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축구일기] B.뮌헨을 상대로 즐긴 축구의 묘미

조회수 2021. 1. 18. 16:16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여러분들에게는 한주간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저는 대부분 같은 스케줄로 일주일을 보내지만 이번주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은 아마 오랫동안 제 기억속에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순간이 무엇인지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려 합니다. 이번에도 이곳에 찾아와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읽는 시간동안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축구의 묘미

여러분들도 아마 예상하셨듯이 이번주 저에게 특별했던 순간은 바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였습니다. 먼저 경기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저는 개인적으로 뮌헨과의 경기를 앞두고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졌는지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평소 때보다  언론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대에 찬 메세지를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감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속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부담도 되었지만 이제는 부담보다는 경기가 끝났을때 그 관심과 기대가 실망과 비난으로 바뀌는 현실이 저를 슬프게 하는거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감수해야 되는 운명이라는거 너무나도 잘 압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동안 꾸준히 잘 해오고 있는 모습은 보지 못한체 한경기에서 우리들이 평소 해오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저와 그리고 우리 팀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야 하다는 것이 솔직히 걱정 됐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똑같이 겪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더 속상하는 것은 앞으로 어린 아이들도 제가 경험하는 이러한 상황들을 겪어야 한다는게 안타깝습니다. 결과에 집중하기 보다는 과정에 조금 더 시선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한경기로 인해 결정되는 삶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과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만약 이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저에게 맞지 않은 곳으로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과연 그게 제에게 좋은일이까요? 지금 당장은 좋을수 있겠지만 그곳에서 생활을 짐작해보면 저는 행복하지 않을거 같습니다. 저를 오랫동안 꾸준히 살펴보고 저에 대해서 잘 알고 진짜 제가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우리 팀이 리그에서는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과연 세계적으로 강한 팀을 만나서도 똑같이 플레이 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B.뮌헨과의 맞대결

감독님께서 우리들에게 승리할 확률은 아주 조금이라고 현실적으로 말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경기시작 하고 1분,10분,20분 골을 먹지 않고 시간이 흘러간다면 우리에게도 승리할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말 축구를 통해서 이런 큰 기쁨을 느낄수 있다는게 감사합니다. 솔직히 2:1에서 경기가 그대로 끝날줄 알았는데 극장골이 들어가서 너무 놀랬습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경기들이 제 기억속에 있다. 그 특별한 기억에 이번경기가 추가되었습니다. 정말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우리의 플레이를 저버리지 않고 해낼 수 있었다는게 자랑스럽습니다. 확실히 상대 모든 선수들이 개개인의 기술들이 좋아서 평소보다 빌드업이나 압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 팀으로서 준비한대로 잘 움직이고 플레이를 해서 세계적인 팀과 그나마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공격 빌드업은 우리가 평소에 훈련한대로 준비했고 다만 공격수들에게 상대가 라인을 많이 올라오니까 뒷공간을 침투하는게 우리팀의 전략이었습니다. 오프사이드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침투하는 장면을 통해서 첫번째 골을 넣어서 참 좋았습니다.  수비 상황에서는 전방에서 할것인지 내려와서 할것인지 압박 위치를 잘 정하는게 우리 전략이었습니다. 



두려웠던 승부차기

저는 승부차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리그경기를 하는데 경기도중 페널티킥이 나서 제가 파넨카 킥을 시도했는데 그게 그만 골대를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실축하고 팀도 경기에 져서 그 이후로는 정말 페널티킥을 안찼습니다. 그러다가 2년전 포칼에서 4부팀과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감독님께서 5번키커로 차라고 했는데 자신이 없어서 못 찬다고 했는데 순서가 뒤에까지 오는 바람에 어쩔 수없이 차서 겨우 성공했었습니다. 또 저번 리그 경기에서도 경기 도중에 페널티킥이 나서 동료들이 저보고 차라고 했는데 자신이 없어서 다른 선수에게 양보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피하기만 했는데 그걸 안 저의 지인분께서 “올해는 꼭 페널티킥 두려움을 떨쳐내자”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는 “그래, 이번에 한번 떨쳐내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감독님께서 “4번 키커로 찰래”?라고 물어봐주셨을 때 당당하게 찬다고 말하고 나갔습니다. 큰 마음을 먹고 나갔지만 저의 차례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긴장되는건 마찬가지 였습니다. 


앞선 선수들이 모두 다 성공 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어디로 찰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저의 차례가 와서 신중하게 공을 놔두고 차려고 하는데 하필 바람에 공이 굴러갔습니다. 꼭 이런 특별한 경우가 생기면 뭔가 좀 싸한 느낌이 드는데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조금 가지면서 심호흡을 크게 하고 찼습니다. 가운데 아니면 왼쪽으로 차야지 하고 찼는데 솔직히 잘 맞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상대 골키퍼가 미리 반대쪽으로 다이빙을 떠서 운 좋게 들어갔습니다. 용기를 내었더니 이런 행운도 찾아오네요. 페널티킥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경기 후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경기를 이긴것도 기쁘고 좋았지만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나보다 더 자기일처럼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에 더 감사했고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최선을 다하는게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찾아온 리그 경기

리그 16라운드 카를스루에와 경기를 앞두고 감독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서 오늘은 벤치에서 먼저 시작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벤치에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중 경기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곧바로 경기를 준비하다 보니 모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동점까지 따라가면서 승점을 가져올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마지막에 실점하면서 진게 아쉽습니다. 

코리안 더비

올시즌 처음으로 코리안 더비를 치뤘습니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함께 뛴다는게 기쁘고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큰 부상을 당하고 오랜 재활시간을 마치고 올시즌 다시 경기에 꾸준히 나오면서 좋은 활약하고 있는 경록이가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올시즌 잘 마무리 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분들도 우리 최경록선수 많이 응원해주세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회복이 다 되지 않아서 오히려 후반에 들어가게 된게 도움이 되었어요. 팀이 2:0으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임했습니다. 그 결과 동점까지 상황을 만들었지만 역전까지 시키지 못해 아쉽습니다. 




톡채널 댓글 Q&A

Q.경기때 추위를 느끼시는지?

네. 많이 느낍니다. 특히 손가락과 팔이 가장 추위를 많이 타요. 

Q.개인 몸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팀에서 나눠주는 훈련 프로그램을 하고 영양제를 먹으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Q.독일날씨는 어떤가요?

한국보다는 확실히 덜 추워요. 하지만, 비가 자주 오고 해를 잘 못 봐요..

Q.이재성 선수의 가치관에 대해.

이 부분은 나중에 나의 가치관으로 해서 따로 한번 이야기를 적어 볼게요.

Q.좋아하는 향이 있나요?

강한 향 말고 은은하게 나는 향이 좋아요.

Q.요즘 묵상하는 성경 말씀이 있나요?

따로 묵상하는건 없고 저희 교회에서 새벽예배는 ‘사사기’를 묵상하고 있고 말씀 읽기는 ‘레위기’를 읽고 있어요. 

Q.나만의 스트레스 푸는 법

저는 몇가지가 있어요. 첫번째는 맛있는 음식 배부르게 먹기. 두번째는 청소하기. 세번째는 아무 생각없이 쉬기. 네번째는 쇼핑하기. 다섯번째는 친구들이랑 통화하기. 




앞으로 이틀동안 쉬게 되었는데 모든 부분에서 내려놓고 회복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밤경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생활패턴이 너무 바뀌기 때문입니다. 잠자는 시간도 평소보다 늦어지고 그러다 보니 다음 날도 피곤이 쌓이고 피곤하니 게을러지는 악순환이 반복 됩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훈련과 경기외에는 따로 뭘 하지도 않았고 집에서 쉬기 바빴습니다. 이틀 이라는 시간동안 다시 저의 패턴을 찾고 더 다양한 이야기들로 찾아오겠습니다. 매번 이곳에 찾아와주시는 여러분 모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주간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모든 순간들이 특별할수는 없지만 언제 특별한 순간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매순간 늘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축구일기를 읽으면서 궁금하신 점이나 하실 말씀이 있으신 분들은 이재성의 축구일기 톡채널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댓글 직접 다 확인하고 있고 참고해서 다음 축구일기에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할게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