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고개 숙인 울산, 김태환은 마지막까지 떠나지 못했다

정지훈 기자 2020. 10. 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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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의 기다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우리를 조롱거리로 만들지 마라. 너희의 가치를 증명하라!", "2위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전쟁은 팬들만 준비하는가" 울산 현대 팬들의 절박한 외침에도 선수들은 응답하지 못했다.

경기 후 울산 선수들을 고개를 숙이며 차마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가지 못했고, 팬들도 선수들의 인사를 받을 수 없었다.

경기 후 울산 팬들은 침묵에 빠졌고, 울산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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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울산] 정지훈 기자= "15년의 기다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우리를 조롱거리로 만들지 마라. 너희의 가치를 증명하라!", "2위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전쟁은 팬들만 준비하는가" 울산 현대 팬들의 절박한 외침에도 선수들은 응답하지 못했다. 경기 후 울산 선수들을 고개를 숙이며 차마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가지 못했고, 팬들도 선수들의 인사를 받을 수 없었다. 울산의 '치타' 김태환도 마지막까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지 못하며 허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울산 현대는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전북이 승점 57점으로 선두로 올라섰고, 울산은 2위로 내려앉았다. 아직 최종전이 남아있지만 울산은 자력 우승이 어려워졌고, 전북은 최종전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둬도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사실상 결승전을 앞두고 울산 팬들은 비장했다. 무관중에서 유관중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많은 울산 팬들이 문수축구경기장을 찾았고, 육성 응원 대신 플래카드 응원으로 간절한 외침을 전했다. 특히 울산 팬들은 선수들에게 "우리를 조롱거리로 만들지 마라. 너희의 가치를 증명하라!", "2위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전쟁은 팬들만 준비하는가" 등의 메시지를 통해 간절한 마음을 전달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문수축구경기장에 6973명의 울산 팬들이 모여 하나의 마음으로 응원했지만 결과는 또 패배였다. 아쉬움이 컸던 경기였다. 특히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기희의 치명적인 실수가 뼈아팠다. 울산은 전반에 조현우의 선방쇼가 나오면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끌었지만 후반 18분 김기희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볼을 김기희가 머리로 처리한다는 것이 패스 미스로 이어졌고, 이것을 침투하던 바로우가 득점으로 만들었다.

뼈아픈 실수였다. 김기희는 지난 전북과 1차전에서도 김보경을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해 퇴장을 당했고, 결국 울산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패배했다. 이번에도 김기희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실수로 이어졌고, 결국 울산은 무릎을 꿇었다.

사실상 우승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경기 후 울산 팬들은 침묵에 빠졌고, 울산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보통 경기 후에 선수들은 팬들이 있는 스탠드로 향해 인사를 하지만 이날은 차마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특히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김기희는 큰 충격에 빠져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울산에 오랜 기간 활약했던 김태환도 경기장을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태환은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빠져나간 텅 빈 그라운드를 마지막까지 떠나지 못했고, 멍하니 하늘만 바라봐야 했다. 결국 울산 관계자들이 김태환에게 위로를 보내며 함께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모두에게 충격적인 패배였다. 이번 시즌 울산은 엄청난 투자를 하며 전북을 넘어 '1강'으로 불렸지만 중요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특히 전북과 맞대결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며 이번에도 우승이 어려워졌다. 팬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응원했지만 이번에도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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