 상위권 팀들과 비교해 공수에 걸쳐 경쟁력이 떨어진다. 


주전 포수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박세혁 (사진=OSEN)

주전 포수 박세혁은 타율 0.275 4홈런 47타점 OPS 0.731 WAR 1.77을 기록 중이다. 9월 말부터 타격 페이스가 살아났으나 시즌 지표는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상대의 도루 시도 64회 중 54회를 허용하고 10회를 저지해 도루 저지율은 15.6%에 불과하다. 300이닝 이상 마스크를 쓴 리그 14명의 포수 중 김준태(롯데)와 함께 공동 최하위에 해당하는 저조한 수치다. 

박세혁은 지난해 ‘우승 포수’이자 ‘국가대표 포수’였다. 올해는 주전 2년 차를 맞이해 ‘2년 차 징크스’를 드러내는 듯하다. 부진으로 인해 8월 15일부터 열흘간 김태형 감독이 그의 2군행을 지시한 바 있다. 

두산의 백업 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1982년생 베테랑 정상호다. 그는 지난해 시즌 종료 뒤 LG 트윈스로부터 방출되었으나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아 두산에 입단했다. 

백업 포수 이흥련을 보유한 두산의 정상호 영입은 의외라는 평가가 받았다. 정상호의 영입으로 팀 내 입지가 축소된 이흥련은 지난 5월 2:2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했다. 


두산의 베테랑 백업 포수 정상호 (사진=OSEN)

올시즌 정상호는 타율 0.163에 홈런 없이 8타점 OPS 0.413으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WAR은 – 0.92로 –1.0에 육박해 두산 야수를 통틀어 가장 낮다. 상대의 도루 시도 18회 중 15회를 허용하고 3회를 저지해 도루 저지율도 16.7%로 낮다. 

이흥련을 내주고 데려온 이승진이 불펜에서 활약해 SK와의 2:2 트레이드는 틀리지 않은 판단이었음이 입증되고 있다. 하지만 정상호보다는 최용제-장승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5. ‘동반 부진’ 김재환-오재일, 내년도 함께할까?

두산의 중심 타선을 구축하는 좌타 거포 김재환과 오재일은 ‘거포의 무덤’으로 불리는 잠실구장에서 검증된 거포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하지만 올시즌 이들의 타격은 기대에 미치진 못하고 있다. 

김재환은 타율 0.265 25홈런 99타점 OPS 0.854를 기록 중이다. 누적 기록인 홈런과 타점은 적지 않으나 타율에서 드러나듯 타격의 정교함이 처진다.  


타율이 낮고 삼진이 많은 두산 김재환 (사진=OSEN)

김재환은 137개의 삼진으로 리그 최다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의식해 홈런 숫자를 늘리려는 의도가 엿보이나 ‘공갈포’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을 타고 난 그가 정교한 타격을 추구했다면 오히려 홈런 숫자가 증가한 가운데 타율을 비롯한 세부 지표도 개선되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오재일은 타율 0.304 15홈런 76타점 OPS 0.859 WAR 2.52로 외형적인 시즌 지표는 준수하다. 하지만 9월 이후 28경기에서 타율 0.219 4홈런 19타점 OPS 0.735로 좋지 않다. 

한 번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 부진이 오래가는 특유의 기복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정규 시즌 막판 두산의 순위 싸움이 다급한 가운데 오재일의 부진은 FA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그리 달갑지 않다. 


9월 이후 부진에 빠져 있는 두산 오재일 (사진=OSEN)

김재환과 오재일의 부진으로 인해 두산의 팀 홈런은 110개로 리그 공동 7위에 그친다. 잠실구장을 공동 사용하는 LG의 137개(3위)보다 훨씬 적다. 


2019년과 2020년 두산의 팀 타격 지표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재환과 오재일에 대한 두산의 고민은 ‘배부른 것’일 수도 있다. 올 시즌 종료 뒤 김재환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오재일이 FA로서 타 팀으로 이적해 동반 유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두산의 젊은 타자 중 잠실구장을 극복할 만한 거포 자원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내년 두산의 중심 타선 구성은 안갯속이다. 


#6. 김태형 감독의 불펜 단기 혹사 

KBO리그의 감독들 상당수는 성적을 내기 위해 불펜 투수 혹사를 불사한다. 시즌 전체를 놓고 등판 경기 수와 이닝으로 드러나는 불펜 투수의 혹사는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을 피하지 못한다.


불펜 투수의 단기 혹사를 불사하는 김태형 감독 (사진=OSEN)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지휘봉을 처음 잡아 올해로 6년 차를 보내고 있는 김태형 감독의 불펜 투수 기용 스타일은 단기혹사로 요약된다는 지적이 많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마치 두산 불펜 투수 혹사의 두드러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호조를 보이는 불펜 투수를 단기간 집중적으로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한 명의 투수가 혹사 끝에 구위 저하 등을 노출하면 다른 투수로 옮아간다. 

이미 김강률, 합덕주, 박치국 등 두산 불펜 필승조의 주축 투수들이 김태형 감독의 단기 혹사로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 

이를테면 김강률은 2017년 6월 14경기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어 합계 20이닝을 소화했다. 그중 불펜 투수로는 부담스러운 3이닝 이상이 1경기, 2이닝 이상이 4경기였다. 혹사와 부상에 시달린 김강률은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3.6km/h에 그쳐‘ 우완 파이어볼러’의 명성이 퇴색되었다. 


두산으로 이적한 뒤 불펜 필승조의 핵심으로 떠오른 홍건희 (사진=OSEN)

김태형 감독의 단기 혹사는 현재진행형이다. 

홍건희는 두산 이적 직후인 6월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19일 잠실 LG전까지 10일 동안 5경기에 등판했다. 그중에는 3이닝 소화 경기와 2.2이닝 소화 경기가 포함되어 있다. 8월 1일 창원 NC전부터 7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까지는 7일 동안 5경기에 집중적으로 등판했다. 


9월 말 6일 동안 5경기에 등판한 두산 이승진 (사진=OSEN)

현재 김태형 감독의 시선은 홍건희에서 이승진으로 옮아갔다. 이승진은 최근 단기 혹사에 시달리고 있다. 

9월 24일부터 29일까지 6일 동안 무려 5경기에 등판하는 혹사에 내몰렸다. 그중에는 9월 2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상대 더블 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만일 이승진이 혹사로 구위가 저하되면 김태형 감독의 시선이 다음에는 누구로 향할지 궁금하다. 


*‘모기업 경영난’ 두산 구단의 미래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두산의 문제는 비단 올 시즌이 아니다. 올해 전력을 쥐어짜고 FA 자격 선수들의 ‘FA로이드’가 막판 집단적으로 발휘되면 극적인 한국시리즈 2연패가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내년 이후 두산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올시즌 대거 배출되는 FA 선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없다면 두산이 대거 잔류시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모기업의 경영난이 미칠 파장이 주목되는 두산 구단 (출처: KBO 야매카툰)

하지만 올해 목표했던 성적을 내지 못한 팀들이 스토브리그에서 자존심 회복을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연다면 두산의 전력 유출은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예년보다 알짜 선수들의 ‘염가 세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모기업인 두산 그룹의 경영 악화야말로 두산 구단이 당면한 최대 위기다. 

향후 구단의 매각에 관련된 논란이 불거진다면 선수단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불 보듯 뻔하다. 두산 왕조의 붕괴는 내부에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기로에 선 두산의 2020시즌 최종 성적표는 물론 2021년 이후 미래가 주목된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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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이용선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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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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