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3전 무패' 정다운 새벽 출격..몸도 심장도 '탈아시안'

이교덕 기자 입력 2021. 4. 10. 17:08 수정 2021. 4. 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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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더 쎄다' 정다운(27, 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은 한국 시간 11일 새벽 1시경 펼치는 UFC 온 ABC 2 윌리엄 나이트(33, 미국)와 경기를 앞두고 두 가지를 가슴에 새겼다.

하나는 '자신감을 잃지 말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만하지 말자'다.

키 195cm로 평소 몸무게 110kg에 육박하는 거구 정다운도 처음엔 외국 선수들이 마냥 두려웠다. 막연히 자신보다 힘이 세고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6년 코리안탑팀으로 소속을 옮기고 2019년까지 외국 단체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그것이 단순한 선입견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그들도 세다. 그런데 그들 못지않게 나도 세다'는 걸 알게 됐다.

"2015년 프로 데뷔 후 1승 2패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코리안탑팀으로 소속을 옮겨 엄청나게 많은 양의 기술을 교육받았다. 그 과정에서 의외로 쉽게 기술을 받아들였다. 빠르게 성장한다는 걸 느꼈다."

"파이터로서 각성하는 계기가 있었다. UFC 가기 전, 일본 히트(HEAT)라는 단체에서 경기를 많이 뛰었다. 거기서 브라질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 체격이 나와 비슷하거나 큰 선수들과 경기를 가졌다. 외국 선수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 선수들이 가진 힘과 스피드 등 운동 능력을 처음 느끼게 됐는데, 의외로 내가 생각보다 크고 생각보다 빠르다는 걸 알게 됐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혀 보니까 눈을 뜰 수 있었다. 자신을 믿으니 평소 수련해 온 기술들도 믿게 됐다. 거짓말처럼 10연승을 달렸고 2019년 8월 드디어 UFC에 진출했다.

▲ 정다운은 경험을 통해 자신이 생각보다 강하고 빠르다느 걸 알게 됐다.

정다운은 옥타곤에서도 성장했다. 하디스 이브라기모프에게 펀치 연타를 맞으면서도 버텨 역전 길로틴초크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다. 수많은 한국 팬들 앞에서 치른 두 번째 경기. 중압감을 이겨내고 마이크 로드리게스를 1라운드 펀치로 쓰러뜨렸다.

"나 스스로를 믿게 되는 순간들이 조금씩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사용하는 기술들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다. 그래서 폭발적인 성장이 있었다. UFC 데뷔전에서 많은 사람이 내 패배를 예상했는데, 난 날 끝까지 믿었고 전세를 역전했다. UFC 데뷔전을 이기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UFC 2연승을 포함, 12연승 상승세에서 지난해 10월 만난 상대는 베테랑 샘 앨비(34, 미국)였다. 은연 중 4연패에 빠져 있는 앨비를 KO로 잡고 보너스를 타 보겠다고 욕심을 냈다.

여기서 경기 흐름이 꼬였다. 경험 많은 앨비는 정다운을 끌어들여 유효타를 때리고 빠져나갔다. 반면 정다운은 생각대로 안 풀리니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3라운드 팔꿈치로 앨비를 그로기로 몰아 라운드 점수 10-8을 만들지 못했다면 판정에서 질 수 있었다. 다행히 결과는 무승부.

"팀에서 지시한 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상대를 가볍게 봤다. KO 시키려고 욕심을 많이 부렸던 것 같다. 지난 경기 결과가 내게 동기부여가 됐다.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킥이나 레슬링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게 됐다. 정신적인 면에서 준비되지 못했던, 욕심이 과했던 것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조금 더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자신감은 갖되 자만심은 갖지 말자. 역시 경험이 약이다.

▲ 정다운은 UFC에서 3경기 2승 1무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0월 샘 앨비와 경기에서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정다운은 이번 경기에서 판정 승부를 그리고 있다. 상대 나이트가 키 178cm로 자신보다 작고 공격 패턴이 단순하지만, 얕보진 않는다.

"잠들기 전에 생각을 해 봤다.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대가 들어오는 순간에 카운터 공격을 하는 장면도 상상해 봤다. 클린치에서도 되치기나 먼저 레슬링으로 공격하면서 마운트포지션에서 끝내는 장면도 그려 봤다. 스탠딩 타격전 짧은 거리에서 엘보 콤비네이션으로 끝내는 그림도 생각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판정을 생각하고 있다. 욕심을 부리지 않지만 언제든지 KO 기회가 나오면 과감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마음먹고 있다."

정다운은 이번 경기에 앞서 UFC와 4경기를 재계약했다. 안정적으로 4경기를 더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 이야기는 4경기 동안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다운은 "기술적으로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강한 선수와 대진이 잡힌다고 해서 빼지도 않는다. 나도 강하기 때문에 어떤 선수든 받아들일 수 있고 싸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UFC 온 ABC 2 메인이벤트는 마빈 베토리와 케빈 홀랜드의 미들급 경기, 코메인이벤트는 아놀드 앨런과 소디크 유수프의 페더급 경기다. 10일 토요일에서 11일 일요일로 넘어가는 밤 0시 30분부터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생중계한다.

▲ 정다운의 이번 상대 윌리엄 나이트는 178cm로 키가 작다. 그러나 한 방 파워가 있고 체력이 좋다. 방심은 금물.

■ UFC 온 ABC 2 계체 결과

-메인 카드

[미들급] 마빈 베토리(186) vs 케빈 홀랜드(183.5)

[페더급] 아놀드 앨런(145.5) vs 소디크 유수프(146)

[미들급] 샘 앨비(186) vs 줄리안 마르케스(186)

[여성 스트로급] 니나 누네스(116) vs 맥켄지 던(115)

[웰터급] 마이크 페리(170) vs 다니엘 로드리게스(170.5)

-언더 카드

[라이트급] 짐 밀러(155.5) vs 조 솔렉키(155.5)

[라이트급] 스캇 홀츠맨(156) vs 마테우스 감로트(155.5)

[여성 밴텀급(경기 취소)] 에린 브랜치필드(135) vs 노르마 듀몬트 비아나(139.5)

[라이트급] 존 막데시(153.5) vs 이그나시오 바하몬데스(156.75)

[헤비급] 요르간 데 카스트로(261.5) vs 자르지스 단호(255.5)

[밴텀급] 헌터 아주어(135.5) vs 잭 쇼어(136)

[페더급] 루이스 살다나(145.5) vs 조던 그리핀(145.5)

[라이트헤비급] 정다운(205.5) vs 윌리엄 나이트(205.5)

[웰터급] 임파 카산가나이(170.5) vs 사샤 팔라트니코프(170.5)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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