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이동' 여자배구 세터 '춘추전국시대'

이정국 2021. 1. 12. 15: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터 춘추전국시대.'

갈수록 뜨거워지는 2020~2021 프로배구 브이(V)리그 여자부에서 '세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이다영은 세트당 11.36개를 기록해 역시 리그 1위 세터였다.

'흥벤저스'라는 별명을 얻은 리그 부동의 1위 흥국생명뿐만 아니라, 안혜진이 새롭게 주전 세터가 된 지에스도 최근 3연승으로 리그 2위를 달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트 1~5위 4명이 새로운 주전 세터
전 소속팀과 물고 물리는 관계 흥미진진
흥국생명의 이다영. 한국배구연맹 제공

‘세터 춘추전국시대.’

갈수록 뜨거워지는 2020~2021 프로배구 브이(V)리그 여자부에서 ‘세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올 시즌 팀을 이동한 세터들이 많은 가운데 이적팀과 친정팀 사이의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돼 팬들의 보는 즐거움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세트 기록을 보면 1위부터 5위 가운데 4명이 올 시즌 팀을 옮겼거나, 새롭게 주전 세터가 된 경우다. 11일 현재 세트당 평균 11.51개의 세트를 성공해 세트 1위를 기록 중인 이다영은 지난해 현대건설에서 뛰다가 올 시즌부터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이다영은 세트당 11.36개를 기록해 역시 리그 1위 세터였다.

2위(11.13개)인 IBK기업은행의 조송화는 올 시즌 전까지 흥국생명에서 뛰었다. 조송화는 지난 시즌 세트당 9.72개로 4위였다가 이번 시즌 2위로 급상승했다. 4위 안혜진(GS칼텍스)은 지난 시즌 이고은(현재 한국도로공사)과 교체로 출전하다가 올 시즌부터 주전을 꿰찼다. 5위는 지에스에서 팀을 옮긴 이고은이다. 3위 염혜선(KGC인삼공사)을 제외하고는 모두 팀 주전 세터가 바뀐 셈이다.

외형상으로 보면 세터를 교체한 팀은 꽤 ‘짭짤한’ 성적을 내는 중이다. ‘흥벤저스’라는 별명을 얻은 리그 부동의 1위 흥국생명뿐만 아니라, 안혜진이 새롭게 주전 세터가 된 지에스도 최근 3연승으로 리그 2위를 달린다. 3위 기업은행도 조송화의 가세로 전력이 살아나며 ‘봄 배구’를 노리고 있다.

기업은행의 조송화. 한국배구연맹 제공

반면, 이다영을 내주고 새롭게 세터를 수혈하지 못한 전통의 명가 현대건설은 리그 6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구 전력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으나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주전 세터의 경기력이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연쇄 이동한 세터들로 인해 팀 간 물리고 물리는 양상도 흥미롭다. 흥국생명은 지난 8일 이다영의 친정팀 현대건설에 덜미를 잡힌 바 있다. 또, 12월29일 경기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을 3-2로 힘겹게 따돌렸다. 반면, 전 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조송화가 세터인 기업은행과의 전적을 보면 3번을 만나 3번 모두 3-0 셧아웃승을 거뒀다.

이고은이 새롭게 수혈된 한국도로공사는 이고은의 친정팀 지에스칼텍스에 4전 전패를 당했다. 이런 구도를 볼 때, 이적한 세터의 볼 배급 성향을 파악한 전 소속팀이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안헤진.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러한 이야깃거리가 팬들에겐 보는 재미를 올려주지만, 전문가들은 주전 세터의 대폭 교체로 이번 시즌 팀 경기력이 다소 어수선해졌다는 평가도 한다. 수치상으로는 향상된 것처럼 보이나 경기의 질로 보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정철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흥국생명 이다영은 오히려 현대건설에서 뛰었을 때가 더 안정감이 있었다. 이고은도 지에스에서 안혜진과 교대로 세터를 봤을 때가 더 좋았다”며 “배구는 기록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수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경기력이 향상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한국도로공사의 이고은. 한국배구연맹 제공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