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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ookie] 캔자스시티 로열스 진우영

대단한미디어 입력 2021. 02. 09. 21:34 수정 2021. 02. 0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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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하게 묵직하게 

2024년 메이저리그 데뷔가 유력한 유망주가 있다.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스플리터는 믿을 수 없는 구위를 지녔다는 평가다. 진우영은 2019시즌 루키리그에서 14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35의 성적을 거두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를 만난 소감은 2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묵직하고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다. 대안학교 출신으로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고, 낯선 타지 생활을 통역도 없이 홀로 적응하며 보낸 좌충우돌과 인고의 시간이 역설적으로 안정감 있는 성품을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제2의 류현진, 김광현을 향해 성큼성큼 향하는 슈퍼 루키, 진우영을 만나보자.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곽동희 Location 더그아웃 매거진 스튜디오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입니다. 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1월 8일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캔자스시티 로열스 마이너리그에 소속돼 있는 투수 진우영입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어려웠는데 올 한해는 꼭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생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시즌 기간인데 어떻게 지내나요?

코로나19로 2020시즌을 마이너리그 자체가 취소돼서 몸 상태가 예년과 비교해 부족해졌어요. 그래서 트레이너 선생님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계속 운동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야구선수

공부하는 야구선수로 알려졌어요. 하나만 해도 힘든데, 특별히 둘을 병행한 이유가 있나요?

무조건 프로 선수가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래서 야구만 하면 진로의 폭이 너무 좁아지니까 공부를 병행해야만 플랜 B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려면 아무래도 환경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요. 글로벌선진학교 야구부는 다른 학교 야구부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다른가요?

기본적으로 글로벌선진학교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고 미국식 교과과정을 이수하는 대안학교입니다. 야구부 선수도 공부를 해야 해요. 시험도 똑같이 치러야 하고요. 선생님들도 운동부와 일반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아요. 일반 학생과 똑같은 프로젝트를 내주고 그 모든 것을 감당하면서 야구부 훈련까지 해요. 그런 점에서 일반 학교와 달라요.

최향남 감독과 사제로 만나게 됐는데, 본인에게 최향남 감독은 어떤 분인가요?

저를 투수로 만들어 주신 은사님이고요. 최향남 감독님께 야구도 많이 배웠는데, 야구 외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았어요. 몸 관리하는 것이나 식습관 같은 것도 가르쳐 주셨고요. (미국행에 도움을 주기도 했나요?) 네. 최향남 감독님이 워낙 경험이 많은 분이잖아요. 미국에 다녀오시기도 했고요. 제가 미국으로 가는 데에 큰 영향을 받았죠.

GPA 4.0 만점에 3.5를 받을 정도였어요. 공부와 운동을 다 잘할 수 있는 본인만의 비법이 있다면요?

비법이라고 하기에는 별거 없는데요. (웃음) 공부 시간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운동 시간에는 운동하고 그 외에 밤에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이나 공부도 해요.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체계적으로 쓰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런 태도가 도움이 됐다고 봐요. (시간 관리를 잘한 것 같은데, 힘들면 하기 싫을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극복했나요?) 힘들 때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는 공부를 별로 안 했는데 고등학교 들어오고 난 후부터 미래에 관한 고민을 자주 했거든요. 그래서 하기 싫어도 참고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견뎠어요.

영어를 잘한다고 알려졌는데 현재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글로벌선진학교에서는 영어로 수업을 하니까 기본적인 건 할 줄 알았어요. 그래도 미국 현지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말이 너무 빨라서 어렵더라고요. 2019시즌에 통역 없이 혼자 지냈거든요. 그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영어를 써야만 해서 룸메이트나 동료들에게 먼저 말을 걸었어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계속 부딪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었어요. 이제는 코치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큰 문제 없는 수준이 됐어요.

#야구선수진우영

2017년 12월 인터내셔널 파워쇼케이스에 변우혁과 함께 참가해서 언론에 알려졌어요.

그때 저는 미국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었어요. 미국 대학 야구 스카우트가 오기 때문에 저를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가했고요. 타자보다는 투수 부문에 중점을 두고 참가했어요. 타자 부문은 고척돔에서 열린 국내 홈런 대회에서 4위를 했고요. 타자는 성적 내기가 쉽지 않아서 투수로 눈도장을 찍으려고 노력했어요.

대통령배 광주동성고전에서 140km/h 공을 던지며 프로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본인은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았던 적이 없다고 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팀원이 9명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투수와 타자를 같이 해야 했거든요. 정신이 없었어요. 투수로서 성적이 좋은 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에는 스스로 잘했다고 여기지 않아요. 못한다고 느꼈으니까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2018년 캔자스시티와 15만 달러에 입단계약을 맺고 구단, 학교 관계자가 모두 모인 자리에서 입단식을 했어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정말 많은 분이 오셔서 긴장했던 기억이 나요. 되돌아보면 기분이 아주 짜릿하고 좋았고요. 지금까지 해 왔던 운동이 헛되지 않고 보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2019년 6월 루키리그 AZL 로열스에 배정됐어요. 구속도 152km/h까지 끌어올리고 성적도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인데요. 본인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인가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6, 7월에는 제가 마음먹었던 대로 잘 돼가고 있었는데, 8월이 되니 날씨가 급격히 더워져서 체력이 떨어졌어요. 제가 중점으로 뒀던 제구가 잘 안 되고 볼넷도 많이 줘서 8월 한 달이 부진했던 시기예요. 잘 안 됐던 시기가 있었으니까 70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스플리터가 주무기로 여겨지고 있어요. 어떻게 스플리터를 장착하게 됐나요?

고등학교에 시절에는 속구 하나밖에 없었는데 미국으로 가면서 슬라이더를 추가했고요. 투수 코치님이 체인지업이나 떨어지는 무기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체인지업을 던져봤는데, 저한테는 체인지업이 잘 안 맞더라고요. 다른 투수들의 영상을 보다가 저한테 잘 맞는 게 스플리터라고 판단해서 여러 번 던져보고 연습을 하게 됐어요.

야구는 어느 나라든 같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점이 많죠?

아무래도 제가 익숙한 곳이 아니니까요. 저는 한식을 매우 좋아하는데 미국에서는 못 먹는 경우가 많고요. 한국어로 대화를 할 수가 없으니까 한국에서만큼 깊은 대화를 하는 게 쉽지 않아요. 제가 구사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만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그 점이 가장 어려워요.

야구선수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 건 몸 관리죠. 야구선수가 야구를 잘하려면 안 다쳐야 잘할 수 있으니까 가장 중요한 건 안 아픈 거예요. 몸 관리를 잘하는 것이 필수예요.

평소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해요?

밖으로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만 있는 성격이라서 운동할 때에는 완전히 몰입해서 하고, 쉴 때는 집에서 푹 쉬고, 푹 자고 있습니다.

최근 본인에게 쏟아지는 높은 기대치를 실감할 것 같아요. 부담은 없나요?

아직은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아요. 그래도 저를 옆에서 묵묵히 도와주고 있는 분들을 위해, 또 부모님을 위해 열심히 해서 메이저리그의 땅을 밟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만약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금 마운드에 서 있다면 첫 공을 어떤 구질로 던지고 싶은가요?

저는 속구요. (웃음) 몸쪽에 세게 던져서 강한 인상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About 진우영

마운드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신앙은 제가 버틸 수 있는 기둥이자 안식처와 같아요. 기도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항상 기도를 하고 경기에 들어갑니다.

라이벌이 있나요?

아직은 없어요. 지금은 제 한계를 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동양인 선수들도 만났어요.

일본, 대만 선수들이요.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같은 동양인이기 때문에 미국인보다 더 친근했고 자주 식사도 하고 같이 모여서 놀기도 했는데요. 확실히 적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저는 통역이 없으니까 일본 통역이나 대만 통역이 제게 도움을 줬어요.

야구 외에 평소 즐겨 하는 취미가 있나요?

저는 여자배구를 되게 좋아해요. 드라마나 예능도 좋아하고요. 집에서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여자 배구에서는 어떤 선수를 좋아하나요?) 저는 GS칼텍스 서울 킥스의 강소휘 선수가 좋아요. 플레이가 매우 파워풀하고, 밝게 하는 스타일이라서 좋아합니다. (최근에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는요?) ‘스위트홈’이요. 크리스마스 때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어요. (웃음)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요?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시는데요. (웃음) 김밥, 제육볶음 이런 집밥을 좋아합니다. 미국 음식 중에서는 버팔로윙을 자주 먹고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스테이크가 싼 편이에요. 그래서 고기류를 자주 먹으려고 해요.

한창 이성에도 관심이 많을 나이인데요. 이상형이 있다면요?

제가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거든요. (웃음) 그래서 저보다는 좀 밝고 털털한 매력을 가진 여자가 좋아요. 연예인으로 따지면 이효리요. (웃음)

이번 비시즌기간 동안 어떻게 지낼 계획인지 궁금해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도움 주신 분들이 계셔서 다행히도 지금까지 운동을 꾸준히 했고요. 이제 제주도로 가서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파워, 몸통 회전, 스피드를 더 보완하려고 합니다.

어떤 분이 특히 많은 도움을 주나요?

작년에 스티브 홍 트레이너님을 제주도에서 만났는데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세세하게 도움을 주시고요. 늘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특히 많은 도움을 주고 계세요. 도움 주신 분들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저는 목표를 조금 높게 잡는 편이어서요. 김연아 선수처럼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야구선수가 되고 싶고, 사람들에게 좋은, 선한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롤모델인가요?

네. 맞아요.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종목은 다르지만 김연아 선수가 롤모델인 이유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진우영에게 야구란?

저에게 야구란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야구는 언제 어디서든지 항상 할 수 있는 거라고 여겼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작년 한 시즌 동안 야구를 못하니까 야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됐어요. ‘익숙함에 속지 말자’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야구의 소중함을 더 깊이 간직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할까요?

저의 많은 이야기를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아직 미디어 노출이 많지 않은데도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멀지 않은 날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야구를 하면서 만든 건강한 신체, 자기 단련, 생활습관, 예의 등은 꼭 그것이 야구를 위한 게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와 연결돼야 마땅하다. 안타깝게도 우리 학원 스포츠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가운데 진우영의 활약은 보석과도 같다. 야구선수인 그의 롤모델이 김연아인 까닭은 선수로서의 성공 이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하지만,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공부하는 야구선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 혹시나 그런 책임감에 부담을 가진 건 아닐까 걱정을 했던 건 그저 기우였다. 진우영은 너무나 덤덤하게, 묵직하게 자신의 길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야구의 미래가 밝다면, 진우영과 같은 청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걸어갈 미래에 환한 빛이 함께 하길 소망한다.

▲ 더그아웃 매거진 11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18호(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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