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그때 그 경기] 분당 1킬, 충격적인 피넛의 14/0/0 리 신과 또 눈물 흘린 TSM

김종민 기자 2021. 5.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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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종민 기자] 담원 기아가 LCK 대표로 MSI에 출전하면서, 많은 팬들이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2016년, 2017년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연속 우승자는 LCK의 SKT T1이었다. 2017년 MSI를 브라질에서 우승했고,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호나우두가 메달을 목에 걸어줘 주목을 받았다.

당시 MSI의 주인공을 꼽자면 많은 이들이 SKT T1를 고르겠지만, 스포트라이트의 저편에는 대회에 참가한 다른 팀들도 있었다. 세계 무대에 진출했던 강자들이 펼쳤던 경기는 팬들의 이야깃거리로 남았다.

여전히 회자되는 당시의 주인공들, 플래시 울브즈(FW)와 TSM, 그리고 기가바이트 마린즈(GAM)을 만나보자.

■ 베트남 리그의 공격성을 잠재웠던 피넛의 리신

당시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왔던 것은 FW, TSM, 그리고 기가바이트 마린즈까지 세 팀이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1차 본선 진출전(5전3선승)에서 TSM을 상대로 2대0으로 몰아붙였으나, TSM이 아직은 '경험의 우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역스윕으로 승리해 그룹 스테이지로 올라섰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최종 본선 진출이 걸린 '멸망전'에서 터키 리그 TCL의 슈퍼매시브 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했다. 동시에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직행권을 자국 리그에 선물했다. 많은 것이 걸렸던 두 리그의 대결에서 베트남 리그 특유의 공격성이 터키 리그를 압도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 사진=LoL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당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공격적이고 파격적인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특정 애니메이션의 병장을 떠올리게 하는, 현재도 활약 중인 '리바이' 도두이칸과 자국 리그에서 'OP티머스'로 불린 '옵티머스' 쩐방꿩이 중심이었다.

이들은 초반 변칙적인 전략인 라인 스왑, 소규모 교전, 빠른 합류를 장기로 내세웠으며 정글 동선을 꼬는 방식으로 최대한 정글러의 성장을 도모했다. 결국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아리와 카직스를 앞세워 TSM의 트위치-룰루-나미를 묶고 복수에 성공했다. 

이은 SKT T1전에서도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난타전을 펼쳤는데, 끝내 'SKT T1 엔딩'을 당했음에도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세를 이은 마린즈는 LPL의 WE를 잡아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2라운드, 역사에 남은 리 신 경기가 펼쳐졌다.

이 경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SKT T1은 밴픽 과정에서 시간 초과로 가렌을 밴하고 시작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직스를 원거리 딜러 포지션으로 보냈다.

사진=OGN 영상 캡처

직스 픽에 맞춰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라인 스왑을 준비했고, 리바이의 그레이브즈가 미드를 찔러 '페이커' 이상혁의 오리아나를 잡기까지 했다. 그런데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것처럼 멈추지 않았고, 결국 SKT의 다이브 성공과 마린즈의 다이브 실패가 겹치며 '피넛' 한왕호의 리 신은 5분에 5킬을 올리고 정글 아이템 '용사'를 완성한다.

5분 5킬 리신, 사진=OGN 영상 캡처

그 이후에는 리 신의 '쇼타임'이 이어졌다. 신비한 차원문으로 날아가는 바드를 '음파'로 저격해 킬을 따고, 부쉬에 숨어 '원콤' 암살쇼를 펼쳤다. 현상금이 걸린 리신을 잡으려 했던 마린즈는 SKT의 설계에 걸려 넘어졌고, 리신이 14/0/0을 기록했을 때의 시간은 11분 40초경이었다.

날아가는 바드를 저격한 음파, 사진=OGN 영상 캡처

이 경기의 재미 요소는 여러가지였다. 리 신이 5킬일 때 '후니' 허승훈의 럼블은 고작 CS가 4개로 극심한 빈부격차를 보여줬으며, '울프' 이재완은 탐 켄치로 적 원거리 딜러를 솔로 킬 내기도 했다.

경기가 계속되며 리 신의 대기록은 결국 멈추고, 데스를 기록하며 '퍼펙트 KDA'도 실패했으나 경기는 SKT T1의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 2주차의 '북미 징크스', 멸망전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탄 TSM

2017년 TSM, 사진=LCS 홈페이지 캡처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기가바이트 마린즈에게 일격을 얻어 맞았으나 곧바로 수습해 역스윕하고 그룹 스테이지로 진출했던 TSM.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는 기가바이트 마린즈에게 복수 당하고 FW, SKT에게도 패배하며 다소 주춤한다. 그럼에도 전통의 명가답게 G2 e스포츠와 WE를 잡아내며 선방한 1라운드였다. 

그러나 2주차는 북미의 편이 아니었다. TSM은 똑같이 부진했던 G2를 상대로 '1차 멸망전'을 펼쳤는데, 이 경기에서 TSM이 이길 경우 TSM은 4강 확정, G2는 탈락 확정이었다.

초반에 유리한 챔피언을 골라 제이스-바루스의 포킹 조합으로 유리하게 시작했던 TSM. 그러나 G2가 유럽의 '깜짝 바론'을 성공하며 '풀템' 케이틀린을 앞세웠고, TSM은 유리했던 경기를 끝내지 못해 40분까지 끌리며 역전패 당한다.

G2에 패배하며 최종전을 기다리게 된 TSM, 사진=OGN 영상 캡처

결국 '진짜' 최종전을 앞두게 된 TSM. 상대는 SKT T1까지 잡아냈던 적 있던 '코리안 킬러' FW였다. 

당시의 플래시 울브즈는 "한국팀 상대로 승리하고 결국 탈락한다"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선수 개개인의 기본기는 뛰어났고 이들은 결국 이후 다른 팀으로 흩어지며 만개했다. 지금도 정상급 정글러로 활동하고 있는 '카사' 헝하오슈안, 수닝에서 롤드컵 준우승을 기록한 '소드아트' 후슈오지에, 그리고 '메이플' 후앙이탕이 건재했으니, 돌이켜 멤버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강팀이라고 분류해도 이상하지 않다.

2017년 FW,  사진=LoL 공식 홈페이지 캡처

TSM은 G2전 패배 여파가 컸어서인지 FW를 상대로 너무나 쉽게 무너지며 탈락했다. '비역슨' 쇠렌 비어그는 또다시 눈물을 삼켰다. 전통의 강팀 TSM은 후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TSM의 최악은 아직이었다. 당시는 그래도 TSM을 '2주차의 북미'라는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TSM은 이후 진짜 세계를 놀라게 하고 말았으며, 2017년에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진=LCS 홈페이지 캡처

비역슨과 TSM이 다른 의미의 전설을 썼던 2020년 롤드컵, 이들이 2017년에 MSI '멸망전'에서 만났던 카사와 소드아트는 LPL의 에이스로 거듭나 4강과 준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한 공간에서 경기를 펼쳤음에도, 미래는 이토록 다르다. 이런 사례들 때문에 "스포츠와 인생사는 참 알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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