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고레츠카, 독일 역전승 이끌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입력 2020. 11. 15. 13:32 수정 2020. 11. 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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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우크라니아전 3-1 역전승
▲ 고레츠카, 동점골과 역전골 어시스트
▲ 고레츠카, 최근 A매치 6경기 5골 3도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독일이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먼저 실점을 허용하고도 레온 고레츠카의 2도움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두었다.

독일이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레드 불 아레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 A시드 4조 5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독일은 스위스에게 비기면서 2승 2무 1패에 그친 스페인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세르지 그나브리가 '가짜 9번(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시키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으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티모 베르너와 르로이 사네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로빈 코흐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시키면서 일카이 귄도간-레온 고레츠카와 함께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필립 막스와 마티아스 긴터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안토니오 뤼디거와 니클라스 쥘레가 센터백 조합으로 나섰다.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스코어는 3-1이었으나 내용을 놓고 보면 쉽지 않은 승리였다. 슈팅 숫자에서 20대6을 크게 우위를 점했으나 먼저 골을 넣은 건 우크라이나였다. 게다가 비록 수비수 맞고 굴절된 게 2차례 있었다고는 하지만 총 3차례나 독일의 골대를 강타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다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다.

아무래도 그나브리 '가짜 9번(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시키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과 센터백인 코흐의 수비형 미드필더, 또다른 센터백인 긴터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 배치되면서 평소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하다보니 초반 호흡 및 역할 분담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나브리는 다소 겉돌았고, 긴터는 전반전 내내 측면 공격 가담에 있어 아쉬운 못브을 보여줬으며, 코흐도 30분경까지는 수비 위치를 잘 잡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결국 그나브리와 긴터, 코흐는 뒤늦게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면서 공수에 걸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은 11분경, 우크라이나 최전방 공격수 로만 야렘추크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코흐가 우크라이나 왼쪽 측면 공격수 올렉산드르 주브코프의 패스를 가로채긴 했으나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루즈볼 기회(주브코프가 루즈볼을 잡아서 패스를 연결한 걸 야렘추크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를 내준 게 실점으로 연결된 것.

하지만 독일엔 고레츠카가 있었다. 고레츠카는 22분경, 우크라이나 미드필더 올렉산드르 진첸코의 패스를 가로채선 드리블로 치고 올라가다가 전진 패스를 연결해 사네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서 그는 33분경, 페널티 박스 안으로 빠르게 침투해 들어가선 코흐의 로빙 패스를 환상적인 볼터치로 받아낸 후 정교한 크로스로 베르너의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는 괴력을 과시한 고레츠카이다.

고레츠카의 2도움에 힘입어 전반전을 2-1로 앞선 상태에서 마무리한 독일은 후반 19분경, 귄도간의 가로채기에 이은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긴터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베르너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3-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요슈아 키미히가 부상으로, 토니 크로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이로 인해 두 주전 중앙 미드필더 없이 우크라이나를 상대해야 했다. 이것이 코흐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레츠카가 키미히와 크로스의 공백을 왕성한 활동량과 종적인 움직임으로 커버하면서 최근 침체된 독일에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제2의 발락으로 불리면서 유명세를 탔던 고레츠카는 샬케 에이스로 자리 잡으면서 2018년 여름,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그는 바이에른 데뷔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189cm의 큰 신장 대비 호리호리한 편에 속했기에 몸싸움에 다소 약점을 드러내면서 안정감이 떨어지고 기복이 있다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것이 그가 바이에른 데뷔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만 8골 4도움을 올리면서 준수한 득점 생산성을 자랑했음에도 경기력 전반에 대한 평가 자체는 다소 박했던 주된 이유였다.

그러던 그가 바이에른에서 몸 만들기에 성공하면서 지난 시즌 후반기를 기점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면서 완성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고레츠카의 급성장이 지난 시즌 바이에른의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 위업 달성에 있어 큰 요소로 작용했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상은 자연스럽게 독일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우크라이나전 이전까지 지난 A매치 5경기에서 5골 1도움을 올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는 2도움을 추가하면서 최근 A매치 6경기 5골 3도움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고레츠카는 근육질 몸매를 장착하면서 세계 최정상급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제 그 없는 바이에른과 독일 대표팀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제 그는 더이상 제2의 발락이 아닌 제1의 고레츠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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