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챕터투] 가해자 꿈도 산산조각, 학폭의 부메랑

김태훈 2021. 2.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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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25·이상 흥국생명)은 꼬랏찻차이홀에서 태국 여자배구팀을 누르고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 주역이 됐다.

"학교 폭력의 피해로 야구 선수의 꿈마저 접었다"는 피해자 어머니의 글이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신인(1차 지명) 선수는 팀의 지명 철회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학폭'은 피해자의 꿈을 앗아가고 가해자의 꿈까지 산산조각 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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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구단연맹 중징계 전망
어머니 못 이룬 '올림픽 메달' 꿈도 물거품 위기
'학폭' 피해자-가해자 넘어 사회적 손실 초래 경고
이다영 ⓒ 한국배구연맹

지난해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25·이상 흥국생명)은 꼬랏찻차이홀에서 태국 여자배구팀을 누르고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 주역이 됐다.


레프트 이재영은 ‘에이스’ 김연경(22득점)의 부담을 덜어줬고, 세터 이다영은 안정적인 토스와 특유의 재치 있는 플레이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승리 후 얼싸안은 쌍둥이 자매는 올림픽 메달을 꿈꿨다. 둘은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나란히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올림픽 메달은 없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한 어머니 김경희 씨가 이루지 못한 꿈이라 더 절실했다.


둘은 전주 중산초등학교- 경해여중-선명여고를 거친 뒤 2014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흥국생명(1라운드 1순위)과 현대건설(1라운드 2순위)에 지명된 후 각자의 길을 걸으며 소속팀과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한 뒤 흥국생명에서 다시 뭉쳤다.


“기회가 왔다”며 통합우승과 함께 도쿄올림픽 메달을 그리던 미래는 과거에 의해 찢겼다. 과거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돼 뒤늦게 ‘손편지’를 쓰고 머리를 숙였다.


“다 터뜨릴거야”라고 SNS에 글을 남기며 팀 내 선배 선수와의 불화설을 흘린 뒤 힘든 시간을 보내던 이다영에게 학교 폭력 폭로는 더 큰 폭탄으로 다가왔다. ‘피해를 입고 있다’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흘리던 이다영은 졸지에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궁지에 몰렸다. 학폭 폭탄 부메랑을 제대로 맞은 모양새다.


학교 폭력에 대해 우리 사회는 매우 엄격해졌다.


그 잣대는 지난해 프로야구(KBO리그)에서도 적용됐다. 지난해 8월 한 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교폭력 폭로글이 발단이 됐다. “학교 폭력의 피해로 야구 선수의 꿈마저 접었다”는 피해자 어머니의 글이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신인(1차 지명) 선수는 팀의 지명 철회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앞두고 과거에 발목이 잡혔다.


이 일로 인해 KBO는 드래프트 신청서에 학교폭력 징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적사항을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재영 ⓒ 한국배구연맹

학폭에 대한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재영-이다영의 올림픽 메달 꿈도 산산조각 날 위기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둘의 녹화분을 긴급 삭제하며 흔적 지우기에 나섰고,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올라오는데 국가대표로 발탁된다면 더 큰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학폭’은 피해자의 꿈을 앗아가고 가해자의 꿈까지 산산조각 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만의 문제로 덮을 수 없을 만큼 사회적 손실과 파장도 크다. 쌍둥이 자매가 맞은 학폭 폭탄이 자칫 한국 여자배구판에 또 다른 폭탄으로 투하되는 것은 아닌지 배구계는 우려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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