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가로 새 도전 박지성 "수원 입단 꿈꿨지만..전북, K리그 선도할 때 됐다"[현장일문일답]

정다워 입력 2021. 1. 2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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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21일 고양시 현대자동차스튜디오에서 열린 위촉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다.제공 | 전북 현대
[고양=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전북이라는 팀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K리그를 이끌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그런 시점이 됐다고 본다. 전북이 선두주자로서 선도하기를 바란다.”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은 21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자동차스튜디오에서 열린 어드바이저 위촉 기자회견에서 행정가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앞서 전북은 박지성을 어드바이저로 위촉해 선수 영입과 훈련 시스템 등 전반적 운영에 걸친 조언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박지성 위원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게 된다.

박지성 위원이 K리그에 입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 프로 데뷔했고, 유럽 무대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K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행정가로 변신해 K리그, 그리고 전북과 함께하게 됐다. 박지성은 “K리그 최고의 구단에 합류하게 돼 영광스럽다. 그동안 은퇴 후 행정 관련 공부를 많이 했다. K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 전북 현대와 함께할 일들이 기대된다.
”라는 소감과 함께 “K리그를 이끌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라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다음은 박지성 위원과의 일문일답.

-위촉 소감은?
K리그 최고의 구단에 합류하게 돼 영광스럽다. 그동안 은퇴 후 행정 관련 공부를 많이 했다. K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 전북 현대와 함께할 일들이 기대된다.

-입단 과정은 어떻게 됐는지?
먼저 김상식 감독님께서 12월에 연락을 하셨다. 영국에 있을 때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입국 후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전화를 통해 제안하셨다. 처음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거절했다. 그랬더니 상주하지 않아도 되니 유럽에서의 경험, 공부했던 것들을 공유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셨다. 분기 별로라도 와서 실제적인 만남을 갖고 공유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하셨다. 거기엔 이견이 없었다. 클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맡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 도움을 주고 싶은지?
구단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도 거부감 없이 모든 것을 공유할 생각이다. 전북은 이미 K리그에서 최고의 클럽이다. 제가 온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유소년이나 그 외적으로 구단 시스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업무 파악도 해봐야 한다. 전북 축구팬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유소년 시스템을 어떻게 꾸려 1군에 올릴지에 대해서도 사무국과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앰버서더 활동은 어떻게 되는지?
당연히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전북 현대 일을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없다. 안 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유소년 파트에서 일을 했다.
유소년 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협회도 나름 변하려고 노력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중점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있다. 유소년 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선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성적과 관계 없이 얼마나 많은 선수들을 1군에 보내고 프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을 보려고 한다. 유럽의 방식,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실 안에서 좋은 것들을 최대한 많이 가져와야 한다. 한국만의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게 제 과제라고 생각한다.

-2002 월드컵 멤버들이 K리그에서 다양하게 일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라는 특별한 시대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때 받은 성원을 돌려드려야 한다. 많이 경험했고 좋은 것들을 많이 봤다. 그것을 토대로 한국 축구가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맞대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K리그 흥행을 위해 활용된다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K리그에 관심을 갖고 소비되는 일에는 환영한다. K리그 흥행에 불씨가 되면 좋겠다.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면서 이 부분만큼은 개선하고 싶다는 점이 있는지?
전북의 현 상황을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변화를 주고 싶은 부분은 유소년 시스템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PSV에인트호번에서 본 것들이 있다. 정말 유소년 축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가 K리그 클럽에서 유소년 축구의 실정을 파악하고 격차를 확인하고 싶다. 그 이상은 아니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하지만 변화는 필요하다. 변화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예산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도 전북이라는 팀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K리그를 이끌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그런 시점이 됐다고 본다. 전북이 선두주자로서 선도하기를 바란다. 대표이사님과 단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

-영국과 한국을 오갈 텐데 얼마나 자주 오게 될 것 같은지?
아직은 한국에 거주할 생각은 없다. 그래서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다. 영국에서 지난해부터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온라인 교육을 받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여러 일이 있다. 추후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거주할 생각은 있다. 지금은 그럴 상황은 아니다. 전북 일을 하게 됐으니 최소한 분기 별로 한국에 오게 될 것이다. 체류 기간도 꽤 된다. 미팅, 여러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비대면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이런 부분도 잘 활용하면서 일을 해나갈 생각이다.

-혹시라도 미래에서 전북과 맨유가 클럽월드컵에서 만난다면 어떤 팀을 응원할 것인지?
제가 일하는 전북을 당연히 응원하겠다.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상당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저도 그런 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K리그에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
물론 K리그 클럽에서 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다. 이렇게 빨리 올지 몰랐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것들을 공유할 기회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쓸모가 없다. 나누고 누군가가 할 수 있다면 한국 축구에도 좋은 일이라고 본다. 기쁜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다.

-지도자 수업을 받는 이유는?
프로 감독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후에 행정가의 일이 원하는 분야가 아닐 수도 있다. 유소년을 가르치는 일에는 관심이 있다. 축구선수를 어떻게 지도자로 바꾸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그런 부분을 알게 되면 지도자와의 교류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늦게나마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다. P급까지 딸 생각은 전혀 없다. B까지는 따려고 한다. A 획득 여부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제의를 받았을 때 상의했다. 첫 번째는 제가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가족들도 반갑게 저의 결정을 따라줬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K리그 선수가 되는 것을 꿈꾸기도 했을 것 같다. 당시 가고 싶은 팀이 있었을 텐데?
고등학교 때 K리그 선수가 되는 것을 꿈꿨다. 수원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수원 삼성에서 뛰고 싶었다. 당시에 볼보이를 한 적도 있다. 수원에 입단하는 꿈을 꾸었는데 이뤄지지는 않았다. K리그 선수 커리어는 없지만 행정가 시작을 전북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본인만의 축구 철학이 있다면?
결국 저는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색깔의 축구를 해야 한다는 철학은 없다. 김상식 감독께서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하셨다. 그 전 최강희 감독님 시절부터 이어온 색깔이다. 많은 팬이 전북을 떠올릴 때 그런 이미지를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북이 가져가야 할 축구는 공격 축구일 것이다. 김상식 감독님은 선수, 코치를 거쳐 감독이 됐기 때문에 DNA를 잘 안다. 저는 클럽 전반의 색깔을 낼 방향을 생각하겠다. 앞으로 더 조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클럽은 지역 색깔이 잘 나와야 한다. 역사 안에서 정체성을 찾는다. 제 철학은 중요하지 않다. 클럽만의 색깔을 찾아갈 수 있도록 행정가로서 일하겠다.

-팬에게 한 마디.
저 역시도 전북에서 첫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어떻게 발전해갈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앞으로도 사랑해주시고 저도 전북이 튼튼하고 건강하고 많은 클럽이 배워가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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