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 윌리엄스, 줄부상 리버풀의 희망봉으로 우뚝 서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입력 2020. 12. 17. 19:38 수정 2020. 12. 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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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토트넘전 2-1 승리하며 EPL 1위 탈환
▲ 존스, 최다 패스 성공(106회, 성공률 93.8%)하며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 행사
▲ 윌리엄스, 볼 경합 및 공중볼 경합 승률 100% 자랑하며 안정적인 수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두 신예 선수 커티스 존스와 리스 윌리엄스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과의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하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리버풀이 안필드 홈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3라운드에서 접전 끝에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2-1 신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는 시작 전부터 1위 쟁탈전으로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12라운드까지 양 팀은 7승 4무 1패 승점 28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골득실에서 토트넘이 +14로 리버풀(+9)에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하기에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승리가 필요했다.

문제는 리버풀이 이번 시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시달리고 있다는 데에 있었다. 먼저 핵심 중앙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와 조 고메스가 일찌감치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대체했던 조엘 마팁마저 경미한 부상으로 토트넘전 결장이 불가피했다. 이로 인해 수비형 미드필더인 파비뉴가 이번 시즌 초반 줄곧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던 데다가 그의 파트너로 만 19세 유스 출신 수비수 리스 윌리엄스가 선발 출전해야 했다.

중앙 수비수 줄부상으로 파비뉴가 중앙 수비수로 내려간 가운데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에서 영입한 티아고 알칸타라와 베테랑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도 부상으로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윌리엄스와 동갑내기 유스 출신 미드필더 존스가 시즌 초반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이번에도 주장 조던 헨더슨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앞에 위치한 가운데 존스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면서 중원을 구축했다.

그 외 이번 시즌 리버풀에 합류해(울버햄튼 원더러스에서 이적해옴) 초반 좋은 활약을 펼쳤던 공격수 디오구 조타와 백업 측면 공격수 셰르당 샤키리, 백업 왼쪽 측면 수비수 콘스탄티노스 치미카스가 모두 부상으로 결장이 불가피했다. 이래저래 전력 누수가 많은 상태에서 난적 토트넘을 상대해야 했던 리버풀이었다.


존스의 경우 이미 EPL에서 5경기에 선발 출전(교체 3경기 포함하면 총 8경기)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4경기에 선발 출전하면서 어느 정도는 검증된 활약을 펼친 미드필더긴 하다. 다만 상대가 12라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데다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중심으로 단단한 중원을 자랑하는 토트넘이기에 이번 경기가 어떤 의미에선 존스에게 진정한 시험의 장으로 작용할 법했다.

존스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윌리엄스였다. 그는 EPL에선 아직 선발은 고사하고 교체 출전조차 해보지 못했다. 리그 컵과 챔피언스 리그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긴 했으나 아직 경험이 부족한 탓에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이며 아탈란타와의 챔피언스 리그 4차전 패배 당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이끄는 공격진을 상대하기엔 여러모로 힘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먼저 존스는 이 경기에서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06회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리버풀이 점유율에서 토트넘에게 76대24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데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했다. 토트넘 팀 전체의 패스 성공 횟수가 152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경이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패스 성공률은 93.8%(선발 출전 선수들 중 3위)에 달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하면서 슈팅 3회와 찬스 메이킹 2회(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수비도 성실하게 가담하면서 소유권 재탈환 9회(공동 2위)와 가로채기 4회(2위), 그리고 공중볼 경합 5회를 시도해 4회(2위)를 따냈다(공중볼 획득 확률 80%). 활동량은 11.69km로 동료 공격수 피르미누(11.73km) 다음으로 많았다. 성실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존스였다.


존스가 그 동안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가 단순한 유망주가 아닌 리버풀 1군에서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을 리버풀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에게 주었다면 토트넘전을 통해 예상 이상의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선사한 선수는 바로 윌리엄스였다. 그는 195cm의 장신을 백분 활용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공중볼을 획득해냈다. 더 대단한 사실은 그의 공중볼 경합 승률이 100%였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토트넘이 자랑하는 188cm의 장신 공격수 케인은 윌리엄스와의 공중볼 싸움에서 완패(공중볼 획득 2회에 성공률은 50%)하면서 롱패스를 활용한 역습 축구가 제어되는 문제를 노출하고 말았다.

윌리엄스는 볼 경합 과정에서도 7회 참여해 모두 승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로 인해 케인의 볼 경합 승률은 33.3%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리버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걷어내기에 더해 가로채기도 3회를 성공시켰다. 손흥민과 스티븐 베르바인의 빠른 침투에는 다소 약점을 드러내긴 했으나 프로 데뷔 이래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하루였다.


이렇듯 유스 출신 10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쳐준 가운데 리버풀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26분경 선제골을 넣었고, 경기 종료 직전 왼쪽 측면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의 코너킥을 피르미누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리버풀은 1위 탈환은 물론 EPL에서 치른 안필드 홈 66경기 무패 행진(55승 11무)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리버풀은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유스 선수들을 활용 중에 있다. 이번 시즌 출전 선수 숫자만 벌써 31명에 달하고 있는 리버풀이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 덕에 리버풀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시즌 우승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1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클롭은 부상자들이 속출했던 11월 중반, 기자회견을 통해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내가 2008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을 처음 맡았을 당시에도 만 19세와 만 20세 센터백으로 시즌을 소화해야 했다. 그들은 바로 마츠 훔멜스와 네벤 수보티치이다. 여기 리버풀에도 만 18세와 만 19세, 만 23세의 재능들이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도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길 원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문제를 우리 선수들과 함께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실제 도르트문트는 2007/08 시즌만 하더라도 하위권을 전전하다가 13위로 시즌을 마감했으나 클롭이 지휘봉을 잡은 2008/09 시즌부터 훔멜스와 수보티치, 누리 사힌, 마르첼 슈멜처, 케빈 그로스크로이츠 같은 88년생 동갑내기들로 팀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이들에 더해 88년생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비롯해 89년생 동갑내기 스벤 벤더와 카가와 신지를 영입한 데 이어 92년생 대형 유망주 마리오 괴체가 팀에 가세하면서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2010/11 시즌과 2011/12 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를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들은 클롭의 아이들로 불리면서 주가를 높였다. 존스와 리스 윌리엄스, 네코 윌리엄스, 하비 엘리엇, 레이튼 클락슨, 빌리 쿠메티오 같은 10대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뒤를 이어 새로운 리버풀의 보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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