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1군 매니저→홍보팀까지..차화준 NC 매니저 "몸으로 부딪혀봐야죠" [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0. 12.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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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는 차화준 NC 매니저(가운데). NC 다이노스 제공


차화준 NC 매니저(30)는 선수 이력이 있는 구단 프런트 직원이다.

대연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한 차화준 매니저는 고교 졸업 후 신인 지명을 받지 못해 2009년 LG에 육성선수(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1군에서 1경기도 뛰지 못하고 방출됐고 군 문제를 해결한 뒤 2013년 NC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NC에서도 1군 무대는 밟지 못한 채 2015년 가을,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구단의 제의로 육성팀 매니저로 새롭게 출발한 차 매니저는 지난해부터는 1군 매니저로 선수단을 돕는 역할을 했다. 올해에는 NC가 통합 우승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NC가 우승을 확정한 뒤 집행검 세리머니를 진행한 구단 직원 선수 중 한 명이 차 매니저다.

차 매니저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세리머니에 대한 뒷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우승을 하던 날 나도 우승의 기쁨에 겨워있는데 선수들에게 집행검 세리머니를 알려줘야했다. 사실 경기 전에 주장 양의지와 나, 둘이서만 알고 있었는데 우승에 대한 기쁨을 마음껏 즐길 새 없이 집행검을 가지고 와서 선수들에게 구호까지 알려줬다. 나중에 집에 가서 우승 장면을 영상으로 보면서 즐겼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에도 우승을 해 봤던 기억이 있었지만 프로 무대에서의 우승은 차원이 달랐다. 차 매니저는 “3일 정도는 밤에 우승 장면을 돌려본 뒤에 잤다”며 “선수들이 나에게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 NC의 첫 우승을 이룬 해에 매니저를 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고 했다.

차 매니저는 “보상을 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선수로서 큰 무대를 꿈꿨던 그이기에 감동은 더했다. 현역 시절을 돌이켜본 그는 “매년 방출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갔을 것 같았다. 나도 한계에 부딪힌다는 느낌을 적지 않게 받았다. 그러던 차에 구단에서 야구를 계속 할지, 프런트를 해볼 지 선택권을 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야구를 그만둘 수 있는 시기를 정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재활군 매니저로 시작했고 “몸으로 부딪혀 봐야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1군 매니저를 맡은 첫 해에는 정말 힘들었던 기억 뿐이었다. 선수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영광스러운 장면을 보게 된 차 매니저는 이제 구단 홍보팀으로 보직을 옮긴다.

차 매니저는 “유니폼을 벗고 나서도 야구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이제 회사원처럼 다른 부류의 일을 해야한다니까 기대반, 걱정반의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했다.

이제 다음 시즌 차 매니저는 팀의 좋은 소식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뛰어다닐 계획이다. 그는 “굴러보겠다”는 한 마디로 각오를 다졌다. 차 매니저는 “최소 1년 동안은 구단에서 던져주는 일을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다. 실패도 해 봐야 내가할 수 있는 영역이 생길 것 같다.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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