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추억' 털어내기 급한 박성현·전인지

김지한 2020. 12. 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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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조용했던 여자 골프스타
박성현, 톱10 없이 6년 만에 무관
전인지 세계 47위→62위로 하락
"골프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올해 골프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시즌이 축소 운영돼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톱랭커들은 대부분 우승을 맛보고 한 시즌을 마쳤다. 여자부의 경우 세계 1위 고진영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 우승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국내 투어 대상 3연패를 이룬 최혜진(21)도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종전에서 정상에 올라 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을 우승 없이 마친 박성현. 기량 저하, 연이은 성적 부진으로 멘털까지 흔들린 힘겨웠던 한 해를 뒤로 하고 2021시즌을 준비한다. [AFP=연합뉴스]

반면 박성현(27)과 전인지(26)는 기대에 못 미쳤다.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국내 투어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미국 무대 진출 초반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올 시즌엔 두 선수 모두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우승 없이 조용하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연초 세계 2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27일 현재 10위로 내려갔다. 5월 국내 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그는 9월 미국으로 건너가 LPGA 투어 7개 대회에 나섰지만, 단 한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했다. 10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PGA 챔피언십에서 17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박성현은 시즌 성적을 점수로 매기는 CME글로브포인트 레이스에서 93위에 그쳤다. 상위 70명에게 주어지는 올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도 놓쳤다. 국내·외를 통틀어 박성현이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지 못한 건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올 시즌을 우승 없이 마친 전인지. 기량 저하, 연이은 성적 부진으로 멘털까지 흔들린 힘겨웠던 한 해를 뒤로 하고 2021시즌을 준비한다. [AP=연합뉴스]

전인지는 2년 연속 무관에 그쳤다. 9월 이후 미국에서 열린 LPGA 대회에선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7월 말 드라이브온 챔피언십부터 출전해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메이저 대회 AIG여자오픈에서 두 대회 연속 공동 7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시즌 후반 발자취가 초라했다. 세계 랭킹도 연초 47위에서 LPGA 진출 후 개인 최저인 62위까지 떨어졌다.

두 선수 모두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박성현은 장타와 샷 감각이 미흡했다. 2017년 LPGA 진출 이후 3년 연속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그린 적중률 톱10을 지켜왔지만, 올해는 달랐다. 드라이브샷 거리 30위(260.77야드), 그린 적중률 106위(63.19%)에 그쳤다. 지난해 기록(드라이브샷 275.55야드, 그린 적중률 75.53%)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지난해 11월 왼 어깨 부상 이후 재활 과정에서 컨디션 난조를 떨쳐내지 못했다.

전인지는 특유의 꾸준함을 잃었다. LPGA 신인상을 받은 2016년 그린 적중시 퍼트수 2위(1.74개)였던 그는 올해 80위(1.84개)까지 내려갔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245.69야드), 정확도(72.85%), 그린 적중률(69.14%) 등 대부분의 기록이 지난해보다 저조하다.

성적 만큼이나 두 선수의 연말 분위기도 우울하다. 최근 미국에서 귀국해 자가 격리중인 박성현은 SNS 계정에 “몸이 천근만근 같은데, 천근만근인 것은 내 마음”이라고 적었다.

전인지는 자신의 팬 카페에 “골프가 아직 좋은데 그만 해야할 지,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길이 앞에 보이는데 걸어가지 못한 내가 스스로 눈 감았던 해였다”고 썼다. 새 시즌 준비에 앞서 답답한 올시즌 기억을 훌훌 털어내는 게 급선무다.

이정은6(24), 조아연(20), 임희정(20) 등 기대주들도 우승 없이 시즌을 마쳤다. 이정은6은 국내 투어에서 2개 대회 준우승했고,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공동 6위에 오른 게 전부다. 스윙 교정으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은 지난해 신인왕 조아연, 국내 대회 톱10에 9차례나 이름을 올리고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임희정도 더 큰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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