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이대호의 명예로운 은퇴를 기대하며

입력 2020. 11. 16. 10:06 수정 2020. 11. 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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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FA계약이 끝나는 롯데 이대호. 재계약이 어떻게 진행될지 스토브리그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를 씁쓸하게 지켜보는 이중 하나가 롯데 성민규 단장이다. 지난해 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롯데는 37세의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 전문가인 성단장을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성단장은 타격 전문인 허문회 키움 수석코치(48)를 감독으로 데려와 현장 리더십을 개편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과감하게 팀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롯데는 꾸준히 5위를 노릴 수 있는 위치에서 경쟁했으나 막판 힘이 떨어지며 5할 승률을 지켜내지 못한채(71승 1무 72패, 0.497) 7위로 마감했다.

롯데는 고교 투수 1위 김진욱(강릉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던 나승엽(덕수고 내야수)과 입단 계약을 해 ‘젊은 피’ 수혈에는 성공했으나 내년 시즌 성적의 키는 기존 선수들이 쥐고 있다. 그중 핵심이 ‘조선의 4번 타자’인 이대호다.

4년 전 총액 150억원을 받고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이대호는 올해 4년 계약이 끝난다. 어느 팀과도 새 계약을 맺을 수 있으나 구단의 의도나, 고향팀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겠다는 이대호의 의지로 보나 롯데 잔류가 확실시된다.

문제는 계약기간과 연봉. 기간은 1년 단기 혹은 길어야 2년으로 추산된다. 연봉은? 올해 144경기에서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기록한 것에 비추면 올해 25억원에서 크게 떨어진 5억~10억선이 유력해보인다.

롯데의 계약 내용이 어떻게 될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짐작하기 어렵다. 아직 연봉 협상 기간이 아닌 만큼 구단이나 이대호나 속내를 전혀 드러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대호로서는 은퇴 시기를 놓쳤다고 볼 수 있다. 이대호는 2010년 전무후무할 타격 7관왕(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부문)을 달성했고 일본과 메이저리그(ML) 경력도 쌓았다.

올해 성적을 보면 어느팀에서든 4번 타자감이 아니다. 같은 1982년생인 김태균(한화), 정근우(LG)처럼 시즌후 은퇴를 선언했으면 그의 명예에 걸맞았다.

어느 스포츠 분야든 웬만큼 정상일 때 내려오지 않고 버티다 불명예스런 은퇴를 당한 아쉽고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야구가 아닌 골프 이야기지만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통산 72승을 거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50)은 2008년말 은퇴선언을 해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해에만 LPGA 투어 3승을 올려 전성기 때의 기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렌스탐의 은퇴 소감은 담담했다. “한번 더 우승한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했을 때 떠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대표적 불명예스런 은퇴는 ML 통산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47)다. 2010년 ML에서 은퇴한 그는 1년간의 일본프로야구에 이어 2011년 말 고향팀인 한화에 입단했다. 이듬해 그가 거둔 성적은 5승 10패(자책점 5.06). ML 대투수가 KBO 리그 C급 투수로 전락한 것은 그의 이력에서 씻을 수 없는 치욕스런 부분이다.

대타자 이대호가 박찬호의 길을 걸어서는 안된다. 올해 은퇴한 박용택(LG)처럼 내년을 마지막 시즌으로 못박고 팀에 큰 공헌을 함은 물론, 공식적인 은퇴투어로 멋지게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그러면 연봉은? 박찬호를 모델로 삼으면 된다. ML에서 1000억원 가까이 번 박찬호는 한화에 입단하며 신인 최저 연봉인 2400만원을 받았다. 구단과 합의해 6억원을 아마추어 야구 발전기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이대호 역시 1년 계약을 하며 연봉 5억원 정도를 아마추어 야구 발전기금으로 희사를 한다면 대(大)선수로 KBO 리그에 길이 길이 명성이 남지 않을까. 한-미-일 야구에서 통산 300억원 이상을 벌었다면 마지막 연봉만큼은 야구계에 환원하는 게 대선수의 모습일 것이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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