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논란에 코로나19 확진까지..V리그 출범 16년 만에 '최대 위기'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입력 2021. 2. 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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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 센터 박진우가 지난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OK금융그룹전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올시즌 배구코트의 시련은 끊이지 않는다. 선수들의 과거 학교폭력 관련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나왔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는 2주 동안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고, 관련 경기에 참석했던 모든 관계자들이 선별진료를 받는다.

지난 22일 오후 늦게 KB손해보험 구단은 소속선수인 센터 박진우(31)의 코로나19 확진을 알렸다. 지난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6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에 출장했던 박진우는 이날 고열로 인한 통증을 호소했고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체검진을 받은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이 내용은 바로 한국배구연맹(KOVO)에 보고됐고, KB손해보험 선수단은 전원 코로나19 검체검진을 받았다.

KOVO도 이튿날인 23일 대책을 내놨다. KOVO는 이날 “연맹의 대응 매뉴얼에 따라 V리그 남자부 경기를 2주 동안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리그 재개여부와 일정에 대해서는 향후 확진자 규모에 따라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진우가 가장 최근 출전한 21일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전에 참석한 모든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방역당국의 접촉자 분류에 따라 2차적으로 추가 검사가 있을 예정이다. KOVO 측 관계자는 “21일 KB손해보험과 경기한 OK금융그룹 뿐 아니라 그 전 경기인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경기한 우리카드의 선수들도 검체검진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남자부는 이 세 팀을 제외하고는 검사를 실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OVO 관계자는 “현재 팀들의 동선이 경기장과 숙소에 제한돼 있어 경기를 하지 않은 팀들은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검사에서는 뺐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구단 역시 만의 하나 상황을 대비해 현재 검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9일 불거진 학교폭력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삼성화재 센터 박상하. KOVO 제공


여자부는 23일 진행한 전문위원, 심판진, 기록원 등 관계자들의 검사결과를 보고 추가 확진자가 없으면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즌 막판 6라운드에 접어든 프로배구에서 경기 중인 선수의 확진사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초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가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이는 입국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었고 시즌 전 다른 선수들과도 분리된 상황이었기에 여파는 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진우의 사례는 시즌 중 선수에게서 나온 최초의 사례라 추가 확진자의 발생 여부에 따라 올시즌 전체의 진행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

지난 시즌 막판 심해진 코로나19 사태로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않고 시즌을 조기종료했던 V리그는 올시즌 개막에 앞서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방역당국의 방침에 따라 관중입장이 가능해진 상황에서도 무관중 경기를 고수하며 시즌의 완주를 위해 역량을 집중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자부 흥국생명 이다영·이재영 자매를 시작으로 불거진 학교폭력 논란은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까지 잔여시즌 출장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이어서 나온 삼성화재 박상하에 대한 폭로로 선수는 은퇴를 결정했다. 현재 이러한 폭로는 다른 프로스포츠까지 이어져 프로야구에서도 다수의 폭로 대상자가 나오는 등 2021년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가장 큰 악재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상황에서 터진 코로나19 확진사태는 리그의 정상적인 종료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으로 여자부를 중심으로 인기 붐이 일었던 프로배구는 2005년 출범 이후 1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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