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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산발 도박 파문, '제3의 선수' 있었다..동료 협박까지

배지헌 기자 입력 2021. 01. 14. 11:57 수정 2021. 01. 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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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정현욱, 권기영 ‘도박 물의’로 KBO에 자격정지선수 지정 요청
-드러난 두 선수 외 ‘제3의 선수’ 있었다…퇴단한 C 선수도 불법 토토
-C 선수, 정현욱에게 돈 요구하며 협박해…두산 공식 발표엔 빠져
-신중한 두산 “현 소속선수 대상 조사 결과만 발표…향후 수사 통해 밝혀질 것”
 
두산이 발표한 정현욱, 권기영 외에 제 3의 선수가 있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2명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제3의 선수가 있었다. 
 
1월 13일 오후, 두산 베어스발 소식이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두산은 퓨처스팀 소속 육성 선수인 정현욱과 권기영의 자격정지선수 지정을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요청했다.  
 
두산 공식 발표에 따르면 도박이 문제였다. 정현욱은 스포츠토토를, 권기영은 일명 ‘바카라’로 불리는 온라인 도박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단은 대부업체의 ‘빚 독촉’에서 시작했다. 대부업체에선 정현욱이 돈을 갚지 않자, 직장인 두산 구단에까지 연락해 채무 사실을 알렸다. 채무가 몇백만 원 수준이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거액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욱 선수와 면담한 결과, 합법 스포츠토토는 물론 불법 토토까지 손댄 것으로 드러났다. 고교 3학년 때부터 토토에 빠졌고, 그러면서 빚이 쌓이고 쌓여 사채를 쓰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두산은 면담 직후 곧바로 KBO에 경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후 선수단 전수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포수 권기영이 온라인 도박게임을 한 사실을 털어놨다. 권기영은 지난해 이승진과 함께 SK에서 트레이드로 건너온 선수다. 
 
정현욱과 마찬가지로 고교 시절부터 사행성 게임에 중독됐고, 프로 입단 뒤 잠시 끊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손을 댔다는 설명이다. 지인이 하는 걸 보고 옛 생각이 나서 한번 손댄 게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됐다. 두산은 “권기영에 대한 경위서도 추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퇴단한 선수 C, 불법토토에 동료 협박까지…두산 발표에선 빠졌다
 
스포츠선수의 불법 토토는 심각한 문제다(사진=엠스플뉴스)
 
야구계에선 두산이 이번 문제를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게 대처했다는 평가가 많다. 문제를 인지한 즉시 경위서를 제출하고, KBO에 자격정지선수 지정을 요청했다. 보도자료를 발표해 언론과 팬들에게 알렸다.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부분에 대한 언급보다는 확인된 팩트만 전달했다. 이른바 ‘FM’대로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두산의 발표 내용에 한 가지 빠진 게 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실제 도박 문제에 연루된 선수는 2명이 아닌 3명이었다. 2019년 입단한 투수 C가 두산 발표에는 빠진 제3의 선수다. C 역시 고교 시절부터 프로 입단 이후까지 상습적으로 스포츠 토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 C는 1999년생으로 정현욱, 권기영과 동갑내기다. 신생 고교야구부 출신으로 팀 창단 이래 첫 프로 지명 선수로 화제를 모았다. 신체조건이 좋고 고교 시절 투타를 겸할 정도로 야구 재능이 뛰어나 기대를 모았지만,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조용히 사라졌다. 두산 관계자는 “사생활 문제로 퇴단 처리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군 복무 중이라고 알려졌다.
 
두산이 정현욱과 면담을 통해 C도 스포츠토토를 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C는 이미 두산에서 퇴단한 상태였다. 두산이 요청한 ‘자격정지선수’는 소속 현역선수에게만 해당하는 조항이다. 선수가 선수계약 또는 규약 제58조를 위반한 경우 구단이 KBO 총재에게 요청하는 제재다. 이 때문에 두산은 C 문제를 경위서에만 포함하고, 구단 발표에선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KBO 규약 제34조 자격정지선수 항목(사진=엠스플뉴스)
 
C 선수 역시 합법, 불법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 토토를 일삼았다. 또 정현욱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두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두산 관계자는 “정현욱과 면담 과정에서 ‘네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는 일인데 고백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C 선수 얘길 털어놨다. ‘불법 토토를 한 사실을 알리겠다’고 C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스포츠 선수의 불법 토토는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다. 도박 중독으로 시작해 승부 조작 가담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사건 내용을 접한 야구인은 “불법 토토를 어떤 종목, 어느 경기에 했는지가 중요하다. 문제의 선수가 1군 선수는 아니지만, 프로구단 소속인 만큼 경기 관련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또 불법 토토의 경우 1군 경기뿐만 아니라 퓨처스 경기에도 얼마든지 베팅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앞으로 KBO 조사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 정현욱이 거액의 빚을 지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동료 선수를 협박하고 돈을 뜯어낸 C 선수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 KBO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일반적인 조사로 정리할 내용은 아니다. 불법도박은 본인 계좌를 쓰지 않는 경우도 있고, 타인 명의로 하는 경우도 있다. 수사를 하다보면 현재까지 나온 것 외의 또다른 상황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야곱 불법 토토 은폐 논란 휩싸였던 두산, 이번 도박 사건 대처는 달랐다
 
두산은 지난 2016년 진야곱의 불법 토토 베팅 사실을 은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엠스플뉴스)
 
두산 관계자는 “문제를 축소하거나 은폐할 의도로 C 선수에 대해 공개하지 않은 건 아니다. KBO에 제출한 경위서에도 빠짐없이 설명했다. 다만 현 소속 선수가 아니고, 본인을 직접 조사해서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보니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향후 KBO 조사와 경찰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거 투수 진야곱 사건 때와는 달라진 자세다. 두산은 진야곱의 불법스포츠도박 베팅 혐의를 은폐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16년 NC 이태양과 KIA 유창식의 승부 조작이 드러난 뒤, 조사 과정에서 진야곱의 2011년 불법도박 사실도 밝혀졌다. 두산은 그해 8월 KBO의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면담을 시행해 진야곱의 불법 토토 베팅을 확인했다. 두산은 문제를 인지한 즉시 KBO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KBO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진실게임이 펼쳐졌다. 
 
KBO에 따르면 진야곱의 혐의를 알게 된 건 ‘자진신고’ 기한이 끝난 뒤다. 그것도 두산이 먼저 알린 게 아니라 KBO가 물어봐서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경찰로부터 진야곱의 연락처를 묻는 연락을 받았고, 이후 구단과 경찰을 연결해주는 과정에서 이유를 묻자 뒤늦게 진야곱의 혐의를 알렸다는 게 KBO의 주장이었다. 이후 열린 상벌위에서 KBO는 진야곱에 20경기 출전정지를, 두산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홀’로 벌금 2천만 원을 부과했다. 
 
반면 이번에는 대처가 달랐다. 문제를 인지한 즉시 직원이 집요하게 달라붙어 내용을 파악했고, 경위서 제출과 자격정지선수 요청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향후 조사와 수사를 통해 추가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으면 숨김없이 밝힌다는 게 두산의 입장이다. 두산 관계자는 “C 선수에 대해서도 앞으로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게 있으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KBO 관계자는 “향후 상벌위원회가 열리면 C선수도 상벌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퇴단 선수도 선수 복귀나 지도자 등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벌위 대상에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배지헌 기자 jhap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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