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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대표는 경험 아닌 증명하는 자리"

송지훈 입력 2021. 01. 25. 00:04 수정 2021. 01. 2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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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프로축구 강원 대표이사
한국축구 수혜자로서 되갚는 일
전용구장 개막경기 토트넘 희망
성적·흥행·수익 모두 붙잡을 것
이영표 대표는 프로축구 강원을 맡아 또 한 번 신화 작성에 도전한다. 장진영 기자

프로축구 강원FC 이영표(44) 대표이사는 전북 현대 박지성(39) 어드바이저와 함께 올해 K리그의 주목받는 축구 행정가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라는 후광 효과와 프로 통산 최연소(1977년생) 대표이사라는 타이틀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선수와 방송 해설위원, 사회사업, 예능 방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왔다. 팬과 축구계는 그가 구단 경영인으로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최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만난 이 대표는 “행정 경험이 일천한 나와 (박)지성이 같은 40대 젊은 경기인 출신이 K리그에서 중책을 맡았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갈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일천한 경험’과 ‘기대와 우려’라는 조건 및 환경을 알면서 왜 부담스러운 역할을 마다치 않았을까.

이 대표는 그 이유로 “해야만 한다”와 “할 때가 됐다”는 두 가지 사명감을 제시했다. 그는 “(박)지성이와 나는 2002년 한국 축구가 남긴 위대한 유산의 수혜자다. 한국 축구의 뜨거운 성원 속에 유럽 최고 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많은 걸 경험했다. 행정가의 길을 선택한 건 ‘무엇을 돌려줄까’를 깊이 고민한 결과다. 좋은 선수를 키워내는 것만큼, 해외에서 경험한 시스템을 한국 축구에 이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직접 부딪쳐 본 프로축구단 행정은 이 대표가 예상했던 것보다 복잡한 작업이었다. 그는 “팀을 지탱하는 ‘선수단’과 ‘프런트’라는 두 수레바퀴의 모양과 크기를 동일하게 다듬어야 한다. 여러 부서끼리 서로 부딪치는 이해관계를 교통 정리하는 게 힘들지만 즐겁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김병수(49) 강원 감독과 매일 머리를 맞대고 선수 보강을 논의한다. 새 시즌 강원이 선보일 축구 색깔을 디자인하고 마케팅 전략도 짠다. 그는 “(대표이사는) 성적도 내고, 돈도 벌어야 하는 자리다. 내가 좋은 흐름을 만들어야 내 뒤로도 더 많은 경기인 출신 행정가가 나올 수 있다.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영표 사장’은 선수 시절 몸담았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선수 이적 협상 능력과 선수단 운영 노하우, 밴쿠버 화이트캡스(캐나다)의 마케팅 역량에 주목했다. K리그에 도입할 수 있는 요소를 열심히 추리고 있다. 그는 “강원이 1만여 석 규모의 전용구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완공하면 개장 경기로 토트넘을 불러오고 싶다. 물론 손흥민(29)이 꼭 뛰는 조건으로”라며 웃었다.

이 대표는 해설위원이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을 향해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로부터 7년, 이제는 ‘대표이사 이영표’가 경험하는 게 아니라 증명할 차례다. 무엇보다 성적과 흥행, 수익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는 “해외 여러 구단을 거치며 눈여겨 봐왔던 노하우를 모두 쏟아붓겠다.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돈도 많이 벌어서, K리그 시·도민구단의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첫걸음은 뭐가 될까.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지친 팬과 강원도민을 축구를 통해 활짝 웃게 하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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