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공백보다 뼈아픈 데빈의 '뻘짓'

고양=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입력 2021. 4. 12. 21:06 수정 2021. 4. 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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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데빈 윌리엄스가 12일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외곽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KBL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인천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1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 경기 전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외국인 선수 데빈 윌리엄스(27·206cm)의 부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데빈 윌리엄스가 수비를 해주고 골밑 슛만 넣어주면 되는데 그게 안 되니 답답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대부분 외국 선수들은 자기가 할 것 한 뒤 고집을 부리는데 이 친구는 자기가 할 것도 못하니 문제"면서 "한국 농구를 우습게 보고 왔다가 놀란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윌리엄스는 오리온이 지난 1월 28일 제프 위디(211cm)를 보내고 영입한 선수다. 미국 프로농구(NBA) 하부 리그인 G 리그와 호주, 터키, 중국 리그를 거쳤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시즌 내내 골칫덩이였다. 정규 시즌 평균 17여를 뛰며 10.8점, 7.9리바운드 1.5도움을 기록했다. 평균 19분 22초 8.4점 7.1리바운드 1.1도움의 위디보다 조금 나은 기록이었지만 개인 플레이를 고집하며 팀 분위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지난 10일 6강 PO 1차전에서도 7분 20초만 뛰며 2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2점슛 4개 중 1개만 들어갔다. 디드릭 로슨이 19점 8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혼자로는 역부족이었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윌리엄스는 전반 6분 53초를 뛰며 무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 5개를 올렸지만 공격 제한 시간에 쫓기는 순간마다 혼자 공격을 시도하다 상대에 공을 뺏기는 등 실책 3개를 범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1쿼터를 23 대 18로 앞섰던 오리온은 2쿼터 15 대 21로 밀리며 전반을 38 대 39, 역전을 당한 채 끝났다. 로슨이 전반 10점 6리바운드, 이대성이 9점, 이종현도 6점으로 활약했지만 외국인 선수 1명의 부진을 메우기 어려웠다.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 조나단 모트리가 12일 오리온과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KBL
반면 전자랜드는 두 외인이 존재감을 보였다. 전반 조나단 모트리는 11점 7리바운드, 데본 스캇도 8점 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골밑이 든든하다 보니 전자랜드는 2쿼터 막판 김낙현이 3점슛 2방을 꽂으며 흐름을 가져왔다.

오리온은 팀 기둥 이승현(197cm)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 강 감독은 경기 전 "이승현이 점프를 하는 등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바로 붓는다"면서 "마음은 고맙지만 출전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외국 선수가 더 책임감을 갖고 골밑을 지켜줘야 한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로슨이 쉴 시간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니 지칠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3쿼터 중반 지친 로슨 대신 윌리엄스를 투입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골밑 대신 밖에서 쏜 중거리슛도 빗나갔다. 수비에서도 팀 파울 상황에서 반칙을 해 자유투를 내주자 강 감독은 3쿼터 종료 54초 전 윌리엄스마저 빼고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렀다. 오리온은 3쿼터 윌리엄스가 7분여를 뛰며 슛 4개를 놓치는 동안 58 대 64로 뒤진 채 4쿼터에 들어갔다.

마지막 4쿼터 초반 오리온은 한호빈의 연속 3점슛으로 추격했다. 그러나 김낙현에게 3점을 얻어맞고 모트리에게 골밑 슛, 자유투를 내주는 등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오리온은 설상가상으로 로슨이 종료 5분여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대신 들어간 윌리엄스는 3점슛까지 쐈지만 빗나갔고, 결국 오리온은 남은 2분 15초 동안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마쳤다. 77 대 85로 지면서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이날 모트리는 김낙현과 함께 양 팀 최다 26점 13리바운드를 올렸고, 스캇도 10분여를 뛰며 12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로슨은 12점 7리바운드, 윌리엄스는 무득점 8리바운드에 머물렀다.

강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서 기울어진 판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우리가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그 차이는 고스란히 결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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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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