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체육회 퇴단' 컬링 송유진 "최저임금에 연습 횟수 줄어"

박장식 2021. 2.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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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진-전재익 듀오 해체.. 경북체육회 두달 사이 9명 연쇄 퇴단

[박장식 기자]

 최근 경북체육회를 퇴단하고 '무적' 신분이 된 송유진 선수.
ⓒ 박장식
코리아 컬링 리그 등 경기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던 믹스더블 송유진 선수가 최근 경북체육회를 퇴단했다.

함께 하던 전재익 선수는 4인조 남성 팀으로 편입되었고, 송유진 선수는 향후 거취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송유진 선수는 "현재 어느 팀에 소속되거나 편입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북체육회는 지난 12월부터 최근까지 퇴단 '러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남자 선수 이기정, 이기복, 성유진의 강원도청 영입에 이어 2월 '팀 킴은정' 전원의 퇴단, 이어 송유진 선수의 퇴단까지 일어나게 되었다.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더욱 나은 대우가 필요했다'는 이유로 퇴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 퇴단 가장 큰 이유 '돈'... 경북체육회 예산 줄었다

송유진 선수뿐만 아니라 경북체육회의 '팀 김은정' 선수 전원도 최근 경북체육회에서 집단으로 퇴단했다. 당장 12월에는 남자 팀의 이기정과 이기복 선수가 퇴단한 데 이어, 성유진 선수까지 믹스더블 국가대표 자격을 포기하고 함께 강원도청으로 이적했다. 선수들이 퇴단한 가장 큰 이유는 연봉 문제였다.

경북체육회 컬링 선수들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이전 장기간의 계약을 맺었는데, 현재 장기계약이 만료되어 다시 계약을 이어가야 했던 상황이었다. 일부 선수들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50% 이상의 연봉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다시 책정된 연봉이 동결 수준에 가까워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

이러한 문제는 경북체육회의 올해 예산 편성이 좋은 방향으로 흐르지 못한 데서도 기인한다. 코로나19 범유행 등으로 인해 경북체육회에 편성된 예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선수들의 고과 등을 고려했지만 예산 문제 탓에 연봉을 동결한 금액으로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경북체육회 측의 설명이다.

당장 '팀 김은정' 선수들의 재계약이 어려웠던 데에도 서로의 선택지가 없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선수들 역시 올림픽 이후 3년만의 재계약 테이블에서 자신의 성과를 높아진 연봉으로 증명받기를 원했지만, 경북체육회 측은 거듭되는 검토 끝에도 더 이상 연봉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야만 했다.

경북체육회 관계자는 "당장 다른 종목들 사이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어느 한 종목 선수의 연봉을 올린다면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내려야만 하는 이중고에 빠져 있다"면서, "체육회 역시 연봉 동결의 선택지만이 있다보니, 서로 '재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고 협상을 종료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컬링팀의 선수에 대한 대우가 더욱 나은 면도 경북체육회와 더욱 대비된다. 한 컬링인은 "다른 실업팀의 경우 계약금을 지불하는 등 금전적 대우도 나은데다, 숙소나 홈 경기장도 대도시에 자리잡고 있어 경북체육회에 비해 연봉이나 생활 환경 면에서도 나은 것이 사실"이라며 설명하기도 했다.

"최저시급에 가까운 임금, 훈련도 부족..."

송유진 선수는 3일 저녁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경북체육회에서 퇴단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환경적인 부분은 물론 향후 계획 등을 따졌을 때 팀을 나와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이 더욱 나았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놓았다.

송유진 선수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훈련 등의 횟수가 줄었다"면서, "대회 기간에 접어들었을 때에도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당장 최저시급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었다"며 "식대를 비롯한 비용 문제 때문에 현실적인 고민 역시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북체육회 측은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로 문체부 감사를 받았고, 송유진 선수를 비롯한 일부 선수들이 최저시급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그 부분은 현재 시정이 됐다. 훈련횟수 감소는 예산 부족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등의 상황이 더해져서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사실 팀을 둘러싼 상황 역시 불안정했다. 지난 7월 믹스더블 선수들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사건도 있었다. 전재익 선수 역시 군대를 마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팀이 올림픽에서 극적인 메달을 따지 않는 이상 '군입대로 인한 팀 해체'라는 문제도 목전에 다가올 수 있었다.

송유진 선수는 "현재는 의성을 떠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중이다"라며, "다른 실업팀으로 갈지, 클럽 팀으로 전향하거나 더 길게 휴식기를 가질 지를 고르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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