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한화 주현상, 통역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 [MD스토리]

입력 2021. 4. 8. 10:59 수정 2021. 4. 8. 1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이틀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도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한화 마운드의 '비밀병기' 주현상(30)이 투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주현상은 내야수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투수로 전향했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의 눈에 띄어 개막 엔트리에 진입하는 '쾌거'를 낳았다.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1군 마운드를 밟는 일만 남았다. 한화는 6일 인천 SSG전에서 1-2로 뒤지던 8회말 2사 1루 상황에 주현상을 호출했다. 드디어 1군 무대를 밟는 것인가.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로사도 코치가 주현상의 등번호인 "66번"을 외쳤는데 통역이 그만 "강재민"이라고 구심에게 전달한 것이다. 강재민의 등번호는 55번이다. 구심은 강재민을 마운드에 올리라고 지시했고 수베로 감독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퇴장을 당했고 주현상의 1군 무대 데뷔전도 무산됐다.

"마운드로 나가는데 내 이름이 전광판에 뜨지 않아서 잠시 멈췄다가 다시 마운드로 올라갔다. 사실 조금 아쉬웠다"는 주현상은 "해프닝 때문에 로사도 코치님이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통역이 나보다 한 살 어린데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픔은 잠시였다. 한화는 7일 SSG를 상대로 17득점을 폭발하는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보였고 주현상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사실 주현상은 9회 등판을 위해 대기 중이었으나 문동욱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7회말 1사 1루 상황에 등판해야 했다. 마침 문동욱은 추신수에게 볼 2개를 허용한 뒤였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상대는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라니. 이번 역시 뜻밖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현상은 침착했다. 어떻게든 스트라이크를 던지려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아웃. "코치님께서 나와 (윤)호솔이 중에 1명이 9회에 나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9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동욱이 형의 허리가 안 좋아져서 급하게 올라갔다.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라 차질 없이 준비했다"고 당시를 떠올린 주현상. 추신수를 상대한 기분은 어땠을까. "원래 공격적으로 던지지만 더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다"는 그는 "직구에 자신감이 있어서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결정구라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1군 데뷔전을 마친 주현상은 이제 '꽃길'만 걸을 수 있을까.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해 선수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라 스트레스가 있었고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을지도 생각 못했는데 캠프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면서 그때부터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주현상이 한화 불펜에 활력소 역할을 한다면 한화 불펜은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우리 불펜이 약하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불펜은 리그에서 상위권에 드는 팀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낸 주현상은 "다들 잘 던지기 때문에 나도 보탬이 돼 좋은 전력을 갖도록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화 주현상이 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7회말 1사 1루 SSG 추신수의 타석 때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