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달라졌던 다저스, 8년 투자로 32년 한을 풀었다

배중현 입력 2020. 10. 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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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는 실패를 딛고 일어났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2010년과 2012년에는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가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다저스로서는 더 뼈아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팬들마저 이탈 조짐을 보였다. 2011년 홈 관중이 293만 명에 그쳤다. 2000년 이후 11년 만에 300만 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2012년에는 332만 명이 야구장을 찾았지만, PS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서부지역 최고 인기 구단의 최대 위기였다.

다저스는 2013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해 1월 종합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와 2014년부터 시작되는 25년 장기 중계권 계약에 성공하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당시 LA 타임스는 '25년 동안 70억~80억 달러(7조9000억원~9조600억원)를 받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미국 프로스포츠 중계권료 사상 최고액이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3억 달러(3394억원) 안팎의 고정 수입이 생긴 셈이다. 곳간이 든든하게 채워진 다저스는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FA(자유계약선수)와 트레이드 시장에서 큰손을 자처하고 나섰다.

2013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KBO리그 최고 투수 류현진(현 토론토)을 영입했다. 투수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잭 그레인키(현 휴스턴)까지 6년 총액 1억4700만 달러(1664억원)에 데려와 클레이턴 커쇼-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그해 챔피언십시리즈(CS)에서 세인트루이스에 패해 시리즈 탈락했지만, 가을야구 복귀에 성공했다.

가능성을 확인하자 다저스는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2014년 1월 에이스 커쇼와 7년 총액 2억1500만 달러(2434억원)에 재계약했다. 커쇼는 MLB 사상 처음으로 평균 연봉 3000만 달러(34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에도 매년 굵직굵직한 FA 계약과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5년 연속 팀 연봉 총액 2억 달러(2265억원)를 돌파, 이 부문 MLB 전체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는 독보적이었다. 문제는 단기전이었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챔피언십리즈(CS)를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패했다. "돈만 쓰고 WS 우승을 못 한다"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 다저스는 43승 17패를 기록해 8년 연속 지구 우승을 이뤄냈다. 애틀랜타를 극적으로 꺾고 WS 무대를 밟았지만,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었다.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로 뉴욕 양키스, 보스턴을 비롯한 강팀이 밀집한 동부지구를 1위로 돌파한 이변의 팀이었다. 큰 경기에서 유독 약한 다저스로선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WS 6차전에 승리하며 1988년 이후 32년 만에 WS 우승을 확정했다.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클레이턴 커쇼

매번 WS에서 흔들렸던 커쇼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줬다. 지난 2월 메가톤급 트레이드로 깜짝 영입한 외야수 무키 베츠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WS 6차전 쐐기포를 날렸다. PS 경기마다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WS 6차전에서 절묘한 투수 교체로 보는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다저스의 투자가 우승으로 연결됐다는 얘기는 결과론적으로 맞다. 8년 만에 이뤘다. 그걸 부인하긴 어렵다"며 "실질적으로는 2015년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 부임이 변화의 시작이다. 프리드먼 사장이 온 뒤 구단주가 바뀌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기대보다는 늦게 우승했지만 강한 전력을 꾸준히 유지하니 좋은 결과를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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