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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캔들, 누가 진짜 '짐승같은 가해자'일까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21. 03. 0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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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시작은 2월 24일 기자들의 메일함에 날아든 보도자료였다. 법무법인 ‘현’이 보낸 보도자료에는 충격적인 단어가 연속됐다.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 선배인 남자 A,B가 피해자인 남자 C,D의 성기를 빨게 했다.’
‘가해자가 마음에 안들면 무자비한 폭행을 했다.’
‘짐승과도 같은 가해자에게 배려가 필요할까 싶다.’

보도자료에는 가해자를 특정했다. ‘최근 수도권팀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플레이어 A’, ‘광주 모대학의 외래교수로 교단에 서고 있는 B’라고.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A가 누구인지 특정됐다.

ⓒ대한축구협회

바로 EPL에서 뛰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까지 지낸 기성용이었다. 연예인 아내와 결혼하고 딸까지 있으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인 FC서울의 주장으로 선임된 전국민적 스타인 기성용이 이런 충격적인 행동을 했다는 난데없는 폭로에 모두가 놀랐다.

하지만 사건이 시작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실체까지 접근하지 못한 채 진실공방만 오가고 있다. 기성용은 “절대 하지 않았다. 증거가 있으면 가져오라”며 선처없이 법적으로 처리할 것을 공표했다.

K리그 개막을 사흘 앞두고 터진 충격적인 기성용 스캔들은 축구계를 완전히 뒤흔들어놨다.

▶“자비없다”, “끝까지 간다” 기성용, 축구인생 걸고 배수의 진

기성용은 에이전트사를 통해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자신은 그런 일에 관련된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이슈는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 확산됐다. 그러자 개막전이 열린 2월 27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기성용은 “성폭행범으로 낙인이 찍혀있고 뒤에 숨고 싶지 않다. 확실히 얘기하는데 저와 무관한 일이고 저는 절대로 그런 행위를 한적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있으면 빨리 증거를 내놓고 증거에 대해 빨리 해명하면 된다. 저는 끝까지 간다. 꼭 진실에 대해서는 모든 걸 동원할 것이다. 자비는 없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 기성용 측이 폭로자들을 회유하려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쪽이 사과한다면 선처할 생각이 있다’고 전달한 것이 와전된 말이었다. 기성용 스스로 축구인생이 달린 일이라며 진실 규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성용이 누구인가. 10대부터 K리그 무대를 주름잡고 21세의 나이에 월드컵에서 2도움을 기록하고 해외로 진출했다. 세계 최고 무대인 EPL에서만 8시즌을 뛰었고 스페인 라리가에서도 뛰었다. 한국 축구사 최초의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주역이었고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오랜기간 재임하며 월드컵을 3차례나 뛰기도 했다.

여기에 남성들의 로망인 연예인 아내와 결혼하고 스스로도 훤칠한 외모로 인기까지 얻으며 축구계를 넘어 대중적 스타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입에 담기도 힘든 성폭행 논란을 겪었으니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

▶좁아진 폭로자-변호사의 입지

반면 최초 폭로 이후 폭로자와 폭로를 도운 변호사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오히려 폭로자가 중학교 시절 후배들에게 성폭행을 강요했던 사실이 알려져 폭로자에 대한 신뢰성이 확 떨어졌다.

폭로자들을 변호한 박지훈 변호사 역시 기성용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증거를 가져오라”고 하자 “원하는 대로 증거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해놓고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성용 측에서 먼저 피해자들에게 소송을 해달라. 증거자료는 기성용과 그 변호사만이 볼 수 있도록 수사기관 및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을 바꾼 것도 신뢰성에 타격을 줬다.

이유는 ‘증거자료에 기성용 외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공개된다’는 것이었지만 이미 이판사판 여론전이 된 상황에서 이제와서 ‘인권’을 운운하며 증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에 비판 여론이 일었다.

또한 기성용과 함께 숙소생활을 했던 이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자인 척 한다”며 분노하는 모습도 담기며 여론은 기성용에게 우호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이다.

KBS

▶시간 걸릴 법정 싸움… ‘스모킹 건’ 존재할까

정말 법정 싸움으로 가면 진실을 가리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밖에 없다. 모든 사건이 법원에 넘어가는 순간 선고가 나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

폭로자들을 대변하는 박지훈 변호사는 “증언 말고도 또 다른 증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과연 무려 21년 전의 일을 입증할 확실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존재할熾?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고 반등이 절실한 FC서울의 주장으로 법정 싸움이 길어질 경우 기성용의 경기력도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K리그 복귀 후 ‘EPL 클래스’를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서도 기성용의 경기력을 온전히 즐기기 힘든 것은 불행이다.

그러나 정말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아닌지를 밝히는 것 역시 중요하다. 우리가 영웅으로 생각했던 선수가 알고 보면 추악한 일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억울한 무고를 당하고 있는지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최초 보도자료에서 폭로자 측에서 쓴 '짐승같은 가해자'가 정말 누구인지 그때까지 지켜봐야한다.

확실한 건 어느 한쪽이 거짓을 말하고 있는데 첫 폭로 이후 열흘이 지난 상황에서는 기성용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1년 농사를 앞둔 K리그가 정상 궤도를 찾기 위해서는 모든 축구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블랙홀 같은 기성용 스캔들이 하루 빨리 정리될 필요가 있다. 소모적인 논쟁과 장기전인 법정싸움, 한국 축구에게 이만저만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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