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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억5천만원을 받아야 하는 이유..KT 주권은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21. 01. 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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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


KBO리그가 무려 10년 만에 연봉 조정위원회를 준비한다. 프로야구 연봉 조정 신청의 역사가 바뀔 수 있을지, 다시 정체될지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 투수 주권(25)이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 조정 신청서를 냈다. KT 구단은 주권에게 올해 1억5000만원에서 47% 인상된 2억2000만원을 제시했고, 주권은 2억5000만원을 주장했다. 3000만원 차이를 좁히지 못한 끝에 주권이 연봉 조정신청을 했다.

앞서 연봉 조정 신청을 한 선수는 총 97명 있었다. 중간에 철회하지 않고 조정위원회까지 간 사례는 20명, 그 중 승리한 선수는 2002년 LG 류지현이 유일하다.

선수들이 이기기 어려운 것은 자신이 주장하는 액수가 어떤 이유에서 합당한지 논리적 근거를 자료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고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구단만큼 선수 개인이 치밀하게 준비하기는 매우 어렵다.

최근 정착된 구단들의 고과 산정 시스템은 수백가지 요소를 나눠놓고 포지션별로 적용해 계산하는 매우 복잡한 방식이다. 정해진 계산법에 따라 나온 결과라 구단은 협상 과정에서 좀 더 인상시키더라도 ‘공정성’ 때문에 크게 움직이지 못한다. 선수들이 종종 “협상이 아니라 통보”라고 불만하게 되는 이유다.

단순히 숫자만으로는 선수와 구단 중 누가 맞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구단마다 각자의 고과 시스템이 있어 계산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고 타 구단 선수를 예로 드는 선수 입장은 들어주기 어려운 이유다. 인상률은 대부분 선수의 기존 연봉에 따라 배분된다. 같은 성적이라도 인상률이 무조건 비례해 저액 연봉 선수와 고액 연봉 선수에게 같이 적용되기 어렵다는 논리다.

반면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성적이 가장 확실한 근거다. 무엇보다 팀내 다른 선수 연봉과 비교해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핵심 근거로 들 수 있다.

주권은 지난 시즌 77경기에서 70이닝을 던져 6승2패 31홀드 평균자책 2.70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투수 중 최다 등판 기록과 함께 홀드 1위를 차지했다. 리그에서 가장 고생한 투수이자 가장 잘 던진 불펜 투수다. 팀도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둔 시즌에 투수 고과 1위라 충분히 ‘상징성’을 근거로 더 큰 폭 인상을 주장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일단 KT 구단이 12일 발표한 연봉 재계약 결과를 보면 올해 KT의 고과 산정 배경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100% 이상 인상된 선수는 신인왕 소형준 외에 투수 유원상과 조현우, 외야수 배정대뿐이다. 모두 올시즌 첫 가을야구 진출에 큰 공을 세운 선수들로 연봉이 최저 수준이었다. 유원상은 4000만원, 조현우는 3000만원에서 각각 100%와 150% 올랐다. 전경기 출전한 배정대는 4800만원에서 192% 오른 1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주권의 인상률 47%는 1억1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오른 선발 배제성(55%), 최저연봉인 27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오른 조병욱(48%) 다음이다. 1억2000만원에서 42% 올라 1억7000만원에 계약한 마무리 김재윤보다 좀 더 높다. 김재윤은 56경기에서 5승3패 21세이브 평균자책 3.26을 기록했다.

KT 구단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익이 급감했지만 최고 성적을 거뒀기에 전년도 15% 선이었던 선수단 전체 인상률을 20%로 올려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일단 주권이 제시받은 2억2000만원은 올해 팀내 투수 최고 연봉이다.

KT 구단과 주권은 각각 18일 오후 6시까지 KBO에 원하는 연봉의 산출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조정위원회의 판단 근거가 된다. 앞서 마지막 조정위원회는 2011년 열렸다. 당시 이대호는 롯데가 3억9000만원에서 62% 인상된 6억3000만원을 제시하자 7억원을 주장하며 조정 신청했다. 전년도에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도 7억원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결국 구단안에 사인했다.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무려 10년 만에 조정위원회가 열리게 된 데다 에이전트 제도 도입 이래 첫 연봉 조정 신청 사례이기 때문이다. 선수 혼자 준비해야 했던 이전과 달리 협상 자체부터 에이전트가 나서는 시대다. 이번에는 뭔가 크게 다르리라는 시선도 많다. 관건은 결국 주권 측이 내놓을 ‘2억5000만원’에 대한 근거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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