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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부순 755홈런포.. "당신은 진짜 홈런왕"

송용준 입력 2021. 01. 24. 20:01 수정 2021. 01. 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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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홈런왕 헨리 행크 에런이 지난 23일 향년 86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1934년 앨라배마주 모빌의 가난한 흑인 가정의 8남매 중 하나로 태어난 에런은 돈이 없어 막대기와 병마개로 타격 연습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결국엔 베이브 루스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등 가난과 인종차별을 딛고 성공한 역대 최고 타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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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전설' 행크 에런 타계
1974년 살해 협박 딛고 루스 기록 깨
가난·인종차별 극복 역대 2위 기록
1위 본즈 약물 논란에 가치 더 빛나
은퇴 후 2002년 '자유의 메달' 수상
야구인 등 각계서 추모 물결 줄이어
바이든 "편견 벽 깬 에런, 美의 영웅"
지난 23일 별세한 행크 에런을 추모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마련된 추모 조형물에 팬들이 바친 꽃들이 놓여 있다. 애틀랜타=AFP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홈런왕 헨리 행크 에런이 지난 23일 향년 86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1934년 앨라배마주 모빌의 가난한 흑인 가정의 8남매 중 하나로 태어난 에런은 돈이 없어 막대기와 병마개로 타격 연습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결국엔 베이브 루스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등 가난과 인종차별을 딛고 성공한 역대 최고 타자이기 때문이다.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가 생전에 ‘나 자신보다 더 존경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에런을 꼽은 것이 그의 위상을 잘 말해준다.

에런은 숱한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니그로리그의 마이너리그 구단을 거쳐 20세이던 195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신인 밀워키 브레이브스에서 MLB에 데뷔해 1974년까지 애틀랜타에서 뛰었고 이듬해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돼 1976년까지 23년을 선수로 활약했다. 3298경기에 나서 3771안타(통산 3위), 타율 0.305, 755홈런(통산 2위), 2297타점(통산 1위)을 기록했다. MLB 최초로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 달성했고 홈런을 뺀 안타만 3016개로 빅리그에서 유일하게 통산 500홈런 타자 중 홈런 제외 3000안타 고지를 밟는 등 힘과 정교함을 모두 갖춘 선수였다.

무엇보다 에런의 6856루타 기록은 거의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문 5위이자 현역 1위인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5923루타)와의 격차가 크다. 이에 더해 에런은 1955∼1975년 21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돼 이 부문 최다 기록도 가지고 있다. 다만 매년 눈부신 활약에도 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단 1번에 불과했다.

그래도 에런의 모든 기록 중 통산 755홈런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는 762홈런을 날린 배리 본즈에 의해 역대 2위 기록이 됐지만 본즈의 약물 사용 문제로 에런을 ‘진짜 홈런왕’이라고 여기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1974년 4월8일 루스의 714홈런 기록을 넘어 통산 715번째 홈런을 날린 순간은 MLB 역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에런이 백인의 우상인 루스의 통산 홈런 기록에 1개 모자란 채로 1974년 정규시즌을 시작하자 그에게 “은퇴하거나 아니면 죽어버려” 등의 협박 편지가 쇄도하는 등 극심한 인종차별 모욕과 위협에 시달렸다. 에런이 통산 715번째 홈런을 치자 백인 남성들이 그라운드에 난입, 집에서 TV 중계를 보던 가족이 공포에 질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다행히 이들은 에런의 기록을 축하하려는 팬들이었다.
에런이 1974년 4월8일 열린 LA 다저스전에서 베이브 루스의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개인 통산 715호 아치를 그린 뒤 홈런볼을 들어보이는 모습. 애틀랜타=AP연합뉴스
은퇴 후 198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에런은 2002년에는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다. 에런은 1982년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팀을 이끌고 방한해 한국 프로야구팀들과 7차례 친선경기를 갖기도 했다.

에런의 타계에 야구인들은 물론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에런이 베이스를 돌 때, 기록만 좇지 않았다. 에런은 편견의 벽을 깨는 게 우리가 하나의 국가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에런은 미국의 영웅이었다”고 썼다.

본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에런에 대해 “당신은 선구자였고, 선례를 남겼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선수들은 당신을 롤모델로 삼고, 꿈을 꿀 수 있었다”고 적었다. 현역 최고 선수로 꼽히는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는 “에런을 보며 경기장 안팎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오늘 전설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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