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참가팀 제외' UCL-UEL 참가팀 예상..'공허한 별들의 전쟁'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유럽 12개 거대 구단들이 모여 새로운 리그의 창설을 발표했다. 이르면 2022/2023 시즌 부터 '유럽 슈퍼리그(ESL)'가 개최된다.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슈퍼리그는 19일(한국시간) "유럽을 선도하는 12개 축구 구단이 오늘 새로운 대회 설립에 동의했음을 알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홋스퍼,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인테르밀란, AC밀란이 창립 멤버로서 슈퍼리에 참여한다. 3개 구단이 추가로 합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출범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전통의 명문, 부동의 강호로 오랜 기간 전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팀들이 별개의 대회를 만든다고 선언한 것이다.

새롭게 창설되는 대회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와 다른 다른 대회다. 창설에 참가하는 15개 구단(3개 구단 미정)을 고정하고, 리그별 성적에 따라 매 시즌 5개 구단을 참가시켜 20개 구단이 대회를 소화한다.

UEFA는 즉각 강한 반대 입장을 냈다. "슈퍼리그 창설 움직임이 계속되면 UEFA와 잉글랜드 FA, 스페인축구협회(RFEF), 이탈리아축구협회(FIGC),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세리에A, 국제축구연맹(FIFA) 등 우리 모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단결을 필요로 하는 이 시점에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몇몇 클럽들이 추진하는 이 냉소적인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기 위해 힘을 합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해당 구단들은 국내, 유럽, 세계 수준의 다른 경기에 출전할 수 없으며 소속 구단은 자국 대표팀을 대표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아직 슈퍼리그와 UEFA, 각국 축구협회, 국제축구연맹(FIFA) 등 관련 당사자들이 협의를 할 시간은 남아있지만,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 ESL에 참가하는 구단들의 모습을 더 이상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유럽 대항전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 기존 유럽 대항전의 수준과 몰입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슈퍼리그의 창설 발표시점의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의 리그 성적을 기준으로 당장 다음 시즌의 유럽 대항전 진출팀을 가정 산출하면, 전세계 팬들에게 더 익숙했던 구단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그간 자국 리그에 충실했던 팀들이 대거 유럽 무대를 밟는다.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잉글랜드는 레스터시티, 웨스트햄, 에버턴, 리즈 유나이티드가 진출권을 얻는다. 이탈리아는 아탈란타, 나폴리, 라치오, 로마, 스페인은 세비야, 비야레알, 레알베티스, 레알소시에다드가 '별들의 무대'를 밟는다.

유로파리그의 경우 잉글랜드는 아스톤빌라, 울버햄프턴, 크리스탈팰리스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이탈리아는 사수올로, 베로나, 삼프도리아, 스페인은 그라나다, 레반테, 셀타비고가 출전권을 얻는다. 대부분 나름의 전통을 가진 명문 클럽이지만, 축구팬들의 흥미에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비슷한 시기에 슈퍼리그 경기가 진행될 경우 관심이 어디로 쏠릴지는 명백하다.

물론 다른 국가의 명문 클럽들이 슈퍼리그에 참가하지 않고 기존 대회에 남아 유럽 대항전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 파리생제르맹, 바이에른뮌헨,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등 독일, 프랑스 등의 명문 구단들은 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슈퍼리그 불참 팀들이 단기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한 관측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