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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테니스 운명의 날' 60억 빚 해결? 현실성 있나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입력 2021. 01. 16. 09:45 수정 2021. 01. 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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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 토론회에 나선 정희균(왼쪽부터), 김문일, 곽용운, 주원홍 등 후보들. 협회
한국 테니스의 향후 4년을 좌우할 운명의 날이 밝았다. 제 28대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다.

협회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내 회의실에서 제 28대 회장 선거를 치른다. 17개 시·도 대의원들과 선수, 지도자, 심판, 동호인들까지 202명의 유권자들이 투표한다.

이번 선거에는 4명의 후보가 나섰다. 기호 순으로 정희균 전라북도 교통문화연수원장(58), 김문일 현우서비스(주) 대표(74), 곽용운 아시아테니스연맹 부회장(61), 주원홍 미디어윌 고문(65)이 도전장을 냈다.

곽 부회장과 주 고문은 각각 27대와 26대 협회장을 지냈다. 정 원장과 김 대표는 첫 도전이다.

이번 선거는 협회는 물론 한국 테니스 전체에도 중요하다. 협회가 지난 4년 동안 소송을 치르면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협회가 지리한 소송을 끝내고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협회는 주 고문의 회장 시절인 2015년 육사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미디어윌과 '대여금 30억원 반환 청구'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최근 2심에서도 지면서 협회는 차입금 30억 원과 이자 25억 원 등 60억 원 가까운 빚을 지게 됐다.

이미 1심에서도 패소한 협회는 법원으로부터 8, 9억 원을 가압류당한 데다 거의 비슷한 액수를 후원업체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협회는 그동안 제대로 된 사업을 펼칠 수 없었다. 이 문제는 향후 협회 운영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때문에 이번 선거의 핵심은 협회 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였다. 4명 후보는 지난 13일 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저마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관건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느냐였다.

주 고문을 뺀 3명의 후보자는 미디어윌에 원금 30억 원은 갚고 이자 25억 원은 협의를 통해 탕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일단 협회가 후원업체로부터 받거나 받을 17억 원 정도를 내고 나머지 13억 원은 일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갚아나간다는 것이다.

13일 테니스협회장 선거 토론회에 나선 사회자 KBS 김기범 기자(왼쪽부터)와 4명 후보들의 모습. 협회
하지만 현재 협회의 상황으로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27대 회장을 맡은 곽 부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스포츠 용품업체의 후원, 대형 포털 사이트와 중계 계약이 끝났다"고 밝혔다. 연간 약 4억 원에 이르는 지원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다시 후원업체를 찾기가 녹록치 않다. 현재 권순우가 선전하고 있지만 2018년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이룬 정현이 부진한 만큼 한국 테니스에 거액을 지원할 업체가 나올지 미지수다.

이자 탕감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곽용운 회장 체제의 협회는 미디어윌이 갖고 있던 육사 테니스 코트의 운영권을 인정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미디어윌이 대여금 반환 소송을 걸었고, 2심까지 승소한 상황. 협회는 대법원까지 상고했지만 승소 확률은 희박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 원장, 김 대표도 승소 가능성을 낮게 봤다.

결국 협회가 원금에 이자까지 갚아야 할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차선책으로는 원금만 상황하는 것인데 이게 쉽지 않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 고문은 27대 집행부에서 미디어윌과 채무 문제 해결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한 데 대해 "친동생인 미디어윌 주원석 회장이 '형이 얼마나 한국 테니스를 위해 헌신했는데 27대 집행부에서 형사 고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절대 풀어주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주원석 회장이다. 협회 부회장과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을 지낸 주원석 회장 역시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동안 한국 테니스를 위해 수십억 원을 선뜻 내놓았던 주원석 회장은 육사 테니스장 운영과 관련해 크게 감정이 상한 상태다. 차기 협회장이 얼마나 주원석 회장을 달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때문에 정 원장은 토론회에서 만약 미디어윌이 이자를 탕감할 경우 주 고문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주 고문의 회장 시절 육사 테니스장 사업을 추진한 만큼 물어야 할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역시 주 고문 및 주원석 회장의 마음을 달래자는 의도다.

이날 토론회에서 4명의 후보들은 모두 한국 테니스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파탄에 이른 협회 재정을 해결하지 않고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협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4년 동안 힘들게 협회가 꾸려져 왔는데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여력이 없다"면서 "새 회장이 오면 아마 10개월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문제 해결을 자신하는 주 고문도 변수는 있다. 육사 테니스장 사업과 관련해 그린벨트 훼손으로 소송을 치르고 있다. 형사 재판인 만큼 주 고문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협회가 30억 원의 원금 상환조차 쉽지 않는 상황. 여기에 원금과 거의 맞먹는 이자 탕감은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16일 제 28대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에 나서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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