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1위와 정교함 1위.. "우리 둘 합치면 천하무적인데"

/서산=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입력 2021. 2. 2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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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두 골퍼의 동반 라운드 동행 취재
김건하 "왼어깨 떨어뜨리는 느낌으로 회전"
권오상 "무게 중심 하체에 두면 스윙 안정"
김건하(왼쪽)와 권오상이 코스를 바라보며 공략법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민수용 골프전문 사진기자
[서울경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건하(29)와 권오상(26)은 신체 조건, 성격, 플레이 스타일 등 여러 면에서 ‘극과 극’이다. 우선 키를 보면 김건하는 187cm로 모델 뺨친다. 권오상은 158cm로 2021시즌 정규 투어를 뛰게 될 선수 중 최단신이다.

큰 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김건하는 2016년 평균 296.27야드를 날려 장타왕에 올랐다. 이에 비해 권오상은 비거리는 짧지만 정교함이 장점이다. 2018년 페어웨이 적중률 1위(80.54%)를 차지했다. ‘부산 사나이’ 김건하가 시원시원한 말투로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비해 ‘서울 촌놈’ 권오상은 꼭 필요한 말만 하는 ‘범생이’ 스타일이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사람이 최근 함께 라운드를 했다. 합치면 ‘천하무적’이 될 서로의 장점을 주고받자는 취지였다. 이들이 동반한 곳은 골프 전문 채널 프로그램인 ‘맞수 한판’의 촬영 코스로 유명한 충남 서산의 서산수 골프앤리조트였다.

김건하와 권오상이 정규 대회에서 같은 조 경기를 한 건 두 차례 정도다. ‘키 크고 장타를 날리는 선수들과 라운드를 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오상은 “말려들지 않으려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는 김건하. /사진제공=민수용 골프전문 사진기자

김건하는 13세 때 골프채를 잡았다. 다이어트와 학원 덜 다니기가 입문 동기였다. 그는 “뚱뚱한 편이었는데 중2 때부터 살이 빠지면서 그게 다 키로 갔다”고 했다. 권오상은 10세 때 외할머니가 취미로 골프를 권해 시작했는데 “공 날아가는 게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첫 홀부터 두 사람의 플레이 스타일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키다리 김건하의 티샷은 차가운 겨울 바람을 뚫고 쭉쭉 뻗어나갔다. 권오상은 그런 김건하의 스윙을 보면서 “몸의 꼬임과 힘을 쓰는 게 확실히 나와는 다르다. 힘을 훨씬 더 많이 모았다가 볼을 때린다”고 분석했다. 김건하는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어깨 회전을 충분히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깨를 회전하는 게 아니라 우측으로 미는 실수를 한다”며 “왼쪽 어깨를 지면으로 떨어뜨리면서 명치와 배꼽 사이의 우측 부분이 당기는 느낌을 가지면 어깨 회전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를 배울 때는 정타보다는 일단 세게 치는 요령부터 터득해야 장타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오상의 드라이버 샷은 김건하에 비해 30야드 정도 짧았지만 매번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쫙 갈랐다. 그는 전장은 짧으면서도 페어웨이가 좁은 난코스에 가면 펄펄 난다. 권오상은 정확성의 비결에 대해 “몸의 무게 중심을 하체로 내린다는 느낌으로 자세를 잡으면 상체 힘을 뺄 수 있다. 그러면 클럽을 좀 더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휘두를 수 있다”면서 “평소보다 티를 조금 낮게 꽂는 것도 방향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몇 홀이 지나자 김건하가 권오상에게 자신의 어프로치 자세를 봐 달라고 했다. 권오상의 또 다른 장기 중 하나가 그린 주변 쇼트 게임이다. 권오상은 “형은 왼손목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다. 감각이 좋을 때는 문제없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거리감이 들쭉날쭉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건하는 “어프로치는 (권)오상 프로처럼 단순하고 쉽게 접근하는 게 일관성에 좋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정확한 드라이버 샷이 장점인 권오상은 “올해는 첫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사진제공=민수용 골프전문 사진기자

둘의 올해 목표는 똑같이 ‘첫 우승’이다. 권오상은 2016년 3부 투어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정규 투어에서는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이었던 LG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종일 선두에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했으나 처음으로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부담감 탓인지 2타를 잃고 공동 16위로 밀렸다. 권오상은 “경험을 해봤으니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꼭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우승과 함께 해외 무대를 꿈꾸는 김건하는 “코리안 투어 성적이 좋으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CJ컵이나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나갈 수 있고, 유럽에도 진출할 수 있다. 남은 훈련 기간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서산=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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