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빙상 망친 자칭 개혁파의 '추한 민낯'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0. 10.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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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빙상의 개혁파를 자처하던 인물의 추한 민낯이 드러났다.

손세원(61) 성남시청 빙상 감독(61)이다.

손 감독은 한국 빙상을 개혁하겠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흔들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만드는 혼란을 일으켰는데 정작 본인은 더한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

손 감독은 20년 동안 삼성이 회장사로 있던 빙상연맹이 개혁돼야 한다고 부르짖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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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폭행 사건과 규정에 벗어난 개인 교습 논란을 일으킨 A 코치와 성남시청 손세원 빙상팀 감독이 회식에서 함께 한 모습.(사진=전용기 국회의원 제공)
한국 빙상의 개혁파를 자처하던 인물의 추한 민낯이 드러났다. 손세원(61) 성남시청 빙상 감독(61)이다.

손 감독은 한국 빙상을 개혁하겠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흔들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만드는 혼란을 일으켰는데 정작 본인은 더한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 자기 진영 지도자의 폭행 사건을 눈감아 주고 소속팀을 사유화했다는 것이다.

전용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성남시 탄천링크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에 대해 손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해 추궁했다. 지난 8월 초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접수된 내용으로 7월 A 코치가 시청팀 선수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한 여자 선수를 때렸다는 것이다.

이에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서는 신고 내용을 경기도 체육회에 전달해 진상 조사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경기도 체육회가 성남시 체육회를 통해 조사한 보고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체육회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도 전혀 없었고, 가해자 역시 그런 일이 없었다는 진술 내용이었다"면서 "앞으로는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다시 조사하라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탄천링크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폭언이 이뤄진 정황이 드러난 녹취.(전용기 의원 제공)
다만 보고서를 받았던 8월 24일 당시 클린스포츠센터는 문을 닫을 상황이었다. 때문에 체육회는 신설된 스포츠윤리센터에 재조사한 내용을 보고하도록 경기도 체육회에 전했다. 그러나 스포츠윤리센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당 사건의 조사를 미루고 있다.

명백한 구타 사건이었다. 전 의원은 국감에서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선수가 피멍이 든 사진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앞서 경기도와 성남시 체육회가 구타 사건이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지방체육회와 지도자 사이의 유착 관계 때문이라는 것이 체육계의 지적이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손 감독과 성남시 체육회 사무국장이 빙상계에서는 같은 파벌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러니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리 만무한 것이다.

더욱이 당시 탄천링크는 코로나19로 일반인이 훈련을 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학생 선수들이 성남시청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한 정황이 밝혀졌다. 지도자가 방역법 등 규정을 어긴 것이다. 심지어 개인 코치들이 타 시청 선수들과 함께 다른 지역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지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성남시청 소속 외 선수들의 훈련을 개인적으로 지도한 정황이 드러난 손세원 빙상팀 감독과 A 코치의 메신저 대화 내용.(전용기 의원 제공)
전 의원은 A 코치와 손 감독 사이에 규정을 어긴 훈련에 대해 주고받은 메시지도 공개했다. 손 감독도 국감에서 "합동 훈련을 한다"고 인정한 부분이다.

여기에 손 감독은 정치권과 결탁해 정년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성남시청 빙상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당초 성남시청 직장운동부 감독은 만 60세까지였지만 지난 2018년 지방 선거 이후 정년 조항이 삭제됐는데 손 감독이 현 시장의 선거를 도운 데 따른 보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 감독은 20년 동안 삼성이 회장사로 있던 빙상연맹이 개혁돼야 한다고 부르짖었던 인물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한국 빙상에서 벌어진 이른바 개혁파들의 폭로로 인한 일련의 사태들로 연맹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됐다. 회장사인 삼성이 떠났고, 연맹은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연맹 관리위원회는 새 회장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망가진 빙상계의 이미지 때문에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오히려 손 감독이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할 처지였던 것이다. 한국 빙상이 지원할 기업을 찾지 못해 신음하는 사이 조직 사유화로 배를 불리고 있었던 셈이다. 겉으로는 개혁을 내세웠지만 속으로는 부패한 인물의 추한 민낯이 드러났다. 망가진 한국 빙상의 위상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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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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