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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pecial Interview] 파주 챌린저스 김동진

대단한미디어 입력 2020.11.10. 12:03 수정 2020.11.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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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과 현실

서로 만나기 어려운 시기다.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사람들은 서로 마음만을 나눴다. 얼굴을 맞대진 못해도 새로운 만남은 계속된다. 2021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00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새로운 시작이다. 그날, 경기도 광주의 한 야구장에선 시합이 열렸다. 드래프트와 같은 시각에 시작한 경기는 한 시간이 지나 3회에 접어들었다. 만루 위기를 넘긴 후공팀이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 삼성 라이온즈는 5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뒤이어 독립리그 중계진이 한 선수의 이름을 외쳤다. 박수 소리도 들렸다. 3회 말, 등번호 10번을 단 선두 타자는 상대 팀 포수의 악수를 받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파주 챌린저스 내야수 김동진’이었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조예은 Location 팀업캠퍼스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에요. 간단히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10월 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파주 챌린저스 내야수이자, 이번에 삼성에 지명된 김동진입니다.

지명되고 아주 바빴겠어요.

그렇게 바쁘진 않았어요. (웃음) 인터뷰는 많이 했네요.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죠?

정말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어요. 여태까지 저를 응원하고 도와주신 분들께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고등학교 감독님도 연락하셨고요. 진짜 항상 감사한 분들이죠.

#독립리그 현직, KBO리그 신입

프로가 됐다는 게 이제 실감이 날 것 같아요.

네. 그래서 정말 좋아요. 제가 받은 기대만큼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어요.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덕분이겠죠?

평소에 하던 만큼 했다고 생각해요. 100% 만족스럽진 않았죠. 스카우트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삼성에 지명될 거로 생각했나요?

아뇨. 삼성에서 저를 지명하리라곤 전혀 생각 못 했어요. KBO리그 원년 팀이자 왕조로 불렸던 팀에 들어가게 돼 영광이죠.

지명된 순간 경기를 뛰고 있었다고 들었어요.

신인 드래프트가 2시였어요. 저희 경기도 2시였고요. 저는 지금 파주 소속이니까 일단 시합에 나가는 게 제 역할이었죠. 지명 결과는 나중에 들어도 되니까요. 물론 시합에 집중하기 어렵긴 했지만 일단 뛰었어요. (웃음)

독립리그 중계진이 지명 결과를 알려줬다고요.

유튜브로 독립리그를 중계해주시는 분이 있어요. 시합 전에 “지명이 된다면 이름을 크게 불러주겠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바로 알았죠. 마침 제 이름이 불린 순간이 공수 교대였어요. 제가 선두 타자였는데, 지명 소식을 듣고 타석에 들어갔죠.

행복한 타석이었겠네요.

그전까지 긴장을 엄청나게 하고 있었어요. 정신은 온통 중계진에 쏠렸죠. (웃음) 지명 사실을 막 들었을 땐 ‘진짜 됐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삼성에 지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놀랐죠. 생각지도 못한 팀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더 기뻤어요.


#불운의 아이콘?

야구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아버지가 대학교까지 야구를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양말을 말아서 야구 놀이를 했죠. 그러다 야구가 너무 재미있어서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여러 포지션에서 뛰었던 기록이 있던데요.

원래 덩치가 정말 작았어요. 도통 자라질 않았죠. 중학교 3학년 땐 158cm밖에 안 됐어요. 그래서 계속 2루수로 뛰었어요. 그러다 3루수도 보고, 유격수로도 출전했어요. 다행히 고등학교에선 키가 조금씩 컸어요. 그런데 체격은 영 꽝이었죠. 살이 안 붙었어요. 야구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야수, 특히 2루수 위주로 경기를 뛰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키가 많이 자랐다면서요.

졸업하고 나선 아침에 눈을 뜨면 키가 큰 게 보였어요. 대학에서도, 군대에서도 계속 커서 지금은 몸이 좀 괜찮지 않나 싶어요. (웃음)

설악고를 졸업하고 강릉영동대로 진학했어요. 그리고 수술을 했던데.

원래 팔이 좋지 않았어요. 계속 끌어안고 있던 시한폭탄이 대학 첫 학기에 터진 거죠. 공을 던질 때 너무 아팠어요. 너무 아파서 공을 못 던질 지경이 됐죠. 병원에서도 수술을 권유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시즌 끝까지 뛰어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주사 치료를 병행하며 경기에 나갔어요. 시즌을 마무리하고 토미 존 수술을 받았어요.

결국 휴학하고 군대에 갔어요.

대학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어요. 2학기엔 휴학생 신분이었던 셈이죠. 시즌을 뛰게 되면서 군 지원이 미뤄졌어요. 사회복무요원 자리가 없어서 1년이나 더 기다려야 했죠. 결국, 2017년에 입대했어요. 2019년 1월에 제대하고 대학을 중퇴했어요. 드래프트 대상자가 되려면 졸업 예정 기간 2년을 채워야 했는데 2019년 1학기가 졸업 예정 기간으로 인정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올해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 거죠.

아마추어 선수로서 프로에 들어가는 게 가장 큰 목표였을 것 같아요. 불안하지는 않았나요?

많이 불안했어요. 야구란 스포츠는 멘탈이 중요한데, 제가 멘탈이 좋지 않았더라고요. 저도 전혀 몰랐어요. 수술하고 나서 아버지가 감독으로 계신 신정여중 소프트볼팀과 함께 운동했어요. 운동하면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경기장에도 같이 갔죠. 그러다 보니 제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게 보이더라고요. 지도자로서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런 부분이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죠. 생각 자체가 바뀌었어요. 어디서든 쫓기지 말고 끝까지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또 다른 선택

대학을 중퇴하고 독립리그를 선택했어요.

복무 첫해엔 혼자서 몸을 만들었어요. 다음 해부터 독립 야구에 대해 찾아봤죠. 양주 레볼루션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독립 야구가 괜찮았어요. 대학도 좋았지만 여기서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독립 야구에 남기 위해 대학을 중퇴했어요.

독립 야구의 좋은 점이 궁금해요.

일단 대학보다 경기 수도 많고 주기적이에요. 환경도 달라요. 대학에는 20대 초중반의 선수가 많지만, 여기엔 프로 경력이 있는 선수나 나이가 많은 선수도 있죠. 함께 야구를 하면서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고 실력도 늘었어요.

여러 구단 중 파주에 입단했어요.

시설이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타격장, 운동장, 웨이트장, 실내 연습장 등 여러 시설이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죠. 이런 여건이라면 야구를 못 할 이유가 없겠더라고요. 양승호 감독님도 계셨고요. 그래서 파주로 오게 됐어요.

파주만의 장점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운동을 할 수 있어요. 감독님도 많이 도와주시고 이춘기 대표님도 선수를 잘 챙겨주세요. 식당에서 밥도 제공되고요. 무엇보다 좋은 코치님들이 있으시죠. 특히 윤병호 코치님은 고양 원더스를 거쳐 NC 다이노스에서 뛰셨어요. 저희와 같은 길을 먼저 걸으셨죠. 그래서 독립 야구나 저희의 생각을 잘 알고 계세요. 운동은 힘들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게 파주의 장점입니다.


일본 독립구단 이시카와 밀리언 스타즈에 입단하기도 했어요.

일본의 야구를 배워오고자 했어요. 2019년까지 한국에서 독립리그를 뛰었어요. 올해는 지명 조건이 갖춰지니까, 제 실력을 더 올리고 싶었죠. 그런데 코로나19가 심해져서 단체 운동이 중단됐어요. 여기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파주로 돌아왔죠. 일본엔 석 달 정도 있었어요.

일본의 야구는 어땠나요?

일본 선수들은 확실히 기본기가 좋았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야구에 대한 자세가 정말 좋더라고요. (자세요?) 일단 야구를 즐기면서 해요. 재미있게 하죠. 잘하지 못해도 빨리 잊고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팀 훈련 전에 먼저 나와서 연습하기도 하고요.

#‘스토브리그’의 숨겨진 명배우

드라마 ‘스토브리그’ 대역이라는 이색 경력이 있어요.

선배의 추천으로 하게 됐어요. 누구의 대역을 맡는지도 모르고 촬영장에 갔죠. 처음 맡은 대역은 드림즈 백승수 단장의 동생 백영수였어요. 드라마 시점에선 프런트 직원이지만 고등학교에선 선수로 뛰었잖아요. 저는 그 과거 장면에서 치고 달리는 역할을 맡았어요. 곽한영 선수의 대역도 했어요. 그저 유니폼만 입고 수비 자리에 나가 있기만 했지만. (웃음)

강두기 선수의 대역으로 화제가 됐어요.

본격적으로 대역을 하게 된 게 강두기 선수예요. 전지훈련이나 시합에서 공을 던졌죠. (하도권 배우의 부러움을 샀다면서요.) 아. (웃음) 제가 던지는 걸 보시고 어떻게 하면 공을 그렇게 잘 던지느냐고 물어보셨어요. 저는 매일 야구만 해서 잘 던지는 것 같다고 답했죠. (투수로서도 재능이 있네요.) 제가 투수가 꿈이었는데 키가 안 커서 투수를 못 했어요.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꼽자면?

일단 강두기 선수를 꼽고 싶어요. 그리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 곽한영, 매년 좋은 모습 보여준 임동규 선수까지. 이렇게 세 명이 가장 멋있었어요.


현실로 돌아와서, 롤모델은 어떤 선수인가요?

어릴 때 제일 좋아했던 선수가 김광현 선수예요. 지금은 딱히 롤모델이 없지만, 김상수 선배님께 수비와 여러 부분을 배우고 싶어요. 영상도 찾아보고 있어요. 경기를 보면 몸이 가벼우신 것 같아요. (트라이아웃에선 김하성 선수를 꼽았었잖아요.) 김하성 형은 체구도 크지 않은데 장타를 많이 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요즘은 힘이 있어서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를 더 선호하더라고요. 그래서 얘기했어요. 지금도 장타력을 늘리기 위해 훈련하고 있어요.

프로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가 있나요?

양현종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인 김원중 선수도 상대해보고 싶어요.

#이제부터가 본방

최근 운동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나요.

경기를 뛰면서 계속 몸을 만들고 있어요. 내년에 맞춰서 웨이트 트레이닝위주로 하고 있고 러닝도 하고 있습니다.

훈련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일단 수비요. 수비를 좀 더 안정적으로 하려고 하죠. 제가 안정적이어야 보는 사람들도 편하지 않을까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에요.

공·수·주 중 어느 부분에서 가장 자신 있는지 궁금해요.

첫 번째는 수비, 두 번째는 주루, 세 번째가 타격이네요. 어려서부터 수비만 했어요. 연습도 중점적으로 했고요. 남들보다 자신 있는 편이에요. (주루는 어때요?) 고등학교 때부터 느리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수술하고 살도 좀 붙으니까 힘도 좀 생겨서 좀 더 빨라졌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주력으로 지진 않아요.


가장 편한 포지션은 어디인가요?

2루수를 10년 정도 했어요. 가장 많이 했죠. 그래서 가장 편한 건 2루수예요. 최근엔 유격수로도 자주 나가서 유격수도 자신 있어요.

야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건방져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집중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야구 경기는 길면 4시간, 짧으면 2시간 반 정도 걸려요. 그 시간 동안 정말 집중하자, 미치자고 생각해요.

다음 시즌 목표가 궁금해요.

일단 올 시즌 마치고 내년 스프링 트레이닝에 가고 싶어요. 그리고 개막 엔트리가 아니더라도 1군에 올라가서 오래 있고 싶어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삼성에 김지찬 선수가 있어요. 많이 어리지만 제가 봐도 정말 잘하더라고요. 키는 작지만,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좋아요. 여러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어 팀에 도움이 많이 되는 선수죠. 어떻게 보면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프로에선 선배이기 때문에 친해져서 많은 걸 배우고 싶어요.

그런 지찬 선배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지찬 선배. (웃음) 이제 만나게 될 텐데, 내가 형이지만 많이 배우고 모르는 부분도 많이 물어볼게. 같이 경쟁하고 키스톤도 했으면 좋겠다.

김동진에게 야구란?

수술하고 처음으로 운동을 오래 쉬었어요. 일주일 정도 안 하니 몸이 근지럽더라고요. 운동이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제 인생에서 절대 뺄 수 없는 존재가 된 거죠. 야구란 제 인생에 없으면 안 되는 스포츠예요.

***

우여곡절. 김동진이 프로로 오는 길엔 여러 장애물이 있었다. 1년간의 공백, 미뤄진 드래프트. 누군가는 불운이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방황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그의 5년을 그렇게 평가할 수 없다. 지금은 그렇게 보일지라도, 분명 그 안에서 얻은 것이 있다. 그는 단단해졌고, 더 성숙해졌다. 김동진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펼쳐진 길이 꽃길일 수도 가시밭길일 수도 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단 하나는 확신할 수 있다. 어떤 길이든 나아가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란 걸.


▲ 더그아웃 매거진 11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5호(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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