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실력 월반' 이정후, 이번에도 '연봉 월반' 정조준

배중현 입력 2020. 12.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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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5년 차 연봉 협상을 앞둔 키움 이정후. 2020시즌 역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연봉 인상 대상자로 분류된다. IS포토

'바람의 손자' 이정후(22·키움)가 또 한 번 '연봉 월반'을 노린다.

이정후의 올해 연봉은 3억9000만원이다. KBO리그 역대 4년 차 최고 연봉. 2009년 데뷔 4년 차였던 류현진(당시 한화)의 2억4000만원을 가뿐하게 경신했다. 나아가 5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인 2018년 김하성(키움)의 3억2000만원까지 한 번에 넘어섰다. 내년 연봉이 동결되더라도 역대 5년 차 최고 연봉자로 등극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더 높은 곳을 노린다. 올 시즌 140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전년 대비 12개 줄었지만, 홈런·타점·2루타·장타율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장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2017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 세 자릿수 타점을 정복했다. 특히 2루타 49개를 때려내 2018년 제라드 호잉(당시 한화·47개)이 작성한 KBO리그 단일시즌 2루타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연봉 인상' 관련 질문에 "잘했으니까 (인상하는 게) 맞다"며 "원래 잘하는 선수들은 협상이 어렵지 않다. (이정후와 달리) 연봉이 낮았던 선수들이 갑자기 잘하면 기대치가 높아서 어렵다"고 에둘러 현재 상황을 전했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이듬해 307.4%(8300만원) 인상된 1억1000만원에 사인했다. 2019년에는 109.1% 오른 2억3000만원을 받았다. 올 시즌 연봉은 전년 대비 69.6% 상승한 결과였다. 최근 3년 평균 연봉 인상률이 무려 162%이다.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약 70%)으로 인상된다면 연봉 6억원을 넘긴다. 리그 8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인 2018년 나성범(NC)의 5억5000만원을 경신한다. 프로 5년 차라는 걸 고려하면 사실상 '연봉 3년 월반'을 하게 되는 셈이다.

보통 이정후 같은 3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에게는 40% 이상 인상이 쉽지 않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시즌이라서 이적에 대비(보상금)하기 위해 연봉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FA 프리미엄'이 없다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정후라면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시선이 있다.

키움 이정후가 지난 11일 열린 '2020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KBO 제공

이정후는 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했다. 이후 단 한 번의 슬럼프 시즌 없이 매년 성적을 끌어올렸다. 이번 시즌에도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견이 없는 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수다.

대조군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3억8000만원을 받은 2루수 박민우(NC)가 올 시즌에 앞서 36.8% 인상된 5억2000만원에 사인한 바 있다. 2019년 박민우의 기록(타율 0.344, 1홈런, 45타점)보다 2020년 이정후의 기록이 더 앞선다. 40% 이상 인상이 불가능하지 않은 이유다. 특히 키움은 성적에 따른 연봉 고과를 철저하게 적용하는 구단이다. 김치현 단장은 "연차별 연봉 경신을 고려하면서까지 협상하진 않는다. 무리 없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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