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도 아니고 '출장포기'..끝까지 비겁한 '가해자 이상열' [MK시선]

안준철 2021. 2. 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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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가해자' 이상열(55) KB손해보험 감독이 잔여 경기 출장 포기 의사를 밝혔다.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이상열 감독은 과거 자신에게 무자비한 구타를 당한 박철우(36·한국전력)의 최근 인터뷰에 대해 "제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박철우 선수에게 깊은 상처를 준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하는 마음이다. 또한 시즌 마지막 중요한 시기에 배구팬들과 구단, 선수들에게도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KB손해보험 구단에 잔여 경기 출장 포기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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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폭행 가해자’ 이상열(55) KB손해보험 감독이 잔여 경기 출장 포기 의사를 밝혔다. 폭행을 저질러놓고 끝까지 무책임한 행태라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20일 이상열 감독의 잔여 경기 출장 포기를 발표했다.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이상열 감독은 과거 자신에게 무자비한 구타를 당한 박철우(36·한국전력)의 최근 인터뷰에 대해 “제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박철우 선수에게 깊은 상처를 준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하는 마음이다. 또한 시즌 마지막 중요한 시기에 배구팬들과 구단, 선수들에게도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KB손해보험 구단에 잔여 경기 출장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6라운드 첫 경기인 OK금융그룹과의 경기부터 이상열 감독은 출장을 하지 않는다.

폭행 가해 전력에 잔여 경기 출장 포기라는 비겁한 결정을 내린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이상열 감독과 박철우는 최근 폭행 이슈의 중심에 섰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으로부터 촉발된 학교 폭력에서 이제 전방위적인 폭행 이슈로 번지고 있다. 이상열 감독은 12년 전인 2009년 남자 배구대표팀 코치 시절, 당시 대표팀에 소집된 박철우를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박철우는 폭행을 당한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철우의 얼굴에는 피멍이 들어있었고 복부에도 상처 자국이 선명했다.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후 대한배구협회는 이상열 감독에게 영구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한국배구연맹(KOVO) 소속인 경기 감독관으로 갔다가 징계도 풀리며 경기대 감독에 선임됐고,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결국 지난 4월 KB손해보험에 선임되며 프로팀 사령탑이 됐다.

이 감독은 최근 학교 폭력이 이슈가 되자 17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는 박철우에게 자극이 됐다. 박철우는 18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상열 감독을 겨냥한 듯한 멘션이었다. 그리고 이날 학폭 당사자가 소속된 OK금융그룹을 상대로 14득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뒤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못했다. 상대 감독으로 마주하는 것도 괴롭다”라는 심경을 고백했다.

비난의 화살은 이 감독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이에 자진 출장 포기라는 ‘수’를 들고 나왔지만, ‘꼼수’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19일까지 선수들 훈련을 지도하다가 20일 급하게 결정을 내린 모양새다. 향후 여론을 지켜보면서 자진 사퇴가 아닌 자진 출장 포기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사실 자신이 제대로 된 책임을 느끼고 사과를 한다면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게 상식적이다.

이상열 감독은 끝까지 비겁한 행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진사퇴를 하면 계약기간 잔여 연봉을 보전받지 못한다. KB손해보험이 경질하면, 잔여 연봉을 보전받는다. 한마디로 구단에 거취를 떠넘겨버린 셈이다. KB손해보험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를 사령탑으로 선임한 책임이 있지만, 그냥 도망가버린 것과 마찬가지인 이상열 감독의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KB손해보험은 이상열 감독이 빠진 기간 동안 이경수·박우철·김진만 코치의 공동 지도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상열 감독의 급여 지급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다”라는 답변이 전부였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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