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박인비처럼..최혜진은 '골프여제'를 꿈꾼다 [창간인터뷰②]

입력 2020. 11.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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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언젠가는 박세리, 박인비 프로님처럼 되고 싶어요.”

(창간인터뷰①에 이어) 최혜진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8년이다. 당시 그의 나이 열 살.

최혜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서 한창 취미로 골프를 많이 하셨다. 가족들이 연습장에 갈 때 가끔 따라가서 1개씩 툭툭 쳐보는 게 다였는데 어느 순간 아버지께서 직접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셨다”며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주위에서 잘한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그 소녀가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지를.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부터 화끈한 장타력으로 두각을 드러낸 최혜진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투어 2승을 거두며 한국여자골프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 후계자로 거론됐다. 같은 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오픈에도 참가, 깜짝 준우승으로 세계 골프계의 주목까지 받았다.

3년 전 영광의 순간들은 아직도 최혜진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시절 KLPGA 첫 우승과 해외 대회에 나갔을 때 기억이 많이 난다. 아마추어 때는 목표를 하나씩 이룰 때마다 기뻤다”며 “최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얼마 전 최종전 우승이다. 이를 비롯해 사실 매 순간을 기억에 담는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프로로 전향한 최혜진은 정식 프로 데뷔전부터 일을 냈다. 2018시즌 개막전이었던 효성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KLPGA 사상 최초 신인의 개막전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것. 이후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승수를 추가하며 그해 대상과 신인왕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최혜진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2019시즌 5승을 비롯해 대상 시상식 6관왕(대상, 다승왕, 최저타수상, 상금왕, 인기상, 베스트플레이어 트로피)을 차지하는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올해 또다시 대상 포인트 1위에 오르며 2006~2008년 신지애 이후 12년 만에 KLPGA 3년 연속 대상을 해냈다.

프로 전향 후 이렇게 빠르게 정상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을까. 최혜진은 “전혀 못 했다”고 웃으며 “하나하나 이뤄간다는 느낌으로 매 시즌을 치른다. 골프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골프를 시작한 게 신의 한 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최혜진은 “솔직히 적성에 맞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열심히 한다. 좀 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골프를 즐기면서 한 덕분에 12년 동안 특별히 힘들었던 시기는 없었다. 골프가 적성인지 모르겠다는 말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다. 최혜진은 “나는 골프가 잘 안 돼서 어려웠던 상황은 크게 없었다”며 “경기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적은 꽤 있다.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서 잘 되다가 안 되면 힘들다. 또 골프만 하다 보니, 해보고 싶은 것들을 못 하는 것도 아쉽다”고 전했다.

최혜진은 구체적으로 “항상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운동선수라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 몸을 다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활동적인 걸 좋아해도 난 항상 그런 걸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골프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환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LPGA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LPGA가 꿈의 무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최혜진은 “사실 올해 준비를 해서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갑자기 터지는 바람에 가는 길이 쉽지 않아졌다”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무조건 가고 싶다. 내년이라도 기회가 되면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PGA에 진출해야 설정한 목표들을 모두 이룰 수 있다. 최혜진은 “LPGA투어로 향해 세계랭킹 1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서 골프하면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롤모델 역시 앞서 KLPGA 무대를 평정하고 LPGA로 향해 세계를 제패한 박세리, 박인비다. 최혜진은 “두 프로님은 성적도 좋지만, 골프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일을 하신다. 나도 나중에 잘 됐을 때 그렇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네티즌이 직접 참여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나무위키’는 최혜진의 플레이 스타일을 이렇게 정의한다. '시원시원하고 호쾌한 드라이버샷이 일품이다. 드라이브 평균 270야드에 달하는 장타 능력에 수준급의 쇼트게임 능력까지 갖췄다. 공격적인 성향으로 많은 버디를 노리는 플레이는 골프팬들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다. 멘탈 또한 뛰어나다. 오랜 국가대표 생활을 통해 큰 대회를 치렀고 이 때문인지 프로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대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본 최혜진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라는 짧은 말과 함께 골프여제가 되는 그날을 꿈꿨다.

[최혜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KLPGA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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