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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머니'로 올린 '모래성' 위 중국 프로축구, 돈줄 막히니 '버블'이 터졌다

노주환 입력 2021. 03. 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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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굴기'를 외치며 '황사머니'를 펑펑 쏟아부었던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가 요즘 큰 변화에 직면했다.

중국 슈퍼리그와 많은 거래를 했던 한 에이전트는 "중국 축구가 앞으로 과거 처럼 돈을 마구 퍼붓지는 않을 것 같다.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 중국 축구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돈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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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장쑤FC 홈페이지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축구굴기'를 외치며 '황사머니'를 펑펑 쏟아부었던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가 요즘 큰 변화에 직면했다. 헐크, 파투(이상 브라질) 자하비(이스라엘) 비첼, 카라스코(이상 벨기에) 같은 유럽과 남미 출신 빅스타들이 하나둘 중국을 떠났다. 여기에 작년 리그 챔피언 장쑤FC가 자금난으로 팀 운영을 접겠다고 선언했다. 슈퍼리그의 엄청났던 '버블(거품)'이 빠른 속도로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0년 정규리그 챔피언 장쑤는 지난달을 끝으로 팀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재정난으로 팀 해체 선언을 한 것이다. 장쑤 구단의 소유주는 전자제품 쇼핑몰 업체 쑤닝그룹(장진동 회장)이었다. 모기업이 자금난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서둘러 구단을 정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장쑤 선수들은 새로운 팀으로 흩어지고 있다.

쑤닝그룹은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장쑤 구단을 접자, 이탈리아 매체들은 쑤닝그룹이 인터밀란의 지분을 다른 기업에 넘길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와 많은 거래를 했던 한 에이전트는 "중국 축구가 앞으로 과거 처럼 돈을 마구 퍼붓지는 않을 것 같다.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 중국 축구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돈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성했던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슈퍼리그 구단들은 예산을 겁없이 썼다. 슈퍼리그 빅팀과 선수 거래를 했던 K리그 팀 관계자는 "중국리그 상위권 팀들의 1년 예산이 우리의 10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략 3000~4000억원 정도라고 한다"고 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 축구를 세계 최고로 만들고 싶어했다. 그 '축구굴기'에 맞춰 중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슈퍼리그 구단을 만들거나 인수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다. 광저우 헝다, 상하이 상강, 장쑤FC 등 큰 모기업을 백그라운드에 둔 클럽들은 해외 빅스타들과 유명 감독들을 '빅머니(연봉)'로 유혹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칸나바로 감독이 광저우 헝다 지휘봉을 잡고 있다. 앞서 리피(이탈리아) 카펠로(이탈리아) 베니테스(스페인) 슈미트(독일) 비야스-보아스(포르투갈) 등이 슈퍼리그를 거쳤다가 떠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홍명보 최용수 이장수 감독 등도 중국 클럽 사령탑을 경험했다. 헐크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연봉은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칸나바로 감독의 연봉도 150억원으로 유럽 매체들은 보도했다. 국내 출신 감독들도 중국에서 수십억원의 큰 돈을 벌었다. 축구 선수나 감독으로 목돈을 제대로 만지고 싶다면 중국가서 고생 좀 하고 오라는 얘기를 농담 처럼 할 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중국축구협회가 클럽들의 재정 건전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기업들의 돈줄을 막고 있다. 또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을 도입했고, 구단의 1년 지출 규모를 1000억원(추정)으로 제한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도 약 40억원을 넘지 못하도록 정했다고 한다.

유럽 매체들도 슈퍼리그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일은 최근 몇년새 중국 리그 11팀이 재정 문제로 실격을 당했고, 또 다른 5팀은 자진해서 리그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내실없이 '모래성' 위에 쌓아올린 중국 프로축구의 이런 몰락 신호탄은 K리그 등 아시아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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