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감독 "9회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못 봤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20. 10. 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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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탬파베이 란디 아로사레나가 25일 WS 4차전 9회말 홈에서 끝내기 득점을 위해 슬라이딩 하고 있다.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은 뒤늦게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는 수년 전부터 ‘지루한 야구’ 논란이 있어왔다. 3시간이 넘는 경기 시간, 삼진과 홈런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 축소, 잦은 투수교체 등이 야구를 지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나치게 점잖다는 게 ‘지루한 야구’의 핵심이었다.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중 한 명인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가 “야구는 점점 더 피곤한 스포츠가 돼 가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논란에 불을 당겼다. 하퍼는 2016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종목과 달리 야구는 감정을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4년이 흘렀고 ESPN은 “야구가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완벽한 경기력 때문이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 때문이다. 탬파베이가 25일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말도 안되는 역전승에 성공했다. 탬파베이 케빈 캐쉬 감독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솔직히 마지막 순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탬파베이는 6-7로 뒤진 채 9회말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1사 뒤 케빈 키어마이어가 방망이 부러져서 만든 행운의 안타로 출루했고, 2사 뒤 란디 아로사레나가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나갔다. 다음 타자는 최지만의 대주자로 들어섰던 외야수 브렛 필립스였다. 정규시즌 타율 0.196,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않는 백업 외야수는 월드시리즈 데뷔 타석에서 중견수앞 빗맞은 안타를 때렸다. 2루주자 키어마이어는 충분히 들어올 수 있었지만, 이때부터 엉망진창 만화같은 일이 겹쳤다.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가 공을 떨어뜨렸고, 1루주자 아로사레나는 힘껏 3루를 돌다가 다리가 꼬이면서 넘어져 버렸다. 그 사이 공은 1루수 맥스 먼시를 거쳐 포수 윌 스미스로 향했다. 아로사레나는 일어나 허겁지겁 3루로 돌아가려 했는데, 이번에는 스미스가 태그를 먼저 신경쓰다 공을 뒤로 빠뜨려 버렸다. 투수 잰슨은 백네트 쪽 백업을 가지도 않았다. 아로사레나가 다시 뛰어 홈에서 세이프.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가 만들어졌다. 공을 흘리고, 주자는 넘어지고, 송구는 뒤로 빠지는 슬랩스틱 코미디 야구. 탬파베이 팬들은 펄쩍 뛰었고, 다저스 팬들은 속이 터졌다.

최지만(29)은 이날 다저스 선발이 좌완 훌리오 우리아스여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2-4로 뒤진 6회말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블레이크 트라이넨으로부터 볼넷을 골랐고, 브랜든 라우의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공격의 흐름을 잇는 중요한 볼넷이었다. 8회 선두타자로 나와 또 볼넷을 골랐고, 2루 진루 뒤 대주자 필립스로 교체됐다. 타수없이 볼넷 2개와 1득점을 기록했다. 탬파베이 타선의 핵인 아로사레나는 4회 홈런으로 이번 가을야구 9호 홈런을 기록하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2승2패로 맞선 탬파베이와 다저스는 26일 5차전을 치른다. 1차전 맞대결했던 타일러 글래스노(탬파베이)와 클레이턴 커쇼(다저스)가 다시 선발 대결을 펼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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