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격은 데파이를 통한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0. 11. 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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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보스니아전 3-1 승
▲ 데파이, 1골 포함 2골에 있어 기점이 되는 패스
▲ 네덜란드 17개 슈팅 중 11개가 데파이 거쳐서 이루어짐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네덜란드 에이스 멤피스 데파이가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승리를 견인했다.

네덜란드가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 홈에서 열린 보스니아와의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 A시드 1조 5차전에서 3-1 완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뤽 데 용이 중앙 공격수로 포진한 가운데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을 중심으로 데파이와 스티븐 베르하이스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라인을 형성했다. 프랭키 데 용과 다비 클라센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용어)를 구축했고, 오웬 바인달과 덴젤 덤프리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데일리 블린트와 스테판 데 브라이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팀 크롤 골키퍼가 지켰다.

평소와 달리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된 바이날둠과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사실상 측면 공격수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하면서 네덜란드는 무려 6명의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에 가세하는 모양새였다. 이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보스니아전 평균 위치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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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공격의 중심에 위치한 건 바로 데파이였다. 골 자체는 바이날둠이 멀티골을 넣었고, 도움에선 덤프리스가 2도움을 올리면서 1골에 그친 데파이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슈팅은 베르하이스가 무려 8회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네덜란드 공격은 대부분 데파이를 거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기록으로 보더라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총 17회의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중 11회가 데파이를 거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게다가 네덜란드는 데파이가 뛰고 있는 79분 동안 16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데파이가 교체된 이후엔 단 한 번의 슈팅에 그쳤다. 그마저도 그 한 번의 슈팅은 프리킥이었다. 데파이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네덜란드의 3골에 모두 데파이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먼저 6분경 데파이가 오른쪽 측면으로 패스를 길게 넘겨주었고, 덤프리스의 땅볼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바이날둠이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13분경, 데파이의 크로스를 베르하이스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골문 앞에 자리잡고 있었던 바이날둠이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었다. 첫 2골에 있어 모두 기점 역할을 담당한 데파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55분경, 베르하이스의 힐패스에 이은 덤프리스의 땅볼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데파이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번째 골을 완성지었다.

비단 골에 관여한 게 전부가 아니다. 데파이는 26분경, 베르하이스에게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공급하면서 뤽 데 용의 골에 있어 기점 역할을 담당(데파이의 스루 패스를 베르하이스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뤽 데 용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했으나 이는 오심으로 취소되는 불운이 있었다(명백한 온사이드였으나 심판은 오프사이드를 불었고, 네이션스 리그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 30분경엔 센스 있는 힐패스를 구사하기도 했다(데파이의 힐패스를 받은 바인달의 크로스를 바이날둠이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데파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파울 밖에 없어보일 정도였다.

이렇듯 네덜란드는 데파이의 맹활약에 힘입어 보스니아에게 3-1로 승리했다. 데파이가 팀의 확고한 에이스로 자리잡기 시작한 2018년 이래로 네덜란드는 데파이가 결장한 3경기에서 1승 2무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유일한 1승은 유럽의 축구 소국 벨라루스를 상대로 2-1로 이긴 것이었다. 북아일랜드와의 유로 예선전과 보스니아와의 네이션스 리그 3차전은 모두 0-0 무승부에 그쳤다. 데파이 없이 무득점에 그쳤던 네덜란드가 이번엔 3-1 완승을 거둔 것이다. 이 점만 보더라도 네덜란드 공격에 있어 데파이의 비중이 얼마나 큰 지를 확인할 수 있다.

네덜란드 입장에서 승리보다도 더 고무적인 부분은 마침내 데파이가 골을 신고했다는 데에 있다. 데파이는 최근 활약상과 별개로 유난히 골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2019년 10월 10일, 북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이후 A매치 6경기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경기에서도 데파이는 10분경과 50분경에 시도한 위협적인 슈팅이 모두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그는 4번의 슈팅 끝에(유효 슈팅 3회) 55분경 골을 신고하면서 538분 무득점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네덜란드와 데파이 모두에게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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