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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좌충우돌' 허문회호 롯데, '말의 잔치'에 그친 이유는?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20. 10. 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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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잡음 끊이지 않았던 허문회호 롯데, PS 좌절 이후 5할 승률 붕괴
'주전 야구 의존' 롯데, 내년 포석 만들지 못해.. 현장-프런트 유례없는 갈등부터 봉합해야

롯데 자이언츠의 2020시즌은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

10월 26일 현재 7위 롯데는 69승 1무 70패 승률 0.496으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2018년의 승률 0.479, 2019년의 승률 0.340 및 창단 첫 10위 굴욕에 비하면 한결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의 허문회 감독 (좌측) (사진=OSEN)

하지만 롯데는 3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3할대 승률에 허덕인 9위 SK 와이번스와 10위 한화 이글스로 인한 승률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5할에 육박하는 롯데의 현재 승률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가을야구가 확정된 5위 이내의 팀들은 모두 0.555 이상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9월 성민규 단장이 부임하고 시즌 종료 뒤 허문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단장과 감독이 차례로 바뀐 뒤 맞이한 첫 시즌에 롯데는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말았다. [케이비리포트]에서는 롯데의 2020시즌을 되돌아보고 2021시즌을 위한 과제를 점검해 봤다.

   

#1. 1군 3경기 출장에 그친 ‘프로세스’ 지성준

2020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센터 라인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특히 약점이었던 안방과 키스톤의 물갈이에 나섰다. 스토브리그에서 성민규 단장이 주창한 ‘프로세스’는 착착 진행되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FA 포수 이지영 혹은 김태군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였다.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를 데려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은 모두 어긋났다.

지난해 11월 롯데는 한화와 트레이드를 단행해 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다. 2014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1994년생 지성준은 주전 포수 최재훈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공격력이 돋보이는 그가 타 팀으로 이적하면 주전 마스크도 가능하다는 평도 있었다. 2020년에 만 26세 시즌을 치를 지성준이 롯데에서 재능을 만개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롯데로 트레이드된 뒤 1군 3경기 출전에 그친 지성준 (사진=OSEN)

하지만 지성준은 정규 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었다. 허문회 감독은 그의 수비 약점을 지적하며 2군에서의 보완을 요구했다. 롯데의 1군 안방은 김준태와 정보근으로 꾸려졌다. 

지성준은 6월 11일 1군에 등록되었으나 3일 만에 2군행을 재차 지시받았다. 

설상가상 6월 말에는  미성년자 추행 논란이 터지며 구단 측의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 7월 말에는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지성준은 2020년 롯데의 전력 구성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 

롯데에서 한화로 이적한 장시환은 4승 14패 평균자책점 5.02 피OPS(출루율 + 장타율) 0.783을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73이었다. 11회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도 승운이 좀처럼 따르지 않았다. 한화의 추락이 아니었다면 장시환의 승수는 보다 늘어날 수 있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롯데의 프로세스 (출처: KBO 야매카툰)

롯데는 결과적으로 지성준을 거의 활용하지 못한 채 장시환만 내준 셈이 되었다. 트레이드의 득실은 당해 연도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따져야 하지만 민감한 추문에 휘말린 지성준이 내년 이후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장시환-지성준 트레이드에서 롯데가 손해를 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김준태와 정보근으로 구성된 롯데 안방이 타 팀에 비교해 공수에 걸쳐 경쟁력을 입증한 것도 아니다. 김준태가 타율 0.227 5홈런 4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78 WAR 1.27, 정보근이 타율 0.152에 홈런 없이 5타점 OPS 0.388 WAR – 1.34로 두 선수의 WAR 합계는 – 0.07이었다. 

롯데의 안방은 리그 최약체였던 지난해보다 약간 나아진 수준에 불과했다. 롯데가 강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기존 포수진이 극적인 기량 향상을 입증하거나 혹은 외부 영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 ‘FA 먹튀?’ 안치홍 영입은 실패

지난 스토브리그의 정점은 1월 6일 FA 내야수 안치홍 영입이었다. 2009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안치홍은 2009년과 2017년 두 번의 우승에 공헌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19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한 안치홍의 타 팀 이적을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안치홍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지난 스토브리그 유일의 FA 이적 선수가 되었다. 


롯데 이적 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 안치홍 (사진=OSEN)

2년 최대 26억 원의 계약이 경신될 경우 4년 총액 56억 원의 계약 규모였다. 

만일 2년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이 해지되면 안치홍은 보상이 전혀 없이 자유롭게 타 팀으로 이적할 수 있게 되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의 옵트아웃 계약이었다. 성민규 단장은 참신한 계약으로 안치홍 영입에 성공했다며 찬사를 받았다. 

2019년 안치홍은 타율 0.315 5홈런 49타점 OPS 0.792 WAR 2.74로 부진을 숨기지 못했다. 11개의 실책으로 2루수 수비도 불안해 KIA에 잔류하면 1루수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안치홍의 반등 가능성을 확신해 2루수를 보장했다. 1990년생으로 만 30세 시즌을 맞이할 만큼 ‘에이징 커브’가 올 나이는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이대호,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에 안치홍까지 더해진 국가 대표 출신의 ‘빅 5’ 상위 타선은 KBO리그 최강으로 군림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다. 


롯데의 2년 FA 계약이 내년에 만료되는 안치홍 (출처: KBO 야매카툰)

  안치홍은 올 시즌 타율 0.286 7홈런 53타점 OPS 0.757 WAR 1.88에 그치며 반등에 실패했다. 실책은 13개로 지난해보다 증가해 수비 불안을 되풀이했다. 

공수에 걸쳐 부진이 이어진 안치홍은 롯데의 가을야구 탈락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대세다. 내년에 극적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2년 계약이 만료되는 안치홍은 롯데와 결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3. ‘극과 극’ 스트레일리와 샘슨

2020년 롯데는 외국인 선수 3인을 새롭게 구성했다. 스트레일리와 샘슨의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는 롯데의 3년 만의 가을야구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훌륭히 해낸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 (사진=OSEN)

스트레일리는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 피OPS 0.562로 압도적인 면모를 뽐냈다. WAR은 8.3으로 리그 투수 중 단연 1위다. 

그가 등판했을 때 동료 타자들의 득점 지원이 저조해 6월까지 10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다. 득점 지원만 원활했다면 무려 21회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스트레일리는 20승에 육박했을 것이다. 

[다시보기] [2020 외국인선수 리포트] ⑧ 롯데 투수 댄 스트레일리 (클릭)

* 2020시즌 롯데 투수진 주요 지표

2020시즌 롯데 투수진 주요 지표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하지만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샘슨은 8승 12패 평균자책점 5.56 피OPS 0.802 WAR 2.01에 그쳤다. 24경기에 등판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훨씬 9회에 불과했다. 

샘슨의 부진은 자가격리 여파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버지의 병환 및 사망으로 인해 미국에 다녀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2주의 자가격리를 거쳤다. 5월 말 뒤늦게 1군에 합류했으나 경기마다 기복이 심해 종잡을 수 없었다.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한 롯데 외국인 투수 샘슨 (사진=OSEN)

[다시보기] [2020 외국인선수 리포트] ③ 롯데 투수 아드리안 샘슨 (클릭)

9월 이후 안정세로 접어드는 듯했던 샘슨은 10월 20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을 기점으로 2경기 합계 12실점(10자책)으로 무너져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팀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일수록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에는 엄격한 잣대로 접근하기 마련이다. 샘슨의 재계약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4. ‘80억 FA’ 민병헌의 추락

모범 FA 사례로 꼽히던 민병헌의 급작스러운 부진도 롯데로서는 뜻밖이다. 그는 2017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해 4년 총액 80억 원에 롯데로 이적했다. 당시 주전 포수 강민호의 FA 이적으로 롯데가 황급히 민병헌 영입에 나서며 소위 ‘오버 페이’했다는 시각도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민병헌은 2년 연속 3할 타율 및 OPS 0.8을 달성하며 WAR 합계 6.23을 기록했다. 2019년 11월에 개최된 프리미어 12에는 롯데 선수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올 시즌 민병헌은 타율 0.233 2홈런 23타점 OPS 0.582로 극도의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WAR은 –1.38로 –1을 훌쩍 넘어섰다. 

지속적인 기용에도 불구하고 오랜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민망한 수준의 WAR에 그쳤다. 캡틴 민병헌의 기대 이하의 부진은 타선은 물론 팀 분위기에도 부담으로 전가되었다. 


시즌 내내 타격 부진에 시달린 롯데 민병헌 (사진=OSEN)

민병헌의 부진의 이유는 타격의 출발점인 선구 능력, 즉 ‘볼삼비’의 저하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 해도 그는 5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42개의 볼넷을 얻어 ‘볼삼비’ 즉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76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62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21개의 볼넷을 얻어 ‘볼삼비’가 0.34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1987년생 민병헌이 178cm 87kg의 야구 선수로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로 인해 빠르게 에이징 커브에 돌입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야구계에서는 체구가 작은 선수가 큰 선수에 비해 이른 시점에 에이징 커브를 맞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내년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는 민병헌의 부활 여부가 궁금하다. 


#5. 관리받지 못했던 마차도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는 ‘외국인 타자 = 거포’의 등식을 깨고 수비에 방점을 둔 외국인 야수 영입이 새로운 추세로 나타났다. 모터(키움), 살라디노(삼성), 그리고 마차도(롯데)가 그들이다. 

모터와 살라디노는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반면 마차도는 유격수라는 점에서 차별화되었다. 하지만 방망이보다는 수비를 강조한 영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터는 부진으로 5월 말, 살라디노는 부상으로 7월 말 퇴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차도는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타구 처리로 롯데의 내야를 굳건히 지켰다. 

마차도는 키스톤을 이루는 안치홍의 비좁은 수비 범위까지 커버하기도 했다. 수비 능력만 놓고 보면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었다.  

[다시보기] [2020 외국인선수 리포트] ⑪ 롯데 딕슨 마차도 (클릭)


유격수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아쉬웠던 롯데 마차도 (사진=OSEN)

지난해 롯데는 114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를 기록하며 창단 첫 10위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91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소 4위에 올라있다. 수비 실책의 감소로 마운드의 안정화도 뒤따랐다. 마차도가 롯데의 팀 컬러까지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마차도는 롯데가 치른 140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1160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KBO리그 야수 중 단일 포지션 소화 이닝 2위, 내야수 중 1위다. 허문회 감독이 별다른 휴식을 부여하지 않고 그를 풀타임 출전으로 밀어붙였다. 

9월 중순 한때 0.300을 찍었던 마차도의 시즌 타율은 현재 0.278까지 내려앉은 형국이다. 10홈런 64타점 OPS 0.762 WAR 2.98을 기록 중이지만 적절한 체력 관리를 받았다면 전반적인 지표는 현재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베테랑 내야수 신본기를 거의 활용하지 것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팀 타율 0.276으로 5위, 홈런 123개로 8위, OPS 0.759로 6위로 중요 타격 지표가 리그 중하위권이다. 롯데 타선에는 외국인 거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구단이 어떻게 대처할지, 그럼에도 마차도의 재계약으로 결론 낼지 주목된다. 


#6. 초보 마무리 김원중의 시행착오

지난 2월 롯데와의 FA 잔류 협상이 여의치 않았던 베테랑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롯데는 새로운 마무리로 김원중을 낙점했다. 2012년 1라운드 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150km/h를 넘나드는 속구가 강점이지만 지난해까지 고질적인 제구 약점으로 인해 선발 투수로 안착하지 못했었다. 

‘초보 마무리’ 김원중은 56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4.08 피OPS 0.739를 기록했다. 

마무리 보직 첫해에 25세이브를 수확해 외형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듯 보인다. 하지만 4점대 평균자책점과 0.7이 넘는 피OPS는 세부 지표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블론 세이브도 8개로 리그 최다 1위다. 


세부 지표가 좋지 않았던 롯데 마무리 김원중 (사진=OSEN)

허문회 감독의 김원중 기용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즌 중반까지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을 동점 상황에도 투입하지 않고 아꼈다. 시즌 전체를 길게 보며 초보 마무리를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이는 6월 말까지 18경기에서 김원중이 2승 무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0.93 피OPS 0.441로 순항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롯데가 5강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김원중이 마운드에 호출되는 빈도가 잦아진 가운데 멀티 이닝의 부담도 증가했다. 7월 이후 그는 37경기에서 2승 4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5.68 피OPS 0.861로 난조가 거듭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의 조급증이 드러났다는 시선이 있다. 

롯데의 가을야구가 이미 어려워진 뒤에도 김원중에게 멀티 이닝 소화를 고집하는 허문회 감독의 기용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7. ‘만시지탄’ 오윤석의 성장

올시즌 롯데의 몇 안 되는 수확 중 하나는 내야수 오윤석의 발굴이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육성 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1992년생 내야수 오윤석은 지난해까지 백업 멤버에 머물렀고 올해도 9월 중순까지는 팀 내 위치에 변함이 없었었다.

하지만 9월 말 안치홍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자 오윤석은 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10월 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는 KBO리그 사상 최초 만루 홈런 포함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롯데 오윤석 (사진=OSEN)

오윤석의 시즌 기록은 타율 0.304 4홈런 32타점 OPS 0.823 WAR 1.26이다. 허문회 감독이 부진이 길어진 안치홍의 선발 출전을 고집하지 않고 오윤석의 기용 폭을 조기에 늘렸다면 하는 만시지탄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내년에는 오윤석이 안치홍과 동일한 출발점에서 2루수 주전을 놓고 경쟁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8. 색깔 불분명한 허문회 감독의 운영

허문회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 히어로즈의 수석 코치였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장정석 감독은 데이터를 중시하며 투수 혹사를 지양해 정규 시즌 3위 키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는 성과를 창출했다. 

허문회 감독이 롯데에 부임하자 장정석 감독과 비슷한 데이터 위주의 운영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상은 어긋났다. 허문회 감독의 야구는 데이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는 147개의 병살타로 한 시즌 최다의 불명예 신기록을 세웠다. 2위 두산 베어스의 130개에 비교해 크게 앞선 롯데가 최다 병살타의 팀으로 시즌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즌 최다 병살타 신기록을 수립한 롯데 (사진=OSEN)

베테랑 위주의 주전 타자들이 발이 느린 탓도 있지만 허문회 감독이 뚜렷한 타개책을 내놓지 못한 책임도 있다. 희생 번트를 비롯한 작전 야구 활용 여부를 떠나 소속 타자들의 발사각과 같은 데이터를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롯데는 장타율이 0.405로 7위에 그치며 장타력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연속 안타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을 정도로 득점 루트가 단순했다. 

투타를 통틀어 롯데의 팀 컬러는 ‘무색무취’에 가까웠다. 허문회 감독이 추구하는 팀 컬러가 무엇인지 불명확했다. 

허문회 감독은 ‘주전 야구’를 강조하며 기나긴 부진에 빠지거나 체력적으로 지친 주전 야수들의 선발 출전을 고집했다. 

민병헌, 안치홍이 부진에도 불구하고 선발 출전이 이어지자 반등은커녕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동반 하락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유격수 마차도도 전 경기 출전으로 인해 지친 탓인지 타격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2020시즌 롯데 타선 주요 지표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주전 야구’의 고집 이면에는 백업 선수 및 유망주의 성장 부재, 그리고 선수층, 즉 뎁스(Depth)의 확장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물이 도사리고 있다. 

허문회 감독의 부임 이후 지속적으로 기회를 얻은 유망주 야수는 한동희가 유일하다. 오윤석조차 안치홍이 부상을 당해 기회를 얻었을 뿐이다. 

주전 야수들의 나이가 많으며 백업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큰 롯데의 약점을 허문회 감독은 당장 보완하려 하지 않았다는 평이다. 심지어 5강 탈락이 확정된 뒤에도 5할 승률 유지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주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아 백업 선수들에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임기 3년 중 첫해이며 성적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시즌에 허문회 감독이 왜 뎁스 확장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형편이다.


#9. 노골화된 현장-프런트 갈등

프로 스포츠 구단이라면 어느 팀이나 현장과 프런트 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설령 프런트 출신의 코칭스태프나 선수 출신의 단장이 있어도 구단 운영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부적으로 활발한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 ‘원 팀(One Team)’이 되는 것이다. 갈등과 반목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리 기본적인 선수단 구성이 탄탄해도 현장과 프런트가 하나가 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하물며 롯데처럼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라면 일치단결은 필수였다. 


롯데 성민규 단장(좌측)과 허문회 감독(우측) (사진=OSEN)

불행하게도 롯데는 올해 10개 구단 중 현장과 프런트의 갈등이 가장 크게 외부로 불거진 팀이었다. 가을야구에 실패한 팀 성적과 과연 무관한 것인지 의문이다. 

시즌 초반부터 허문회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내부 갈등은 표출되기 시작했다. 프런트가 트레이드로 데려온 지성준이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하자 이상기류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임시 선발로 1군에 콜업된 베테랑 좌완 장원삼이 5월 12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3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해 패전 투수가 되었다. 다음날 허문회 감독은 “(장원삼을 추천한) 2군에 있는 분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내부로 책임을 돌렸다. 

5월 23일에는 이석환 대표이사가 언론을 향해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갈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다음날 허문회 감독이 경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석환 대표이사의 발언에 대한 불만 표출로 받아들여지는 시각도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10월 8일 사직 kt 위즈전을 앞두고는 구단의 방출 선수 9명의 명단 발표에 대해 허문회 감독이 “언론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 부재가 공공연히 외부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거친 언론 대처로 인해 논란에 휘말린 롯데 허문회 감독 (사진=OSEN)

허문회 감독은 세련되지 못한 언론 대처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병헌의 삼진이 (롯데의) 다른 타자에 도움을 준다”, “번트를 대서 좋은 게 없다” 등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언론에 쏟아 놓아 부정적인 방식으로 회자 되었다. 

초보 사령탑 허문회 감독이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가 내년에 강팀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현장과 프런트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일 내년에도 올해처럼 갈등이 외부로 노출된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는 또다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제 산적’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롯데는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1982년생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와의 잔류 계약에 임해야 한다. 타율 0.292 20홈런 108타점 OPS 0.811 WAR 1.31로 국내 최고인 25억 원의 연봉에 비하면 허전한 기록을 남긴 이대호와 구단이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궁금하다.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는 롯데 이대호 (사진=OSEN)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약 금액이 아닌 계약 기간이다. 계약 기간의 만료 시점이 이대호의 은퇴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못지 않게 궁금한 것은 과연 내년에도 롯데의 4번 타자는 이대호가 될지 여부다. 

거액을 투자해 FA로 영입한 민병헌과 안치홍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가 외부 FA 영입에 다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외부 FA 영입 없이 어떻게 전력을 확실히 보강할지 분명한 대안이 요구된다.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의논해야 하는 대목이다. 


다수의 고액 연봉자로 인해 비효율 논란에 시달린 롯데 (출처: KBO 야매카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나승엽(덕수고)의 지명 및 계약 과정에서 수완을 뽐낸 성민규 단장은 또다시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가을야구에서 소외된 롯데의 스토브리그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성민규 단장이 1년 전과 마찬가지로 다시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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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아야 하는 존재는 성민규 단장도, 허문회 감독도 아닌 선수들이어야 한다. 리그를 호령하는 기량을 앞세워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스타 플레이어가 롯데에서 나타나야 한다. 

롯데가 백일하에 드러난 약점들을 스토브리그에서 충실하게 보완해 내년에는 사직에서 가을야구를 치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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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이용선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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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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