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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편견 날린 '진짜 홈런왕' 떠나다..행크 에런 86세로 별세

이용건 입력 2021. 01. 24. 17:27 수정 2021. 01.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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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부터 2007년까지 33년간 '홈런왕'으로 군림했던 헨리 행크 에런(사진)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에런은 미국 메이저리그와 흑인 스포츠역사에서 전인미답의 기록을 남긴 위대한 타자다.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조차 생전에 "나 자신보다 더 존경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에런을 꼽았다. 에런은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시절에 현역으로 뛰면서 '백인의 영웅' 베이브 루스 통산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통산 755개. 루스의 홈런 기록에 1개 모자란 채로 1974년 정규시즌을 시작한 그에게는 100만통에 가까운 편지가 쏟아졌다. 대부분 은퇴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편지였다. 그해 4월 8일 경기에서 에런은 715번째 홈런을 날려 루스의 기록을 깼고 '흑인은 열등하다'는 편견도 동시에 깨뜨렸다. 그의 기록이 스포츠사를 넘어서 정치사·문명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 에런의 홈런 기록 755개는 2007년 배리 본즈에 의해 깨졌다. 그러나 미국 야구 팬들 중에는 약물 스캔들에 휘말린 본즈보다는 에런이 '진짜 홈런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1934년 앨라배마주 모빌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8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에런은 야구 장비를 사지 못해 막대기와 병마개로 혼자 타격 연습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1954년 스무 살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976년까지 23시즌을 뛰었다. 3298경기에 출전해 1만2364타수 3771안타(타율 0.305), 755홈런, 2297타점, 240도루를 기록했다. 통산 타점은 지금도 1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에런이 베이스를 돌 때, 기록만 좇지 않았다. 에런은 편견의 벽을 깨는 게 우리가 하나의 국가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 에런은 미국의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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