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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도 더이상 '철밥통' 아니다 [긴급분석]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21. 01. 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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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개막경기를 경기장 밖에서 팬들이 구경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를 공식화했다. 신세계그룹은 26일 1352억8000만원에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25일 SK텔레콤의 프로야구단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야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SK 와이번스는 2000년 창단 이후 20년 넘게 야구단을 운영해왔고, 좋은 성적은 물론 스포테인먼트라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야구단 운영의 모범 사례로 평가 받았다. 최창원 구단주의 야구 사랑과 함께 그룹 오너 일가의 야구사랑이 잘 알려져 있던 터여서 갑작스런 매각 결정은 야구계를 크게 흔들었다.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인수는 다행스런 점이지만 SK의 매각 결정은 다른 구단에 ‘신호’로 작용할 수 있어 야구계 전체에 긴장감이 돈다. 김도균 한국체육학회장(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은 “(이번 매각·인수 결정이)코로나19 이후의 프로스포츠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삼성 라이온즈의 운영이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시작됐던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1980년대 프로스포츠 출범 때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스포츠단 운영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26일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와 한국 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지원’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SK 최태원 회장은 환경, 소셜, 거버넌스를 뜻하는 ESG를 중요하게 여겼다”며 “프로야구 보다는 아마추어 스포츠가 그 방향에 더 맞다고 본 것 같다. 반대로 신세계는 기업의 방향과 야구가 맞아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야구단 매각은 ‘지금까지 해 왔으니 앞으로도 야구단을 운영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신호다. 기업 상황에 따라 구단의 존폐는 전격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

구단의 자립은 물론, KBO리그 역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위기 극복 및 생존을 위해 “야구선수들이 스스로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SK 구단 매각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성폭행, 사기 등의 범죄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두산 2군 선수들의 불법 베팅 사실도 드러났다. 이 위원은 “야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탈행동 등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기량발전을 위한 노력과 팬서비스는 기본이다. 야구의 품격을 스스로 높일 때 야구 산업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운영 주체의 변화가 리그의 혁신과 발전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 구단 사장은 “새 기업이 들어오면, 새로운 문화가 유입된다. KBO리그 역시 신생 구단들이 변화를 가속화시켰다”고 설명했다. 1352억원의 인수 금액은 리그 운영의 또 다른 신호다. 그는 “연간 100억원의 적자를 고려하고 13년을 운영한 뒤 매각하는 계산이 가능하다. 프로야구라는 시장의 플레이어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프로구단 운영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는 프로스포츠의 선진화가 이뤄지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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