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코로나19 침체 속에서..예상보다 뜨거워지는 FA 시장

배중현 2020. 11.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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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FA 허경민(왼쪽부터)·최주환·오재일. IS포토

예상과 달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뜨거워질 조짐이 보인다.

'스토브리그의 꽃'이라고 불리는 FA 시장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5일 FA 자격 선수 명단(25명)을 공시한 뒤 28일 FA 승인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권리 행사를 포기한 9명을 제외한 16명이 29일부터 협상 창구(해외 구단 포함)를 열고 교섭을 시작했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팽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각 구단의 모기업 경영 상태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선수단을 대폭 정리한 구단도 꽤 있다. 수십 억원의 '돈 잔치'가 벌어졌던 예년 FA 시장과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물밑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른바 '두산 FA 빅3'로 불리는 허경민(30), 최주환(32), 오재일(34)이 시장 분위기를 끌어가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최소 2개 이상의 팀이 영입에 관심을 보여 몸값이 치솟고 있다.

3루수 허경민은 1년 전 오지환(LG)의 FA 계약 금액(4년 40억원)을 넘어설 게 유력하다. 2016년 11월 유격수 김재호(35·두산)가 따낸 4년 총액 50억원 계약도 가뿐하게 뛰어넘을 거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FA 보상 금액(최대 14억4000만원)을 고려하면 몸값이 60억~70억원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주환 영입전도 치열하다. 리그에 흔치 않은 '홈런 치는 2루수'라는 타이틀에 '두산 출신'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수도권 A 구단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며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지방 B 구단도 최주환 영입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오재일은 당초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로 보였지만, F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했다. 외국인 타자에 준하는 파괴력을 갖춘 만큼 1루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은 대부분 오재일을 FA 영입 후보로 두고 있다. C 구단 단장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바라보면 된다"고 촌평했다.

부상에서 재활 중이지만 파격적으로 FA 권리를 행사한 차우찬(왼쪽)과 이용찬. IS 포토

예상을 깨고 FA 권리를 행사한 투수 차우찬(33)과 이용찬(31)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온다. 차우찬은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 5승 5패 평균자책점 5.34에 그쳤다. FA 등급이 'B'라서 이적이 다소 수월할 수 있지만 2020년 연봉(10억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용찬은 더 이해하기 힘들다. 지난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정규시즌 성적도 1승 3패 평균자책점 8.44로 좋지 않다. 내년 시즌 상반기 복귀도 어려워 'FA 재수'를 선택할 게 유력해 보였다. FA 등급이 'A'라서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큰 출혈을 피할 수 없다. 선수 없이 현금으로만 보상을 원할 경우 이용찬의 2020시즌 연봉(4억2000만원)의 300%인 12억6000만원을 보상금으로 내야 한다. "믿을만한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지방 D 구단이 그를 탐낸다는 얘기가 들린다.

예년에는 각 구단이 자체 FA 선수는 '무조건 잡는다'는 의지가 강했다. FA 시장에서 외부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더라도 '집토끼' 단속으로 전력 약화를 최소화했다. 이러면서 불필요한 지출이 생겼다.

이런 온정주의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빗나가고 있다. 삼성(우규민 이원석)과 SK(김성현)가 이미 내부 FA 잔류 움직임을 보인다. 우규민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6점대, 김성현은 최근 3년 동안 실책이 53개로 KBO리그 최다 공동 1위이다.

F 구단 단장은 "팀에 선수가 필요한 것과 돈을 쓰는 건 다른 문제다. 도대체 얼마나 쓸 수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성적을 낸 몇몇 구단은 (FA 시장에서) 돈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로나19로 구단 운영이 어려워서) 선수들과 코치를 그렇게 자르고 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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