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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극복하는 신념 ing..우리는 그를 '작은거인'이라 부른다 [전훈인터뷰]

김용일 입력 2021. 01. 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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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음에 들어요. 그거 말고는 어울리는 게 없는 것 같아요."

'키 160㎝, K리그 최단신 국내 선수'인 김현욱(26·전남 드래곤즈)의 애칭은 '작은 거인'이다.

그는 최근 새 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을 하는 전남 광양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학창 시절 10명의 감독이 있다면 거의 다 (작은 키 때문에) 꺼리셨다"며 "감사하게도 그중 나를 좋아해 준 지도자를 만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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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김현욱이 지난 18일 전남 드래곤즈 연습구장에서 진행된 새 시즌 대비 전지훈련 중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양=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항상 마음에 들어요. 그거 말고는 어울리는 게 없는 것 같아요.”

‘키 160㎝, K리그 최단신 국내 선수’인 김현욱(26·전남 드래곤즈)의 애칭은 ‘작은 거인’이다. 키는 작지만 그라운드에서 거인처럼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흔히 키는 농구에서 가장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불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대 축구에서도 키는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축구는 갈수록 다채로운 전술로 공중전과 지상전이 동시에 벌어진다. 신체 조건이 우월한 선수를 활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작은 키의 핸디캡을 극복하려면 ‘특별한 무언가’를 지녀야 한다. 키 170㎝ 단신이나 뛰어난 신체 밸런스와 빠른 드리블, 골 결정력으로 세계 축구를 지배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다.

김현욱은 메시보다 10㎝나 더 작다. 어릴 때부터 승부의 세계에 노출된 한국 축구 구조에서 ‘키 작은 축구 선수’는 외면받는 편이다.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도 유소년 시절 또래보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여러 지도자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일화가 있다. 경남 밀성중과 부산 동래고를 졸업한 김현욱도 쉽지 않았다. 그는 최근 새 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을 하는 전남 광양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학창 시절 10명의 감독이 있다면 거의 다 (작은 키 때문에) 꺼리셨다”며 “감사하게도 그중 나를 좋아해 준 지도자를 만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인에 가깝게 신체가 만들어지는 고교 시절 제대로 이를 악물었다. 김현욱은 “큰 선수를 만나면서 내가 (다른 동료처럼) 똑같이 준비하거나 훈련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팀 훈련 외에 매일 목표치를 두고 코어근육 강화 등 맨몸 운동을 한다”며 “볼 다룰 때도 잘하는 것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현욱을 보면 작지만 돌덩어리 같은 탄탄한 체격을 자랑한다. 메시처럼 왼발을 쓰는 그는 2선에서 자신보다 2~30㎝ 큰 상대를 앞에 두고도 무게 중심을 낮게 하면서 기민한 방향 전환과 속도, 예리한 패스로 무너뜨린다. 때론 상대 허를 찌르는 슛과 세트피스 킥으로 해결사 구실도 한다. 김현욱을 ‘전남 메시’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지난 2017년 제주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22경기를 뛰며 4골2도움을 기록하며 존재 가치를 알렸다. 2019년엔 강원으로 둥지를 옮겨 31경기(2골2도움)를 출전했다. 지난해 강원에 여러 스타 선수가 영입되면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김현욱은 하반기 전남으로 이적해 20경기를 뛰며 3골1도움으로 제 몫을 했다. 90분 내내 흔들림 없는 조직적인 수비 밸런스와 실리적인 역습을 추구하는 전경준 감독 체제에서 김현욱은 전술의 핵심이 됐다.

전남 김현욱이 지난해 8월3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대전과 경기에서 에디뉴를 앞에 두고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작은 키를 극복하고 톱클래스로 거듭나는 데 최종 열쇠는 빠른 판단이다. 김현욱은 “판단하는 건 신체적인 약점과 관련이 없지 않느냐”며 “어릴 때부터 메시 영상을 꾸준히 봤고, 최근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티아고 알칸타라도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급 선수는 미리 생각하고 다음 수를 보는 속도가 빠르다. 그라운드에서 뛸 때와 경기장 위에서 볼 때 시야가 다른데, 그들의 시야는 위에서 보는 것과 같더라”고 언급했다. 스스로 이런 시야를 갖추기 위해서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신념’으로 신체 약점을 지워온 축구 인생.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지름길도 마찬가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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