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필립스가 부상에서 돌아오자 승리도 돌아오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0. 11. 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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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즈, 에버턴전 1-0 승
▲ 필립스, 리즈 소속으로 150경기 출전
▲ 리즈, 필립스 출전한 경기 승률 42.9% & 경기당 승점 1.57점 & 경기당 실점 1.29골
▲ 리즈, 필립스 결장한 경기 승률 33.3% & 경기당 승점 1점 & 경기당 실점 2.67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 빠졌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핵심 미드필더 캘빈 필립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에버턴을 꺾고 오랜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승격팀 리즈가 구디슨 파크 원정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0라운드에서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리즈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의 사슬을 끊고 승리하면서 14위에서 11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리즈는 평소 즐겨 사용하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원톱으로 패트릭 뱀포드가 포진했고, 에즈기얀 알리오스키와 하피냐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핵심 미드필더 켈빈 필립스가 포백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위치한 가운데 잭 해리슨과 마테우스 클리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스튜어트 댈러스와 루크 에일링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리엄 쿠퍼와 로빈 코흐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일랑 멜리에 골키퍼가 지켰다.


반면 에버턴은 좌우 측면 수비수 뤼카 디뉴와 시머스 콜먼이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공백이 발생하자 전문 측면 수비수가 없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도미닉 칼버트-르윈을 중심으로 히샬리송과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고, 알렉스 이워비와 톰 데이비스가 좌우 측면에 서면서 공수 모두를 동시에 책임졌다. 알랑과 압둘레예 두쿠레가 중원을 구축했고, 마이클 킨을 중심으로 메이슨 홀게이트와 벤 고드프리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으로 나섰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지켰다.

리즈는 최근 3경기 1무 2패 포함 6경기에서 1승 2무 3패에 그치고 있었고, 에버턴은 지난 주말 승격팀 풀럼에게 3-2로 승리하기 이전까지 4경기 1무 3패의 부진에 빠져있었다. 그러하기에 이 경기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승점 3점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리즈는 무려 23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에버턴 역시 15회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양 팀 모두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기에 한 골 밖에 나오지 않았을 뿐 득점 찬스 자체는 많이 만들어낸 경기였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공격을 주도한 건 리즈였다. 리즈는 후방 플레이메이커 필립스의 지휘 아래 하피냐가 디뉴의 부상 공백으로 약점이 된 에버턴의 왼쪽 측면 수비 뒷공간(하단 에버턴 선발 라인업 포메이션 도판의 빨간 원 부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뱀포드를 위시해 해리슨과 클리치도 슈팅을 적극적으로 가져가면서 에버턴의 골문을 위협했다.


리즈는 9분경, 하피냐의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해리슨이 슬라이딩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갔다. 이어서 20분경 클리치의 패스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뱀포드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픽포드 골키퍼가 역동작이 걸렸음에도 다리를 쭉 뻗어 선방해냈다. 28분경에도 픽포드 골키퍼가 하피냐의 헤딩 슈팅으로 손끝으로 쳐낸 데 이어 루즈볼 상황에서 해리슨의 슈팅을 고드프리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냈다. 전반 종료 직전엔 해리슨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후반에도 리즈의 공세는 이어졌다. 리즈는 선수들이 자주 위치를 맞바꾸는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에버턴의 골문을 공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후반 33분경, 리즈의 골이 터져나왔다.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간 해리슨의 땅볼 크로스를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중앙으로 이동했던 하피냐가 받아선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꽂아넣은 것.

이후 리즈는 공격 템포를 늦추면서 굳히기에 나섰다. 이에 더해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는 하피냐 대신 이안 포베다-오캄포를, 정규 시간 종료 직전엔 해리슨 대신 엘데우 코스타를, 마지막으로 인저리 타임에 뱀포드 대신 로드리고를 차례대로 교체 투입하면서 시간 끌기에 나섰다. 이대로 경기는 1-0, 리즈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의 전술적인 키포인트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하피냐였다. 지난 주말 아스널전에 리즈 이적 후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그는 이번 경기에서 디뉴의 부상으로 약점이 된 에버턴의 왼쪽 측면 수비를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천금같은 결승골까지 넣으면서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이 경기를 주도한 선수는 다름 아닌 부상에서 돌아온 필립스였다. 이는 기록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필립스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2.12km의 활동량을 자랑했다. 이에 더해 볼터치(96회)는 에일링과 함께 공동 1위였고, 최다 패스(84회)와 최다 소유권 획득(12회)를 기록하면서 리즈가 점유율에서 에버턴에게 58대42로 크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슈팅 2회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1회, 드리블 돌파 1회는 물론 태클 2회와 가로채기 2회를 성공시키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2.9%에 달했다. 그가 포백 앞에서 수비진을 보호하면서 키핑을 통해 점유율을 극대화하면서 양질의 패스를 전방에 공급해줬기에 리즈가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이는 그가 리즈 소속으로 기록한 150번째 리그 출전이었다. 이 뜻깊은 경기에서 그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1-0 승리의 주역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연히 그는 '스카이 스포츠'에서 선정한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의 팀 내 비중은 그가 출전한 경기와 결장한 경기의 성적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리즈는 그가 출전한 7경기에서 3승 2무 2패로 승률 42.9%와 경기당 승점 1.57점을 올리고 있다. 경기당 실점은 1.29골에 해당한다. 반면 그가 결장한 3경기에서 리즈는 1승 2패 승률 33.3%에 더해 경기당 승점은 1점으로 줄어든다. 무엇보다도 경기당 실점이 2.67골로 크게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리즈가 그가 뛰었을 때 특별히 약팀만 만난 것도, 그가 결장한 기간에 강팀만 만난 것도 아니다. 리즈는 그가 출전한 7경기에서 리버풀과 풀럼, 셰필드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울버햄튼 원더러스, 아스널, 그리고 에버턴을 상대했다. 그가 어깨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에 애스턴 빌라와 레스터 시티,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한 리즈이다. 그가 빠져있는 동안 리즈는 7, 8라운드에서 레스터와 팰리스에게 연달아 1-4 대패를 당했다가 그가 복귀하자마자 아스널을 상대로 지난 주말 0-0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엔 에버턴에게 1-0으로 승리했다.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 리즈 축구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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