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위 질주 이유..LG 3연전 보면 알 수 있다

박성윤 기자 입력 2021. 5.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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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3연전에서 3연전 싹쓸이 승리를 달성한 삼성은 현재 16승 10패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원석(왼쪽)이 적시타를 친 뒤 교체돼 나오면서 동료들 환호를 받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2015년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친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위에 앉지 못했다. 시즌 극초반인 20경기 이전에는 공동 1위에 서 본 경험이 있지만, 20경기 이상을 치른 이후에는 1위에 삼성 이름은 없었다.

'암흑기'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2021년 5월 2일까지 한 달 가까이 정규 시즌이 치러졌다. 삼성은 16승 10패 승률 0.615로 KBO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4연패를 하며 시작했지만, 이후 kt 위즈 3연전 싹쓸이 승리 포함 3연속 우세 3연전을 기록했다. SSG 랜더스에 1승 2패를 기록했지만, 이후 다시 3연속 우세 3연전을 챙겼다. 마지막 시리즈인 LG 트윈스를 상대로는 싹쓸이 승리를 품었다.

현재까지 삼성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은 완벽에 가깝다. 무엇이 삼성을 순위표 최상단에 올려놓았을까.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3연전에서 삼성이 강한 이유를 모두 엿볼 수 있었다.

◆ 선발 야구

지난 1일 열린 LG와 2차전에서 삼성은 불펜 데이를 펼쳤다. 5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외 30일 1차전과 2일 3차전에서는 원태인, 뷰캐넌을 마운드에 올렸다. 원태인은 7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뷰캐넌은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 원태인 ⓒ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올 시즌 선발 야구가 된다. 뷰캐넌, 원태인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삼성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벤 라이블리는 승수는 없지만, 최근 3경기에서 연거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라이블리는 해당 4경기에서 피안타율 0.138를 기록했고, 탈삼진은 23개를 잡으며 평균자책점 1.93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146이닝을 던지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로 KBO 국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한 최채흥이 부상 복귀를 하지 않았다. 공백이 있지만 삼성 선발진은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 3.25로 리그 전체 1위다. 퀄리티스타트 15회로 1위,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1.25로 이마저도 1위다. 확실한 선발 야구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 삼성이 가진 두 자루의 검.

지난해 삼성의 야구는 기동력과 작전 야구였다. 공격력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발 빠른 선수들을 다수 배치해 다이아몬드를 누볐다. 132도루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이 베이스를 훔쳤다. 도루 실패는 49회로 kt 위즈에 이어 2위였다. 도루 지표는 좋았지만, 실제 성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클러치 능력 부재가 삼성을 머리 아프게 했다.

▲ 삼성 공격을 이끌고 있는 강민호(왼쪽)와 호세 피렐라. ⓒ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은 다르다. 기동력에 장타력을 더했다. 시즌 초반 구자욱, 호세 피렐라, 강민호, 이원석이 장타로 삼성 공격을 이끌고 있다. LG와 2차전과 3차전에서 기동력에 장타력을 더한 야구를 볼 수 있었다.

1일 삼성은 LG를 8-2로 눌렀다. 강민호가 2홈런, 이학주가 3점 홈런을 치며 두 타자 7타점을 합작했다. 힘으로 LG를 눌렀다.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기동력이 살았다. 1-1 동점인 4회말 1사 1루에 오재일이 타석에 나섰다. 오재일 타석 때 구자욱이 2루를 훔쳤고, 오재일이 1타점 우전 안타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를 이끌었다.

기동력과 장타의 조화는 2일 경기에서도 빛났다. 삼성은 0-1로 뒤진 4회말 구자욱 동점 솔로 홈런으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장타 후 기동력이 나왔다. 삼성이 3-4로 뒤진 7회말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루에 박해민은 2루를 훔쳤고, 김헌곤이 1루수 땅볼을 쳐 1사 3루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삼성은 대타로 김호재 카드를 꺼냈고,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박해민은 홈으로 달렸다. LG 투수 김대유가 글러브 토스를 했다. 포구한 유강남이 태그를 시도했는데, 이미 박해민은 홈을 쓸고 지나갔다. LG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4-4 동점에서 다시 장타가 삼성을 살렸다. 8회말 피렐라가 중전 안타, 오재일이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나선 이원석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기동력에 감사 인사를 하듯 장타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 경기에서 기동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박해민. ⓒ 삼성 라이온즈

삼성 허삼영 감독은 "지난해보다 장타력이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는 기동력을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는데, 이제는 두 가지가 어우러져 시너지가 일어나는 것 같다. 힘이 배가 됐다. 매 경기 장타가 나오지는 않는데, 우리는 기동력을 살릴 수 있는 선수가 있다. (1일 경기에서) 오재일 타점 전에 구자욱 도루가 있었다. 실타래가 풀렸다. 타자들이 매 경기 잘 칠 수는 없다. 매번 득점권에 칠 수는 없다. 경기가 안 풀릴 때 기동력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 전례 없이 뜨거운 더그아웃.

"뒤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허삼영 감독이 전한 팀의 분위기다. 2일 LG전에서 이원석이 8회말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대주자 강한울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선참, 후배 선수 너나 할 것 없이 이원석과 팔꿈치 하이파이브를 했고, 헬멧과 엉덩이를 두들겼다. 이원석이 안타를 쳤을 때 다수의 삼성 선수가 더그아웃 밖으로 뛰쳐나와 오른팔을 돌리며 주자들에게 온몸으로 홈으로 들어가라고 외쳤다.

주장 박해민의 리더십도 한몫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주장 박해민은 무뚝뚝한 듯 세심하게 동료, 후배 선수들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원래 선수들을 잘 챙기는데, 주장이 되고 나서 더 신경을 잘 쓰고 있는 것 같다. 프런트, 팬들과 소통에서도 솔선수범한다. 주장에 잘 맞는 선수인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 피렐라 딸 아이타나의 생일 파티. 피렐라 아내 약세니-아이타나-피렐라(왼쪽부터). ⓒ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의 섬세한 챙김은 2일 경기에서 돋보였다.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삼성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은 호세 피렐라를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 그의 아내 약세니와 딸 아이타나가 한국 입국 후 2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2일은 딸 아이타나의 두 번째 생일이었다. 박해민은 피렐라 가족에게 시구를 제안했고, 아이타나 생일 축하 영상 메시지를 제작했으며, 야구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스페인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정규 시즌이 이제 18% 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삼성이 지금 순위를 유지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어떤 변수가 삼성을 시험에 들게 할지 모른다. 그러나 삼성은 다양한 무기를 갖춘 팀이 됐고 뜨거운 흐름을 타고 있다. 삼성의 시즌 초반 기세를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왕조 시절을 재현할 수 있을까.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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