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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디섐보 벌크업까진 아니지만..장타근력 다시 키웁니다"

입력 2021. 01. 12. 08:48 수정 2021. 01. 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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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대상·상금왕 거머쥔 '소띠 골퍼'
동계훈련서 드라이버거리 10~15야드 향상 목표
"이젠 활짝 꽃피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지난해 남자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을 거머쥐며 최고의 해를 보낸 소띠 골퍼 김태훈이 2021년 신축년에도 장타 욕심을 숨기지 않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태훈이 경기도 화성시 한 골프클럽에서 힘차게 스윙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최근 몇년간 하지 않았던 거리 늘리는 훈련을 다시 시작합니다. 근육량을 키울 생각인데, 그렇다고 디섐보처럼 겉모습이 확 바뀌진 않을 거에요.”

2020년 한국 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그야말로 김태훈(36) 천하였다. 가장 많은 우승상금(3억원)이 걸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대상을 수상했고, 상금왕(4억9590만원)까지 거머쥐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메인스폰서 후원 계약도 했다.

‘소띠’ 골퍼인 그가 누구보다 벅찬 가슴으로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는 이유이기도 하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경기도 화성시 집 근처 연습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는 그를 만났다.

▶10야드 늘어나는 비거리, 골프가 완전히 달라진다=남자골프 대표 장타자인 그가 몇년만에 다시 비거리 훈련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2013년 장타왕 출신 김태훈은 지난 시즌엔 평균 드라이브거리 304.57야드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최근 2~3년전부터 코리안투어 코스세팅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페어웨이를 좁히고, 러프는 길게 기르고. 저는 어차피 좁은 홀에선 페어웨이에 못넣어요(웃음). 러프에서 트러블샷을 하더라도 차라리 조금이라도 멀리 보내 짧은 클럽으로 두번째샷을 하는 게 훨씬 유리하죠.”

스윙 교정보다는 체력훈련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겠지만, 20kg 체중을 불린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같은 외관상 변화는 없을 거라고 웃었다. 김태훈은 “결국엔 세게 치는 연습이다. 주말골퍼들도 스윙스피드를 올려 세게 친다는 생각을 계속 머릿속에 두고 하루, 일주일, 한달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한계치를 깨뜨려 거리가 늘어나는 걸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은 캐리 기준 10~15야드 정도 늘리는 게 목표다. 그 정도 더 멀리 보내면 세컨드샷 지점이 많게는 이전과 30~40야드 차이가 난다. 한 클럽이 아니라 두 클럽 짧게 잡을 수도 있다. “골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타자는 숏게임이 약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정교한 퍼트 능력(평균퍼트 4위·1.735개)까지 갖고 있다. 올시즌 더욱 업그레이드된 김태훈 골프를 기대케 했다.

김태훈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한 골프클럽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다시 살아나는 남자투어, 고참으로서 책임감=어느덧 투어에서 고참선수 대열에 올랐다. 작년부터 남자투어 인기가 조금씩 되살아나 다행이지만, 아직도 저평가되고 있다고 아쉬워 한다.

“최근 몇년새 스폰서 계약금액이 너무 낮아졌어요. 상위 선수들이 몸값을 제대로 받아야 그 뒤에 있는 선수들도 평가를 어느정도 받을 수 있잖아요. 자존심이 상했죠. 제가 남자선수의 기준을 세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후원 제의가 와도 적절한 선이 아니면 고사해 3년간 스폰서 없이 뛰게 됐습니다.”

김태훈은 작년말 웹케시그룹의 후원 제의를 받으면서 석창규 회장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남자투어와 선수들의 상황, 그리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진심을 담아 설명했고 석 회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었다. 웹케시그룹은 남자투어에선 보기드물게 첫 후원 때부터 골프단을 창단, 김성현·장승보·박정환 등 4명의 선수들과 계약했다.

김태훈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한 골프클럽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이제야 꽃피기 시작했다 말할 수 있어…오래 유지할 것=계획대로라면 2월 미국서 열리는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새해 첫 출격 무대다. 하지만 미국에 도착해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할 경우, 생애 첫 PGA 출전을 또다시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같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으로 얻은 2021-2022시즌 유러피언투어 시드권도 역시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다. “PGA투어 대회는 꼭 출전해 보고 싶었는데 고민이 많네요. 한달 이상을 자가격리로 보낼 순 없으니까요.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하는 문제도 있고요.”

2017년 결혼한 아내 김지은 씨와 사이에 19개월 아들 시윤 군을 두고 있다. 아들은 돌 지난 무렵부터 TV중계로 골프 경기를 보면서 장난감 골프채로 어드레스와 스윙을 곧잘 따라한단다. 아들이 골프 선수를 하겠다고 하면 말리진 않을 생각이다. 프로 13년간 자신의 캐디백을 메주신 아버지 김형돈 씨처럼 김태훈도 아들의 캐디백도 메는 날이 올까. 그는 “아버지처럼은 절대 못할 것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버지 김 씨는 7년전 김태훈이 프로 첫 승을 올리고 다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렇게 말했다. “봄에 피는 꽃이 있고, 여름 가을에 피는 꽃이 따로 있다. 네 꽃은 아직 필 때가 아닌 거다.” 그 당시 김태훈은 “나는 아직 꽃봉오리에 불과하다”고 몸을 낮췄다. 지금은 어떨까.

“이젠 꽃을 피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가장 불안했던 드라이버샷을 어느 정도 잡았거든요. 활짝 피운 꽃을 오래 유지하는 게 목표이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요. 올해는 한번도 못해본 다승에 도전하겠습니다. 그러면 2년 연속 대상도 자연히 따라오지 않을까요.”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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