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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코트 위 주인공들의 땀 빛나도록..판정 신뢰도 높일 것"

조홍민 선임기자 입력 2021. 01.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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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서 코치, 이젠 스포츠행정가..박정은 WKBL 경기운영본부장

[경향신문]

박정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본부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WKBL 본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목표는 ‘심판들 나아졌다’ 평가
‘핸드체킹 룰 강화·외국인 없이’
바뀐 올 시즌, 경쟁력 키울 계기
“젊고 좋은 선수들과 부흥 기대”

화장기 없는 얼굴에 질끈 동여맨 머리. 현역 시절 모습 그대로다. 유니폼만 입으면 당장 코트로 달려나가 슛을 쏠 것 같았다. 바뀐 게 있다면 선수에서 코치로, 이젠 스포츠행정가로 변신했다는 것뿐 농구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현역 시절보다 더 뜨거워 보였다.

박정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본부장(44)의 관심은 한국 여자농구의 중흥과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8년 WKBL 경기운영부장을 거쳐 지난해 7월 경기운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박 본부장은 자신의 농구철학과 선수·코치 시절의 경험을 코트에 쏟아붓고 있는 중이다.

본부장 취임 이후 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심판 판정의 공정성·정확성의 확립이다. 박 본부장은 “경기의 승패는 심판 판정이 아니라 오로지 선수의 땀이 결정지어야 한다”며 “이 신념을 하루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를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WKBL 본부에서 만났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 왜 오심이 나왔는지 돌아보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심판들이 나아졌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예요. 경기의 승패를 절대 심판이 좌우해선 안 됩니다.”

박 본부장이 ‘심판 판정’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고, 그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확한 심판콜 없이 농구의 부흥과 인기는 요원한 얘기일 따름이다. 심판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 본인도 심판 자격증을 취득했고 매일 농구규칙에 대한 공부도 한다. 그는 “보다 공정하고 일관된 판정을 위해서 심판 교육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면 다음 날 심판들이 모여 전날 경기를 리뷰한다. 콜에 대한 오심이 있었나, 지적되지 않은 파울은 없었나 이야기하고 교육(현재는 온라인으로 실시)한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규칙의 가장 큰 변화는 ‘핸드체킹 룰’ 강화다. 이 역시 박 본부장이 도입을 주도했다. 박 본부장은 “그간 손으로 하는 파울을 너무 느슨하게 적용해왔다”며 “핸드체킹 룰 강화는 국제 규정에 가깝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 한 시즌을 마치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잘 정착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본부장은 “외국인 선수가 없는 현 상황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자리가 하나 더 생겨났기 때문”이라며 “득점력이나 전술이 발전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도 이 체제를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외국인선수를 영입할지는 좀 더 고민하고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전만 못한 여자농구의 인기, ‘수준이 떨어졌다’는 비판에 대해서 박 본부장은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한국 여자농구 선수들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어요. 선배들과 수준 차이는 있지만 박지수, 박지현, 이소희 등 젊고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아낌없는 투자와 함께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 경험을 많이 쌓게 해준다면 부흥을 이뤄낼 거라 기대합니다.”

아울러 팬들과의 접점을 더 넓혀 나가는 한편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예전의 인기도 점차 회복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공격만큼 수비에도 노력과 열정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승부도 중요하지만 코트에서는 경기를 마음껏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뷰 말미에 ‘선수 박정은’과 ‘행정가 박정은’의 차이점이 뭐냐고 물었다.

“현역 시절에는 항상 내가 주인공이었던 것 같았어요. 코트 안에서 내가 뭔가 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주인공들이 좀 더 좋은 놀이터에서 재밌고 신나게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조연’이라고 생각해요.”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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