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이재성의 축구일기] 처음으로 경험한 '번아웃 증후군'

조회수 2021. 3. 1. 12:28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축구일기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바쁜 스케줄로 인해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기를 적지 못했던 점과 여러분들을 기다리게 한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해드리고 시작합니다. 실제로 바쁜 스케줄로 인해서 몸이 피곤하고 힘들었던 점은 사실이나 일기를 적을 시간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스스로 게을러지면서 몸이 편한 것만 찾게 되고 행동하면서 계속 미루고 2월 마지막이 돼서야 이렇게 적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일기를 쓰기 위해 아이패드를 켜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이번에 제가 나눌 이야기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과 지내면서 생각한것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읽으시면서 여러분들에게도 바쁜 삶 속에서 잠깐이나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축구일기이지만 잊지 않고 이곳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2월

2월은 일년 중에 가장 짧은 달이기도 하고 올해는 설날이 있는 기간입니다. 이곳에 있으니 설날의 기분을 전혀 느낄수 없었는데 팬들의 선물과 보내주신 메세지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설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예전 같은 명절 분위기는 아니지만 여러분들 모두 가족들과 즐거운 설날을 보내셨길 바라고 모두 건강 하셨으면 좋겠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월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저에게 2월은 스스로 무너진 시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제가 스스로 세운 규칙들을 못 지킬때가 많았고 해야할일을 미룬 적이 많아서 실망스러웠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하루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 시작되는 3월은 다시 원래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는게 저의 목표이고 스스로 정한 규칙들을 다시 잘 지키며 하루하루를 보내는것에 집중하려 합니다. 2월이 여러분에게는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저 보다는 좋았던 시간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앞으로 시작되는 3월의 시간들도 알차게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경기들 

마지막으로 축구일기를 적고 난 뒤로 지금까지 정말 많은 경기들을 소화 했습니다. 전북에 있을때에도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를 소화해본적 있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일요일,수요일,토요일,화요일로 이어지는 경기는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힘든 스케줄이었습니다. 심지어 화요일 경기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백승호선수가 속해 있는 다름슈타트와 포칼 16강 경기였는데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경기였습니다. 이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는데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모든 경기들을 부상 없이 무사히 잘 소화할 수 있어서 기뻤고 좋은 결과까지 주어져서 감사했습니다. 



# 번아웃 증후군  

아무래도 많은 경기들을 소화하다 보니까 저의 정신과 육체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육체적으로 피곤해지고 힘들어지니까 정신까지 무너지면서 자연스럽게 제 생활까지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게 일정하지 않다 보니까 피곤한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게 되고 하루 종일 지친 상태로 지내다가 잠자리에 들기를 반복했습니다. 저의 하루를 스스로 컨트롤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시간을 지배해야 하는데 시간에 제가 지배당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모른체 무의미하게 하루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한번 게으름에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는 늪에 빠진것처럼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 말

요즘 들어 저는 말과 글에 얼마나 큰 힘이 담겨져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말을 듣거나 글을 보면서 힘을 얻거나 위로를 받거나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듣고 글을 읽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일 없듯이 그냥 지나치는 순간이 됩니다. 이렇듯 말이나 글에는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참 강력한 힘이 될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소음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의 시간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곳이라는 글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니 참 와닿았습니다. 우리들 주변에는 우리의 마음과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한가지 일에 집중하고 곰곰이 생각할 수가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축구일기를 적는 시간이 온전히 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고 저의 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있을때 보다는 해외에서 있는 시간속에서 저도 몰랐던 제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는 일들을 경험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온전히 자기를 위한 시간들이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취미 

육체와 정신이 지쳐있을때 가장 고민한게 있다면 취미에 대한 것이였습니다. 반복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취미로 회복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간들이 주어지니까 제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이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취미 생활로 무엇을 해야 될지 생각하고 고민했는데 어느 하나도 즐거움을 주는 취미가 없었습니다. 취미는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즐거움을 찾는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더 오랜시간 피로에 빠져 있었던거 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도중에 제가 아이패드 프로를 사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다이어리를 다시 적기 시작했는데 다이어리를 적으면서 기분이 좋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책에 적었던 것보다 더 다양하게 꾸밀수도 있고 많은 이야기들을 제 마음대로 메모 할 수 있어서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다이어리를 적은 후로 일상을 회복 된 느낌을 받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적어서 저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과 나눌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예전부터 주소를 알려달라는 문의를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팬분들로부터 무언가 선물을 받기만 하는 것이 마음이 편치않고, 메세지와 댓글로 남겨주시는 응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축구일기를 통해서 선물을 보내주시려는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래도 주소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축구 일기를 통해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팀 클럽하우스 주소입니다. KSV Holstein von 1900 e.V. Steenbeker Weg 150, 24106 Kiel 


톡채널 Q&A

Q: 한 경기를 끝내고 미련이나 환희가 너무 오래 남을 때 어떻게 정리하세요?

경기를 통해서 느끼는 환희와 미련이 주는 영향은 다음 경기를 준비 하는데 있어서 정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련은 생각하기 싫고 잊고 싶은데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저를 괴롭히는 역할을 하고 환희는 계속해서 그 순간을 찾아 보게 되고 또 다른 환희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동기부여가 되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의 감정은 너무 오래 남겨두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위험합니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될 수 있으면 그 경기를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충분한 휴식 시간이 있을때 되돌려 보고 그 순간들을  정리 합니다. 


Q: 코리안 더비 경기 후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세요?

오늘 경기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일상적인 생활을 이야기를 나누는게 대부분이구요. 특별한 이야기 있다면 서로가 현재 처한 상황들과 고민들이 있으면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정도에요. 


Q: 코로나 끝나면 제일 먼저 여행하고 싶은 곳은 어디신지?

따로 어디를 가고 싶다는 곳은 없는데 유럽에 있는 동안에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고 싶어요. 한국도 가고 싶어요. 태어나서 한국을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가본적은 처음이에요. 


Q: 지금까지 만나본 감독님말고 개인적으로 명장이라고 생각하거나 선호하는 전술 스타일을 가진 분이 있으신지? 

과르디올라 감독이 대단하다고 느끼는게 늘 어느 팀을 가더라도 항상 볼을 소유하고 있고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있게 보게 되는거 같습니다. 


Q: 인생을 살면서 뜻대로 잘 안풀리고 막막할땐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시고 훌훌 털어버리시나요?

질문을 읽고 제 인생을 되돌아보면 제 뜻대로 풀렸던것 보다 풀리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스트레스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거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독일어 처음 공부 시작 하셨을때 어떤 기초 책으로 배우셨는지 기억하시나요?

저는 처음 독일어 공부를 어학원에서 1대1 과외를 받아서 학원 책으로 했어요. 그리고 솔직하게 저는 책 보다는 항상 선수들이라 지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듣고 말하기 때문에 회화 위주로 독일어 공부를 하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펴 놓고 앉아서 공부하는 법은 안 좋아해요.


Q: 나태함과 게으름을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럴때마다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가는게 나태함과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가장 먼저 하는게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거 입니다. 요즘 저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노력하는 중이에요. 같이 극복해 봐요. 


Q: 좋아하는 독어 단어나 문장 궁금해요?

좋아하는 문장은 ich liebe dich ( 사랑해 )  bleib gesund ( 건강해 ) 제가 자주 말하는 문장은 was machst du? ( 너 뭐해? ) 


Q: 개인적인 시간에 주로 어떤 공부를 하시는 건가요?

공부해야 되는건 정말 많은데 솔직하게 말해서 요즘은 실천을 못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언어 공부나 성경을 읽거나 쓰고 있습니다.  


Q: 머릿결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특별하게 관리하는건 없고 항상 샴푸와 린스로 머리를 감고 있어요. 실제로 만져보면 머릿결이 좋은건 아니에요..한국에 가면 미용실부터 가야 됩니다.  


Q: 서영재 선수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서영재 선수는 이제 저에게 선수라기 보다는 가족 같은 동생이기 때문에 저번 질문에 따로 말하지 않았어요. 믿기지 않지만 올 시즌에 팀에서 부주장을 맡았던데 팀을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고 부상 없이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에 다시 여러분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니 전에 보다는 어색하고 제가 생각한 것들이 정리가 잘 안 되어서 읽는 여러분들에게 전달이 잘 될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드네요. 저의 부족한 전달력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다음에는 이야기가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오늘부터 시작되는 3월 그리고 한 주간도 힘내시고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들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